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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31, 굿바이 매봉 [설렘을 깨우다] - 이승열 @EBS 스페이스 공감 [1]

슌, 2017. 6. 1. 12:03

EBS 스페이스 공감을 보러 갈 때마다 '아 얼른 EBS 일산으로 이사왔으면 좋겠다ㅠㅠ'하고 슬퍼하기를 n년째. 계속 공사중이라던 <EBS 신사옥>은 어느새 거의 완성되어 이젠 호수로를 지날 때마다 EBS 로고가 크게 박힌 건물이 저어어쪽에 있는 걸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곧 공감을 일산에서 볼 수 있겠군 하며 혼자 설레하던 중, 매봉역 근처에 있던 EBS에서 '굿바이, 매봉'이라는 이름으로 4부작 공연이 열린다는 공지를 확인했다.


EBS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 공연의 세 번째 날에, 승열오라버니가 참여하신다는 것도!!!!!!



오라버니의 공감을 본 그 어떤 팬에게 안그러겠냐만은…나에게도 공감에서의 이승열은 특별하다. 1집 때의 공감은 VOD로밖에 못 봤지만(공감 홈페이지에서 오라버니의 VOD를 볼 수 있는 링크는 "여기") 2007년의 2집 발매 후 공연부터는 오라버니의 공감 공연엔 최대한 가보려고 노력했었다. 모든 공연이 다 기억에 남지만 첫 번째 공감인 2007년 공감이 특별한데, 그날 나는 맨 앞자리에서 시작부터 약 40분간 쉬지 않고 울어서;;;; 공연 끝난 후 당시 기타를 치던 정치형에게 괜찮냐는 말씀을 들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정치형은 기억 못하실 거임) 그날의 오라버니는 너무 따뜻하고 아름답고 멋있으셨고 마치 온 몸에서 광채가 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승열의 아우라란 정말이지 하아…


서전음과 함께 했던 상암에서의 공연도(윤철님과 오라버니란 두분다 너무 독보적이신 것), LIG 아트홀 공연이 끝난 후의 유앤미블루 공연도, why we fail 한 달 공연이 끝난 후의 공연도, SYX 발매 후의 공연날 특히 동훈군이 반바지 입었던 둘째날 공연도 다 잊을 수가 없다. 오라버니는 보통 녹화를 하는 둘째날보다 녹화를 안하는 첫째날 멘트를 더 많이 하시고 더 많이 웃으셨는데, 멘트가 적어지는 둘째날도 나는 좋았다. 오라버니가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도 좋지만 연주와 노래에 집중하시는 것도 좋아하는지라. 하긴 오라버니의 무엇을 안좋아하겠느냐만은 ;ㅂ;


게다가 그 스페이스 공감홀은 오라버니가 영미문학관 첫 공개방송도 하셨던 곳이며(잊을 수 없는 오라버니의 거울 분장ㅠㅠ 그날 오라버니 너무 고생 많으셨어서 보는 내내 너무 힘드시겠다는 생각이 엄청 들었었다) 세계음악기행 공개방송 출연으로도 나오셨던 곳. 그곳에서 나는 줄리아드림을 처음으로 봤고 생각의여름을 보며 울기도 했다. 황보령언니를 보면서도 울었네. 스왈로우와 허클베리핀도 봤고 막 데뷔했던 검정치마도 봤다. 세상에 지금이라면 검정치마 보기가 얼마나 어려울텐데. 김창완밴드도 봤고 이아립언니도 봤다. 또 뭔가 더 봤을텐데 기억이 더 안나네;; 여튼간 이런저런 추억이 나름 많은 곳. 그래서 이번 공연은 정말 꼭 가야만 했다. 반드시 뽑혀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공감은 나를 떨어뜨렸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울고불며 이틀간 열심히 양도글을 써댄 결과 자비로우신 분들께 양도를 받아ㅠㅠ 5월 31일 저녁 퇴근 가능한 시간이 되자마자 모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직장을 뛰쳐나갔다. 굿바이 매봉이고 자시고 우선은 매봉까지 가야 했으니까. 그리고 7시 좀 넘어 겨우 EBS에 도착. 휴.



