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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드는 바람/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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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은 어떤 종류의 책을 가장 좋아하세요? 선호하는 장르가 있다면 적어주세요.
소설이라면 국적이나 길이 가리지 않고 대중 다 읽는다(물론 내용은 좀 가린다). 일본 소설은 신간 위주로 읽는 편인데 예외적으로 중고등학생 때부터 쭉 읽어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소설이고 에세이고 가리지 않는다. 중국 소설이나 영미유럽 소설은 느낌이 오는 대로. 추리소설은 매우 즐겨 읽고 성장소설은 매우 좋아한다. 멋진 여자들이 등장하는 소설, 여자주인공의 여자친구들이 많이 나오는 소설도 좋다. 

2. 올여름 피서지에서 읽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피서지에서는 은근히 세계문학고전 뭐 이런 게 땡긴다(이상한 취향인가;). 올해는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 고골리 체홉 푸슈킨 같은 러시아 작가들의 소설을 차분하게 재독하고 싶다. 더울 때 추운 나라 얘기를 읽으면 좀 시원하기도 하겠지.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너무 심하게 더워 짜증이 치솟을 때는 카프카나 헤밍웨이 아니면 레이몬드 카버가 좋겠다. 아니면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이명박 자서전 같은 거 빌려서(그런 책 살 돈이 어딨담) 베고 자도 되겠네.

3.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혹은 최근에 가장 눈에 띄는 작가는?
스스로도 진부한 대답이라고 생각하지만-_- 그래도 어쨌든 村上春樹. 나의 10대와 20대를 모두 함께했고, 함께하고 있는 작가. 고등학생 때는 이 아저씨 책 읽다가 밤샌 적도 많았다. "어떡해 너무재밌어 너무재밌어!!"하고 소리질러가며 새벽을 넘기고 아침을 맞던 기억이 묘하게 또렷하다. 그 땐 체력도 좋았지;;
최근에 가장 눈여겨본 작가는 정한아. 별 기대 없이 페이지를 넘기다가 문득 멈추고 많이, 자주 눈물을 닦았다. 그녀의 다음 작품도 첫 작품처럼 따듯하고 벅찼으면 좋겠다.

4.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나는 니가 지겨워(배수아)>의 유경언니나 <댄스 댄스 댄스(무라카미 하루키)>의 유키, <엄마의 집(전경린)>의 세 여자들, <21세기 소년(우라사와 나오키)>의 켄지삼촌, <아즈망가 대왕(아즈마 키요히코)>의 사카키, 애거서 크리스티의 마플언니와 레이몬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라면 망설임없이 <잘 가라, 서커스(천운영)>의 림해화를 꼽겠다. 그녀를 만난 후 한동안 문득문득 그녀 생각이 났고, 그 때마다 마음이 뻐근해서 혼났다.

5. 소설 속 등장인물 중에서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낀 인물 /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이상형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었다면 적어주세요.
루이저 메이 올코트의 <작은 아씨들>을 읽을 때마다 그 집 둘째딸인 조가 나와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내 전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을 정도-_- 영화 <작은 아씨들>도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조 역할을 위노나 라이더보다 덜 예쁘고 더 야생 느낌이 나는 배우가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위노나 라이더 좋지만...조라고 떠올리기에는 너무 예쁘지 않나?

6.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장 자크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 천운영의 <그녀의 눈물 사용법>, 언니네사람들의 <언니네 방 2>,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15초>, 손택수의 <나무의 수사학>, 김연수와 김중혁이 함께 쓴 <대책 없이 해피엔딩>,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7. 특정 유명인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싶은가요?
가수 이승열씨와 영화음악감독 방준석씨에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는 책을 선물하고 싶............(이거 너무 속보이는데 ㅋㅋㅋ) 파란기와지붕이 있는 큰 집에서 살고 있는 '그 사람'에게는 <침팬지 폴리틱스>를 읽히고 싶다. 침팬지들도 도덕심과 정의감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은 도대체 왜..............뭐 이런 생각.

8. 작품성과 무관하게 재미 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었던 책은?
만점까지는 안되겠지만-_- 지금 딱 생각나는 건 닉 혼비의 <하이 피델리티>. 주인공 남자들이 참 한심하면서도(분명 영화에서의 존 쿠삭처럼 멋지지도 않을테고 잭 블랙처럼 귀엽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하나도 멋지지 않은 주인공들이 다 있는지 신기해하는 동시에 많이도 낄낄대며 읽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중 마플언니나 포와로씨가 등장하는 소설이나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도 재미 면에선 단연 수위. 어렸을 땐 퇴마록이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20대가 되고 나니 어릴 때처럼 재미있지는 않더라. 만화 중에선 <키드캅>. 몇몇 에피소드를 떠올리기만 해도 웃겨서 숨이 넘어갈 지경 ㅠㅠ

9. 최근 읽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면 적어주세요.
If life gives you a lemon, make lemonade! 생은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
- 전경린, <엄마의 집> 中.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름다운 긍정! 나도 레모네이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0. 당신에게 '인생의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유와 함께 적어주세요.
내가 만난 모든 책들, 그리고 앞으로 만날 책들. 그 모든 책 한 권 한 권이 나의 정신과 마음을 아주 조금씩 자라게 하고 넓게 하고 깊게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수많은 친구들과 성실하고 열정적인 사귐을 나눌 수 있는 날들이 앞으로도 많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나를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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