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스마트도서관: 대화역, 마두역, 주엽역 (-:

2021. 12. 3. 23:31흔드는 바람/읽고

저녁 날씨가 좋아서 여유롭게 동네산책했던 어느 가을날. 그날의 코스는 주엽역→일산역→성저마을→일산서구청→대화역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고 일산역에서 탄현역으로 이어지는 길, 성저마을에서 대화역으로 이어지는 길이 매우 한적해 기분좋게 걸었다. 그러다가 가지고 있던 아람누리도서관의 책을 반납하려고 대화역에 들렀는데.

 

경의선과 3호선이 지나가는 일산 지도.

대화역에 낯선 문명의 이기가 보이는 것이다?

 

읭 스마트도서관이라고? 누구냐 넌?????

신기한 마음으로 가까이 갔더니 '스마트 도서관'이라는 이름과 함께 '대출', '반납'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아니 그렇다면 이 기계로 책을 대출할 수 있다는 것이군!! 반가운 마음으로 화면을 터치했더니 책을 검색할 수 있는 화면이 나왔다 '검색하려면 이곳을 터치해 주세요.'라는 부분을 터치하면 키보드 모양이 화면에 나오고, 거기서 책 제목이나 작가 이름 등으로 책을 검색할 수 있다. 아니면 '인기대출순', '서명순', '대출가능순' 등으로 책을 정렬한 뒤 화면을 아래로 스크롤하며 원하는 책을 선택해도 됨. 나는 대출가능순으로 책을 정렬해 봤다. 그러면 대출이 불가능한 책(현재 대출 중인 책)이 아랫쪽에 따로 모이고, 빌릴 수 있는 책들만 위에 쭉 나열된다.

  

금주의 대출도서 2위에 정세랑작가님의 옥상에서 만나요가 있어서 좋았다. 정세랑작가님이나 김초엽작가님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신 걸 보면 한국 좀 나아진 거 아닌가 하고 진심으로 생각함🤭

1인당 2권까지 2주간 대출 가능하다고 해서, 이런저런 책들 중 가장 읽고 싶었던 '명랑한 은둔자'와 SNS에서 계속 보였던 '스노볼 드라이브'를 선택했다. 책을 선택하면 '책바구니'에 담기고, '책바구니'에 담긴 책을 기계에서 꺼내준다. 책이 나오는 입구에 '서가'라는 이름을 붙여놨다는 게 흥미로웠다. 원래대로라면 이 스마트도서관 자체가 하나의 서가인 건데 으읭. 

 

각각의 '서가'에 번호가 붙어 있고, 내가 선택한 책이 몇 번 서가에서 나올지 화면으로 보여준다. 그 서가 입구가 열리면 거기서 책을 꺼내는 것.

쨔라란✨

대출이 끝나고 나면 화면으로 대출정보=대출한 책 제목, 반납예정일(이라는 말 대신 '반납마감일'을 쓰는 것이 맞지 않은가 하고 늘 생각함)이 뜬다. 확인증을 출력할 수도 있음. 개인적으로는 저 확인증 출력 기능 자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종이도 아깝고😑 그냥 고양시도서관센터 앱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사실 지금도 고양시도서관센터 웹사이트 들어가면 대출중인 도서 다 확인할 수 있고…

 

스노볼 드라이브를 먼저 다 읽었고 명랑한 은둔자는 아직도 다 못읽었다ㅠㅠ 그만 좀 아껴읽자 나새끼ㅠㅠㅠㅠ

집에 와서 찾아보니 대화역뿐만 아니라 주엽역과 마두역에도 스마트도서관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화역 스마트도서관은 자그마치 2017년에 설치된 것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화역에 자주 가질 않아서 전혀 몰랐네 세상에. 주엽역의 스마트도서관보다 9월 초에 생겼다는 마두역 스마트도서관을 먼저 가보고 싶었다. 새 책이 가득하겠구나 싶어서!!! 신나서!!!!!