공연의 분위기는 꽤 유쾌했다. 오라버니는 '굿바이 매봉' 다음에 '헬로우 일산'을 덧붙이시며 일산에서도 공감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강하게 피력하셨다. 이날 일산 얘기 진짜 자주 하셔섴ㅋㅋㅋㅋㅋ 일산구민으로서 너무 공감하였음. EBS 임직원분들은 일산으로의 이동을 반대한다고 여기저기서 들은 바 있으나 EBS 빨리 일산 와서 얼른 공감이 동네공연 됐으면 하고 오래도록 바랐던 나에게는 너무 반가운 일이어서 ;ㅂ; 이렇게 된 김에 오라버니 EBS에서 방송 하나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매우 강하게 하고 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라버니는 예전 공감 공연에 대한 기억들도 얘기하셨고, 공연 전에 인터뷰를 하시면서 첫 공감 공연 때의 영상을 제작진 측이 보여주셨다고 하심. 깜깜한데 빛이 반짝이는 이 공간을 자신이 잠수함(맞겠지?;)에 비유하셨다면서 웃으셨다. 굿바이 매봉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씀하시고 방송으로 나갈 때는 오라버니 공연이 제일 먼저 나가는 걸로 알고 있다고 하심. 이 전날 공연하셨던 장필순씨 무대를 보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떨어졌다는 말씀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약간 방송용 느낌이었지만 저는 믿도록 하겠습니다. 오라버니가 장필순씨 좋아하시는 거야 잘 알고 있으니!!


이날의 셋리스트는 아래와 같았는데, 지난번 영암에서처럼 지나간다MY OWN이 첫곡이어서 시작부터 또 감격했고+_+ asunderlove for sale, 노래1 등 syx 앨범에 실린 노래들이 이어졌다. love for sale은 평소와 좀 다른 편곡이었는데 이 버전도 당연히 좋고!! 특히 노래1은 이날 공연과 의미상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삶에 대한 진지함과 뜨거움, 성실함은 예전보다 더해졌으나 어린 시절의 숱했던 치기와 인생의 앙금은 시간의 물결 속에 놓아버리고 흘려보낸, 그래서 한결 편안해지고 담담해지고 넓어지고 깊어진 이승열을 실감할 수 있었으니까. 2017년에 매봉에서의 마지막 공감 무대에 오른 이승열이 2004년에 매봉에서의 첫 공감 무대에 올랐던 이승열을 떠올리며 부르는 노래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사실은 내가 2017년의 오라버니를 보면서 2004년의 오라버니를 떠올리고, 그러면서 2004년의 나를 떠올린 거겠지만) 평소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으어엉ㅠㅠㅠㅠ


돌아오지 않아we are dying 다음에는 예전에 불렀던 노래들 중 한 곡을 불러달라고 공감 측에서 부탁했는데, 요즘도 자주 부르는 노래를 부르게 됐다며(ㅋㅋㅋㅋㅋㅋ) secret기다림을 이어주심. 오라버니의 치트키 두 곡ㅋㅋㅋㅋㅋㅋ 사실 요즘 들어 '오라버니가 꼭 공연 때 기다림을 하셔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물론 나는 기다림을 짱좋아하고 특히 영호아저씨의 건반 솔로에 오라버니의 보컬만이 얹혀지는 버전의 기다림을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오라버니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_-이 '이승열은 기다림이지'라고 말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다림은 이승열의 음악 중 가장 대중적인 넘버일 수는 있겠지만, 이승열의 음악을 대표하거나 포괄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로 '이승열 최고의 앨범은 1집이지'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는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radiohead의 creep 같은 노래가 오라버니에게는 기다림 아닐까 싶은 것. 그래서 올해는 '굳이 기다림 안불러주셔도 되는데…딴 거 하셔도 되는데…' 같은 생각을 가끔 했던 터였는데, 이렇게 마지막 곡/ 앵콜곡이 아닌 기다림을 들으니 신선하고 좋았다. 공연 때도 이렇게 중간에 불러주시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음. 하지만 이건 그냥 그날의 생각이고ㅠㅠ 저는 이승열씨가 기다림을 첫곡으로 하시든 마지막곡으로 하시든 아니면 한시간 내내 돌림노래로 하시든 다 좋습니다 다 좋아요 다 좋다고요ㅠㅠㅠㅠㅠㅠㅠ


