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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이즈음에

221020, 이즈음에.

티스토리 pc버전 홈화면이 돌아온 걸 보니 카카오 화재 이후의 데이터 복구가 거의 완료됐나보다. 21세기 한국에서 보기 드물게 카톡을 안쓰는 사람으로 살아오느라(쉽지 않다) 지난 주말 '카톡이 안된다'는 것도 몰랐다. 뭘 좀 검색하려고 다음에 들어갔는데 계속 접속이 안돼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인스타에서였나 '카톡이 안 되어 소개팅을 잡았던 사람들이 곤란을 겪었다'는 게시물을 보고서야 상황을 이해했다. 사실 카톡을 사용했었어도 몰랐을 거다. 주말에 누군가와 연락을 거의 안하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임)

 

그와중에 라인 광고한 네이버 너무 좀 얍쌉하지 않나 생각함...

 

'소개팅을 못했다'는 게 그렇게까지 안타깝고 큰일인가, 누군가는 정말 시각을 다투는 자료와 정보를 전송하려다가 실패했을텐데, 왜이렇게 한국은 무슨 일만 있으면 소개팅 타령일까, 코로나19 처음 실시되어 거리두기 하던 때도 그러면 소개팅을 어떻게 하라는 거냐;;;;;; 같은 걸 뉴스랍시고(혹은 여론이랍시고) 보도한다고 하여 위중한 상황에 별 거지 같은 소리 다 하고 있다...등등의 생각을 했었는데, 왜이렇게 한국은 '사고' 혹은 '재난'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생길 때마다 '그러면 소개팅 하기 힘들다 징징징징징'하는 일이 많은 걸까. 그게 기자들의 관심사인 걸까...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연애를 하는 삶이 '괜찮은 삶',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한데다가 건강-_-)한 욕망', 연애를 하게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도움'인 것마냥 생각하도록 강요하는 사회에서 평생을 살았는데도 여전히 불쾌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애들한테도 '남자친구 있냐' '여자친구 예쁘냐' 따위의 개쌉소리를 친밀감의 표현이랍시고 하는 어른들 틈에서 성장해 온갖 연애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리얼리티인 척하는 프로그램과 리얼리티 아닌 프로그램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미디어 속에서 살아가니, 비혼 여성들이 로맨틱한 이성애에 대한 판타지를 갖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겠지. 남성들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로맨틱한 이성애'를 '자신이 마음껏 성적 대상화할 수 있는 상대'에 대한 욕망을 폭력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안달난 사람들이 엄청 많지 않을까 싶다...아 유해해ㅠㅠ

 

문득 레베카가 친구들과 불렀던 'Let's Generalize About Men' 노래가 생각나네.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 볼 때는 속이 터져 도라버릴 것 같은 때도 많았는데 꾸역꾸역 끝을 보고 나니까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넷플릭스 다시 보여주면 안되겠니ㅠㅠㅠㅠ 천천히 다시 보면서 레베카가 왜 저러는지, 왜 나는 레베카를 보면서 속이 터지는지, 어떤 점에서 레베카가 나를 자극하는지 찬찬히 생각해보고 싶은데......여튼간 노래나 링크해 보자면.

 

Let's Generalize about Men

 

물론 이렇게 인간을 일반화하는 것도 나쁘니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관계에 대한 욕망/욕구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 같은 것일테니 그 관계가 '이성애' 혹은 '연애'에 국한된다는 것에 대하여 너무 쌍심지키고 욕하지 말자는 생각도 자주 하며. 그냥 단순하게 '아유 뭐 연애에 관심 많은 건 한국 사회의 특징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특성일텐데 그만 짜증내자'는 생각도 종종 한다. 하지만 결론은 '어쨌든 나는 싫다'로 돌아가는 듯. 모든 얘기의 초점이 '로맨틱한 이성애'에 맞춰지는 것도 싫고 모든 사건의 원인을 '로맨틱한 이성애'에서 찾는 것도 싫고 모든 얘기의 결론이 '로맨틱한 이성애'로 나아가는 것도 싫다. 쓰다보니 더 싫넼ㅋㅋㅋㅋㅋㅋㅋ

 

'이성애'라고 명시한 것은 다소 의도적이다. 로맨틱한 퀴어 연애를 보는 건 전혀 다른 일. 최근에는 하트브레이크 하이를 정주행했는데 처음 지도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누가 누구랑 잤니 안잤니 얘기가 나올 때는 '아니 저거 아웃팅...저거 저러다 학교폭력......'하는 심정이었지만(이것이 나의 한계ㅠㅠ) 대런과 퀴니가 에이머리에게 다가갈 때부터 재밌어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대런과 퀴니에게 엄청 감정이입하면서 봄. 마지막회에 대런이 캐쉬와 교실에서 고백을 주고받을 때는 눈물이 다 나더랔ㅋㅋㅋㅋㅋㅋㅋ 하 대런 정말 러블리한 캐릭터........................이 시리즈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고.

