흐르는 강/소박한 박스

윤리적 구매 : 공정무역 상품 이용하기

슌, 2009. 2. 25. 02:22

예전에 EBS 지식채널e에서 제3세계 아동들의 노동 착취로 만들어지는 초콜릿과 커피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커피 한잔의 이야기' 편에서는 커피로 만들어지는 이윤의 1퍼센트만이 소규모 커피 재배 농가로 돌아가며 전 세계 커피재배농업에 종사하는 50여 개국의 2,000만 노동자들이 대부분 빈곤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어린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착한 초콜릿' 편에서는 전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3분의 2를 책임지는 서부아프리카에 25만명의 아동노예들이 존재함을 고발하고, 중간 상인의 개입 없이 농민 조합과 구매자 사이의 직거래를 통해 노동자들이 착취당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노동에 대해 공정한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착한 초콜릿'을 구매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 외에 축구공이나 직물 등 아동노동착취를 통해 생산되는 제품들에 대한 것들도 있었는데, 보는 내내 씁쓸하고 슬프고 죄책감들고 참 그랬다-_-)

그 때의 방송이 꽤 인상깊었는데, 요즈음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공정무역에 대한 글을 또다시 접하게 되었다. '공정무역이 평화로운 세상을 연다'는 글인데, '좀더 돈을 많이 벌게 되면 그때 살게요, 지금은 가난해서 힘들어요'라고 생각하면서 공정무역 상품들을 외면해 온 나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공정무역은 어떻게 하면 지구의 부를 가능한 한 모두에게 평등하게 나눌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작은 단위로 서로 손을 잡고 궤도를 수정해 가면서 선순환을 이루어내야 한다. 무엇이든 효율과 규모가 지배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이런 사업 형태는 상상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구와 사람들이 지르는 비명을 듣고 궤도를 수정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 이른바 '자유경제'가 낳는 왜곡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자꾸만 커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초콜릿 많이 사고파는 날을 전후해 '착한 초콜릿'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기도 했고, 책을 읽으면서 반성도 좀 했고 하여...앞으로 조금씩이라도 공정무역 상품들을 구매해야겠다고, 그리고 조금씩 구매를 늘려가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분쇄커피는 앞으로 공정무역 상품들만 구매하기로 결심!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브랜드 커피들을 좋아하지도 않는데다가 내가 가장 꾸준히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커피일테니, 끊을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덜 남을 착취하는 제품을 사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 공정무역 제품들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들을 정리해 봤다.

 

아름다운 커피 : www.beautifulcoffee.com

공정무역 커피 중 가장 유명할 듯한 아름다운 커피. 네팔에서 온 '히말라야의 선물'과 페루에서 온 '안데스의 선물', 블렌드커피인 '마운틴블렌드' 세 종류가 있다. '히말라야의 선물'이 좀더 진하다고 한다. 원두형과 분쇄형뿐만 아니라 티백형도 판매된다. 세트로도 구매할 수 있고. 아름다운 커피 홈페이지에서는 커피 쿠키와 머그컵, 홍차도 살 수 있다. 알라딘과 YES24의 기프트샵,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마트에도 들어가 있다.

  

YMCA 피스커피 : www.peacecoffee.co.kr

피스커피는 동티모르의 로뚜뚜 마을과 카부카키 마을의 농민들이 YMCA와 구성한 생산자 조합에서 수확 및 가공해 생산해내는 커피다. 신맛이 적고 끝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역시 원두형(200g), 분쇄형(200g), 티백형(4g*15개)이 판매되며 세트로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아름다운커피와 비슷하다. 뚜껑 달린 머그컵도 있는데 분홍색이라서 좀-_- YMCA에서는 동티모르 커피를 판매하는 동시에 여성 가장과 탈학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개설해 취업 및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양성된 바리스타들이 현재 '카페 티모르'라는 이름의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공정무역가게 울림 : www.fairtradekorea.com/shop/main/index.php

볼리비아 커피인 빌라오리엔테, 페루 커피인 팅고마리아, 에티오피아 커피인 랑가니 모카, 과테말라커피인 솔레라 등 4종의 분쇄형 커피를 판매한다. 모두 250g이고 12,000~14,000원이다. 탄자니아에서 생산된 커피를 영국에서 로스팅한 인스턴트 커피(100g)도 있다. 울림 사이트에서는 공정무역 커피 외에 초콜릿, 무슬리, 파스타, 코코아 등의 유기농 먹거리 들과 축구공 등도 판매한다.

  

두레생협 : www.dure.coop/

두레생협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곡류, 과일, 채소, 축산물, 수산물, 가공식품에서 생활용품과 건강 보조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은 3만원의 출자금을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보아하니 매장도 멀지 않군. 집에서 도보로 2-30분 정도 걸리려나. 커피는 동티모르, 에콰도르, 페루에서 생산된 제품들이다. 분쇄형(200g)과 원두형(200g)이 있다. 가격은 다른 곳보다 조금 저렴한 편.

 

자연드림 : www.naturaldream.co.kr/shop/

자연드림은 한국여성민우회생협 생산자단체와 아이쿱생협연대가 공동출자해서 설립한 농업법인 생협S&D의 친환경유기농산물, 베이커리, 외식사업, 매장사업을 아우르는 브랜드라고 한다. 두레생협과 마찬가지로 곡류, 과일, 면류, 음료, 축산물, 수산물에서 환경용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인터넷에서 회원가입한 후 구매할 수 있다. 티백형 동티모르 커피(4g*15개)를 판매한다. 공정무역 제품은 아니지만-_- 유기농 커피믹스도 구입할 수 있다. 우리 옆동네에도 매장이 있다는데 한번 들러봐야겠군!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에티오피아 커피

YES24 기프트샵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원두나 분쇄커피는 없고 모두 티백형과 믹스. 카푸치노 커피믹스(18g*40개)와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로스트 티백형(g*개), 헤이즐넛 티백형(4g*50개)이 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 ecofairtrade.godo.co.kr/shop/main/index.php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아시아의 가난한 여성들이 만든 자연주의 의류와 생활용품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여 지구촌 빈곤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시민주식회사라고 한다. 안국역 근처에 1호 매장이 있다. 온라인으로는 피스커피와 아름다운커피를 모두 구매할 수 있다. 5만원 이상 무료배송이라고 하니 여기서 함께 사서 비교하며 마셔보아도 될듯 하지만 한꺼번에 5만원은 좀 부담스럽기도 하구나; 초콜릿도 판매하고 옷가지나 머플러, 도자기류, 천연비누, 밀랍초 등도 살 수 있다. 눈독들이고 있는 건 네팔에서 만들어진 베이지색 드리퍼. 보통의 드리퍼보다 가격도 비싸고 아래 구멍이 몇 개 뚫려있는지도 모르지만 볼 때마다 지르고 싶은 욕망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참 묘한 물건. 다행히도(?) 꽤 오랫동안 품절 상태다 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