그 다음의 두 곡은ㅠㅠ 아 너무 감동이었고ㅠㅠㅠㅠ 이날 최고의 순간들이었다고 확신함. 내 첫 공감이었던 2007년 오라버니의 공감 때 들었던 곡예사아도나이를 다시 들을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안불러주시겠지??? 했었는데!! 곡예사가!!!! 곡예사 연주가!!!!! 아 너무 감동받아서ㅠㅠ 입 틀어막고 눈물 주룩주룩주룩ㅠㅠㅠㅠㅠㅠ 어둠 속에 서 있을 때마다, 외줄 위를 탄 듯한 기분이 들 때마다, 앞으로 발을 옮길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이 나에게는 이승열의 음악이었기 때문에! bitter sweet 부분에서 또 죽어버리고!!!!!!!! 거기에 이어진 곡이 나 가네인데 나 가네 정말 너무 좋아하거든요ㅠㅠㅠㅠㅠ why we fail 앨범의 곡들은 한 곡도 빼먹지 않고 다 사랑하여 비교적 오라버니가 자주 불러주시는 돌아오지 않아, 그들의 블루스 이외의 곡들도 좀 불러주시면 좋겠다 싶었었는데 나 가네를 불러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요엉엉엉. why we fail 발매 전 오라버니가 영어 버전으로 노래들(you make, beautiful, secretly, tsunami, dream machine, lola)을 불러주셨을 때도 나는 you make을 워낙 좋아했었는데 앨범 버전인 나 가네도 너무 감동이라ㅠㅠ 기다림보다 나 가네가 이승열의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을 더 잘 보여줍니다 세상사람들. 이승열 음악 듣고 행복해지세요 엉엉엉엉.


나 가네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마지막곡이라면서 씨닉을 하시기에 아 오늘 앵콜 없구나 확신함ㅋㅋㅋ 나는 오라버니가 앵콜 안하시는 것도 좋다. 예전에 유앤미블루 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어차피 할 앵콜이라면 그냥 본공연 할 때 다 함께 포함해서 하셔서 마지막 곡은 진짜 마지막 곡으로 끝나는 것도 승열오라버니 공연의 매력이라고 생각함. 물론 다른 뮤지션들 공연 때는 앵콜 없는 게 아쉽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승열 공연에서는 앵콜이 없는 것, 이게 더 자연스럽고 이승열스럽고 좋다. 여튼간 SUNGYOL'S wolrd I belong, you belong, we belong :)


이날의 프로그램. 저 사진 좋지만 너무 많이 쓰는 감이 있다…

5월 31일 녹화, 방송은 추후 공지ㅋ


그러나 이날 공연에서는 심각한 결함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멤버 소개가 없었던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안하시진 않겠지 안하시진 않겠지 하면서 기다렸는데…오라버니가 마지막까지 뭔가 빼먹은 것 같다고 하셔서 설마 하시겠지 하시겠지 했는데 안하고 끝나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그러셨어요 오라버니!!!!!! 그래서 오라버니가 소개를 안해주신 멤버들에게 인사라도 드려야겠다 생각하고 공연이 끝난 후 나가봤더니 멤버들은 안보이고 사인회는 시작됐고…해서 우선 사진부터 찍었다.


사인하시고,

관객들에게 인사해 주시고.

EBS 로비의 의자와 테이블.

익숙한 곳이었는데. 여기 앉아 계신 오라버니도 이제 못 보겠지.

같이 사진도 많이 찍어주시던 오라버니.

이 사진 내가 찍었지만 너무 좋은 거시다♥♥♥♥♥♥♥♥

저 뒤에 EBS 캐릭터들 보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V 앨범 속지에 사인해주시려는 오라버니.

이날 팬서비스 매우 좋으셨다고 봅니다.

우선 매우 안정적이셨고

관객들이랑 대화도 편하게 잘 하시고

표정도 밝으시고

(이쪽 보지 마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관객들 질문도 잘 들어 주시고

듣고 리액션도 잘해주시고

무엇보다 잘 웃어 주시고 :D

이렇게 사인하시다가

이렇게 환히 웃어주시는 거 너무 좋은 거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 이승열씨…♥♥♥♥♥♥♥♥♥♥♥♥♥♥♥♥♥♥♥♥♥♥

정말 너무 좋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사진만 보정 톤이 다른데ㅋㅋㅋㅋㅋ 오라버니는 아름다우시니까 그냥 올림.

그리고 남은 사진들은 이어서 올릴 것이다. 이날 분위기가 좋아서 또 너무 많이 찍어버렸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