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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이즈음에

20240124, 이즈음에

1.

올해가 2024년이고 오늘이 24일이라 오랜만에 근황글을 써보고 싶었다. 24라는 숫자의 모양이 예쁘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홀수를 짝수보다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얼마 전 진짜 그런가? 싶어 곰곰이 따져보니까 제일 좋아하는 숫자는 2이고 나는 홀수를 짝수보다 좋아한다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생각해왔는데 최근 몇년(최소 8년) 간은 홀수와 얽혔을 때보다는 짝수와 얽혔을 때 더 좋은 일들이 많았다는 걸 깨닫고 약간 충격받았다. 왜 나는 '무엇을 실제로 좋아하는 나'보다 '무엇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나'에 더 익숙한 것이지 하고...(아 또 딴 데로 빠졌네)

 

애니웨이,

 

올해는 매달 24일마다 근황글을 써보고 싶은데 될지 모르겠네...아 또 이런닼ㅋㅋㅋㅋ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써야지. 2월 24일에도 쓰고 3월 24일에도 써서 12월 24일까지 쓰면 크리스마스 이브날까지 쓰고 있겠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를 해봐야지 하는 생각과 근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는 사람 말고, 사소한 결심을 계속 하고 결심한 걸 지키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2.

올해의 타로(라고 생각하고 뽑은 것)도 짝수네. Strength. 평소에도 좋아하는 카드다. 2024의 숫자를 다 더해도 8이다. (이상한 의미부여) 다정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3.

새해 시작할 때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아이디어스에서 새해 쿠키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귀여웠다. 곰돌이 캐릭터도 귀여웠는데 하트에 새겨진 2024도 마음에 들었다. 더 많이 주문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건네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아직 주문은 안)했다. 원래도 나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편안해 하는 사람인데, 올해도 그랬으면 좋겠다. 기대 없이 주는 것을 즐거워하는 건 나의 많지 않은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하여서.

 

뭔가를 받으려고 헛된 기대를 품지 말고, 내 손익을 자꾸 따지면서 부족하다고 실망하지 말고, 작은 거 주고 대단한 것처럼 생색내지 말고...그러니까, 계산적으로 굴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디어스 '모리시모먼츠'에서 구입하였음. 광고 아니고 업체로부터 돈 받은 거 하나도 없는데 차라리 있기라도 하면 좋겠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연애버라이어티를 한동안 안봤는데(썸바디에 너무 크게 데이기도 했고) 작년 연말 뭘 봐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솔로지옥3이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왔다. 이런 이성애 기반의 연애 버라이어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백개도 쓸 수 있지만...그래도 나는 '네가 나를 선택하든 말든 나는 네가 좋다'고 직진하는 여성 캐릭터에게 늘 마음을 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인간이라ㅠㅠ 어찌저찌 보다보니 마지막회 직전 회까지 다 봤다. 그리고 솔로지옥3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처럼ㅋㅋㅋㅋㅋㅋ 나역시 윤하정을 제일 좋아했다.

 

마지막회 이전에 최종결과(!) 스포를 다 본 데다가 이런 프로그램의 가장 재미없는 부분이 마지막회라고 여기기 때문에 아마도 마지막회는 끝까지 안볼 것 같다. 윤하정씨가 관희지옥(-_-)에 빠지지 말았다면 더 재미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긴 함. 이진석씨와 더 잘어울린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출처: 윤하정씨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hi__jjeong2)

 

솔로지옥3이 끝나고 헤테로들 안 나오는 연애버라이어티는 없나 하며 검색 버튼을 클릭대다가 최후통첩 퀴어러브를 보게 됐는데 솔로지옥보다 훨씬 더 매운맛이다. 한국 연애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분들도 신비롭지만(하 도저히...라는 느낌) 최후통첩 퀴어러브는 와 진짜 정말......경이로움 그 자체......!!!!!!!!!! 뭐 기본적으로 최후통첩의 포맷 자체가 한국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ㅋㅋㅋㅋㅋㅋ

 

렉시와 레이가 나올 때는 레이에(그만해 렉시ㅠㅠㅠ), 밀드레드와 티프가 나올 때는 티프에(밀드레드 그만해ㅠㅠㅠ) 감정이입하며 봤고ㅋㅋㅋㅋ 잰더와 욜리와 맬과 바네사를 볼 때는 심란했다. 잰더와 욜리를 보고 있으면 아름다운데 저는 또 맬이 좋았단 말이죠ㅠㅠ 잰더와 욜리와 맬이 나올 때마다 내적 갈등이 (왜 내가) 심해져서 뒤로 갈수록 보기가 쉽지 않았다.