 

그나저나 나는 시즌1만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해서 다 봐버린 건데 시즌2도 한다니 좋으면서 불안함...우선 더스티를 믿을 수가 없닼ㅋㅋㅋㅋㅋㅋ

 

이 포스팅을 하다가 너무 배경지식이 없다는 생각에 하트브레이크 하이를 검색해봤더니 1990년대에 방송됐던 드라마의 리메이크작이었네. 전혀 몰랐죠 당연히. 옛날 드라마도 리메이크작처럼 좋을까 한번 찾아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지만 옛날 드라마는 어쩔 수 없이 옛날 드라마라 참고 봐야 되는 부분이 더 많은 게 보통이다. 프렌즈가 대표적이고. 요즘 빅뱅이론을 간간이 보고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고. 그나저나

 

에이머리 역할을 맡은 배우 Ayesha Madon을 검색했더니 역시나 인스타가 가장 먼저 떴는데 저 두 사진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스크랩(따라서 출처는 '여기'). 에이머리보다 더 자신있어 보이고 자유로워 보인다. 심지어 🌈대런🌈과 함께 찍은 사진들도 많아 반가웠음. 에이샤가 1998년생의 가수이자 배우던데...아이들의 소연이나 트와이스의 다현이 에이샤 같은 사진을 올렸다면 아마 가루가 되도록 까였겠지..............됐다 이런 생각 그만 하자...................................

 

 왼쪽 사진은 등장인물/ 의상/ 표정/ 동작/ 소품 등등 모든 면에서 다 마음에 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오른쪽 사진도 좋다.

 

위에서 잠깐 아이들의 소연 이름을 쓰고 지나갔는데. 요즘 아이들이 컴백해서 다시 1위를 찍고 있어 아주 기쁘다. 상반기엔 톰보이 후반기엔 누드라니 전소연 진심 천재이니까 세상을 다 소연이 발밑에 꿇어앉혔으면 좋겠다는 기분이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때로 수진이 생각이 나는데(수진의 잘못과 별개로 나는 수진의 목소리와 퍼포먼스를 좋아했으므로) 결론은 별 잘못 아니니까 수진아 다시 컴백했으면 좋겠어가 절대 아니라 역시 인간은 생의 순간순간을 다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보다임...내가 한 행동이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 주름진 시간 속 어떤 공간에 남아 있다가 미래의 어떤 장소에서 불현듯 튀어나와 나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문득 엊그제 읽은 김중혁작가님의 소설집 '스마일' 속의 <휴가 중인 시체>가 떠오르네. 이 얘기 역시 '하나의 실수' 때문에 삶이 파괴되어버린 사람이 파괴된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붙잡고 살아가는 얘기라고 생각해서.

 

'어떤 한 순간' 때문에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일 같은 건 사실 따지고보면 별로 없지 않나 싶긴 하다. 어떤 일이 발생하는 데 절대적인 단 하나의 이유만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 그래서 최근 나를 아주 심란하게 만들었던 대표적인 일 세 가지 역시 '갑자기 일어난 단편적이고 우발적인 사고'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오래된 억압과 차별과 폭력이 쌓이고 쌓여 더이상은 더 쌓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 거라고 생각한다. 그 세 가지 모두 여성의 죽음인데 한 분은 이란의 마사 아미니(마흐사라고 적기도 하지만), 또 한 분은 신당역에서 근무하시던 노동자분, 마지막 한 분은 SPC 계열 SPL 공장에서 근무하시던 노동자분.