 

최후통첩 퀴어러브 역시 최종결과를 스포당한 상태에서(내가 스포를 피하기는 커녕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인간이라는 것도 문제ㅋㅋㅋㅋㅋ) 8회까지 이미 예전에 다 봤는데...잰더랑 맬을 생각만 해도 마음이 슬퍼져서ㅠㅠ 이것도 아마 마지막 두 회는 못 보게 되지 않을까 싶음. 출연한 모든 사람들 다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고(조애나 가르시아 스위셔도 행복하게 지내시고 스위트 매그놀리아 새 시즌도 빨리 찍어주시고...) 렉시 제발 바네사를 잊어ㅠㅠㅠㅠㅠㅠㅠ 특히 오지와 샘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큰 의미 없는ㅋㅋㅋㅋ 오지 & 샘 타이틀. 최후통첩 퀴어러브의 유일한 아시안 커플이기도 하고...오지가 '40대 아시안'인 것을 생각하면 오지의 방어적인 태도나 보수적인 느낌이 이해되기도 한다.

 

잰더나 맬이 좋긴 하지만(이것은 취향) 가장 친하게 지내고 싶은 인물은 역시 샘. 티프와 대화할 때도 그렇고 오지와 대화할 때도 그렇고, 포용적이고 공감하며 차분하고 친절한 성품이 느껴져서 너무 매력적이었다. 샘처럼 감성적이면서도 감정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샘의 친구와 만나기로 한 자리에서 기분이 상해 방송을 떄려치워버린 오지의 말을 차분히 들어주는 샘...이거슨 뭐 보살......

 

 

5.

올 겨울 눈이 참 많이 온다. 눈오는 날 호수공원에 다녀왔는데 역시 좋았다.

 

평생을 집순이로 살아오고 있지만 몇년 전부터 '집 밖에 나가면 집 안에만 있는 것보다 기분이 좋아질 확률은 100%'라는 믿음이 생겨버린지라, 웬만하면 휴가 중이나 주말에도 하루 종일 집에만 있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이 몰아치는 시기가 또 곧 올테고, 그때가 되면 주중에 미친듯이 일하고 주말까지 또 일하느라 집 밖에 나갈 여유가 없어보이는 날도 있겠지. 그래도 나가는 게 무조건 낫다. 무조건 옳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부지런히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6.

올해도 첫 영화 관람은 시네마테크KOFA에서 하고 왔다. 사랑의 고고학프리 철수 리를 보았다.

 

맨 앞줄에 앉아서 영화보는 것 역시 개취...

 

켄 로치 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가 그렇게 좋다고 하여 봐야되나 하면서 디트릭스를 뒤적이길 며칠. 작년부터 보고 싶었던 괴물 나의 올드 오크를 하루에 몰아서 보고 오려고 계속 뒤적이고 있는 중. 이것은 나의 가장 큰 단점 중에 하나인데ㅠㅠ 생각은 엄청 많고 행동은 너무 적다. 신중해서가 아니다. 게으르고 우유부단해서다. 그냥 결정 딱 하고 결심 딱 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되는데 천만번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다 귀찮아져서 집어치움 에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내가 원래 이렇지 으이그'라고 생각함. 진짜로 에라이...

 

올해는 좀더 빨리, 좀더 많이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우선 괴물이랑 나의 올드 오크 먼저 보고...길위에 김대중도 보고 싶은데(라기보다는 '봐야 되는데...'에 가까움)...아오 우선 '-고 싶은데'를 하지 말고 '-아야지!'를 하는 사람부터 되어야겠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선 이번달에는 토지 다 읽고!! 정희진선생님 책도 열심히 읽어야지!!! 근황글 말고 다른 포스팅도 좀 해야지!!!!!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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