 

그분들의 죽음 앞에 나의 말 따위는 너무 아무것도 아니며 너무 부질없는 것이라 그 어떤 말도 붙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에, 긴 말 덧붙이는 대신 그분들에게 연대하며 함께 저항하는 분들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폭력을 앞세운 남성과 자본과 정치-이 모든 것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권력'이 되지 않을까. 그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권력을 중심으로 유지되어 왔던 기존의 사회 구조를 해체하고 그들이 지배 도구로 사용했던 폭력 대신 돌봄과 환대와 연대의 언어로 사회를 재구성하는 것이야말로 여성주의의 관점에 기반한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분들의 명복을 빈다. 이란 여성들의 해방을 빈다.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애정을 요구하며 협박하는 것이 범죄일 뿐만 아니라 죄악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1초라도 빨리 오기를 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당연시하는 가부장제를 연장시키려 발악 중인 혐오주의자들과 차별주의자들의 난립 속에 전주환이라는 가해자를 지금도 끊임없이 양산하고 있는 한국 사회 전체가 지금 같은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이지 전주환이라는 가해자 한 명의 잘못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알게 되기를 빈다.

 

WOMAN LUFE FREEDOM이라는 말이. 왜이렇게 눈물나지.
이란의 10대 여성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분들에 대한 감정을 '사랑' 이외의 단어로는 말하지 못하겠다.
죽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머리를 자르고 시위 현장에 나간 여성들과 히잡을 벗고 경기에 나선 레카비 선수.

 

그리고 SPC......하 진짜 SPC에 대해서는 뭐라고 해야 할지를 모르겠네. 올해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단어가 바로 SPC인데('윤석*'이나 '날*면'이나 '한*훈'보다 SPC가 더 화남) 너무 빡치니까 그동안 해왔던 SPC보이콧 더 열렬하게 열심히 적극적으로 집중적으로 몰입해서 할 것이다!!!!!!!!!!!!!!!!!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파스꾸찌 삼립빵 삼진어묵 안먹어 안먹는다고!!!!!!!!!!!!!!!!!!!!!!!!!!!!

 

 

추가로,

 

1) 감사한 트위터 유저분이 정리해주신 SPC 제품 목록: 여기

2) SPC가 대형 로펌 통해서 노조활동가분들에게 영업방해금지 가처분 거는 바람에 트위터 유저들에게 돌아온 59가지 문구 신나게 트윗하기: 여기

3) 그 59개 문구 한눈에 보기: 여기

 

 

59개 문구 중 몇개를 마지막으로 옮겨놓는다. SPC 노동자 탄압 그만 해라 진짜 좀...🤬🤬🤬🤬🤬🤬🤬🤬🤬🤬

 

점심시간도, 휴가도 보장하지 않는 SPC 삼립,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안먹어😡
SPC 그룹이 인권을 보장하고, 노동법을 준수할 때까지 저는 SPC 제품을 사지 않겠습니다😡
반노동, 반인권, 성차별기업 SPC 파리바게뜨는 불법행위 중단하고 합의를 이행하라😡

SPC파리바게뜨 불법행위 사과하고, 관련자 징계하고, 사회적 합의 약속을 지켜라😡
점심시간도, 휴가도 보장하지 않는 SPC 파리바게뜨는 불법행위 중단하라😡
파리바게뜨는 노동자 괴롭히지 말고 사회적 합의 성실하게 이행하라😡

제빵사들의 눈물젖은 파리바게뜨 빵, 사지도 먹지도 맙시다😡
노동착취 기업 SPC! 포켓몬은 노동착취 포장지가 아닙니다😡
SPC파리바게뜨는 불법행위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

SPC 파리바게뜨는 불법행위 중단하고 합의를 이행하라😡
파리바게뜨는 노동조합 인정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파렴치한 SPC 파리바게뜨 NO! 눈물로 만든 빵 안먹어😡
노동착취로 빵 만드는 나쁜 기업 SPC 자본 규탄한다😡
SPC 자본은 노동탄압 인권침해 지금 당장 중단하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에게 휴가를 보장하라😡
파리바게뜨는 노조파괴 불법행위 사죄하라😡
SPC 파리바게뜨 부당노동행위 중단하라😡
SPC 그룹 불법 노동자탄압 즉각 멈춰라😡
노동자 괴롭히는 파리바게뜨 안 먹어요😡
SPC 파리바게뜨는 점심시간 보장하라😡
파렴치한 SPC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노조파괴 SPC 소비자가 응징하자😡
불법 승진차별 SPC 처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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