 

고양시청 사이트에서 확인한 홍보물인데 미리캔버스에서 제작되었다고 너무 알려주고 계시넼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퇴근 후 또 동네산책 겸 마두역으로. 지하철타는 곳 옆쪽에 스마트도서관이 짠하고 자리잡고 있었다. 대화역 스마트도서관과는 꽤 다른 비주얼. 좀더 작은데 좀더 편했다.

퇴근 시간이 아니어서 사람이 많진 않았음.

좌측의 큰 화면으로 책을 검색해 빌릴 수도 있고, 우측의 작은 화면으로 책을 검색해 빌릴 수도 있다. 처음에는 우선 큰 화면으로 빌려봄.

 

9월 9일날 '개관'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 도서관이니까 개관이 맞겠구나ㅋㅋㅋ
비교적 새 책이 많았고 맘에 드는 책들도 많았다. 가장 눈에 띄던 건 연년세세와 일곱해의마지막🤗🤗🤗🤗
여기서는 붕대감기도 눈에 띄었고!!!!! 빌리고 싶은 책은 엄청 많았지만,
니클의 소년들과 매일매일 채소롭게를 빌렸다. 매일매일 채소롭게는 생각했던 책과 좀 달라서 완독하지 못하고 반납ㅠ
이렇게 책이 나와서, 대화역 스마트도서관보다 편하다. 서가 같은 거 없음.

이것은 기계 오른쪽의 작은 화면. 왼쪽이 대출용, 오른쪽이 반납용 화면으로 의도된 것 같으나 사실 오른쪽 화면으로도 대출은 가능하다. 책이 좀 작게 보여서 그렇지...

이 화면에서 검색하면 됨.
사물을 인간화하는 건 별로 안좋아하지만 스마트도서관 측면의 이 멘트는 좀 귀여웠음ㅋ

 

대화역과 마두역에 가봤으니 주엽역도 가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주엽역 스마트도서관까지 찍고 왔다. 주엽역 스마트도서관은 대화역 스마트도서관과 비슷한데 좀더 컸다. 대화역 근처에는 대화도서관이 있지만 주엽역 근처에는 도서관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봄. '서가'가 열 다섯 개나 있다.

 

2019년에 생겼다고 하니 대화역→주엽역→마두역 순서로 생긴 것.
이런 게 있는지 2년간 전혀 몰랐다는 것도 좀 우스움(스스로가). 아무리 정발산역만 다녀도 그렇지😑
왼쪽 화면에서 책을 검색하면 검색한 책을 '서가'에서 꺼내주는, 대화역 기계와 같은 시스템. 여기서는 염소가 웃는 순간과 클라라와 태양을 빌렸다.
가장 아래 있는 것이 1번 서가.
책이 들어있는 '서가' 앞쪽의 불이 반짝이면서 문이 스르르 열리면 저 안에서 책을 꺼내는 것.

 

지금은 세 곳 중 마두역 스마트도서관을 주로 이용한다. 가장 신식(!!!!!)이다보니 사용하기도 제일 편하고 책도 가장 새 책이어서. 셋 모두에서 책을 빌려봤는데 마두역의 책이 비교적 가장 새 책이었고 그다음이 대화역이었다. 주엽역의 책은 비교적 많이 읽힌 느낌이었다. 고양시 입장에서야 이용자가 많은 게 좋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책이 좀더 '새것'인 게 좋으니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마두역이 집에서 가장 가깝다는 것ㅋㅋㅋㅋㅋㅋ 이런 스마트도서관의 존재 자체가 좋다. '책'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아람누리도서관이나 마두도서관이나 백석도서관 등등의 '큰 도서관'이 많은 것도 좋고, 이런 스마트도서관이 많은 것도 좋고, 고양시 곳곳에 있는 작은도서관들도 다 좋다. 도서관에 예산이 많이 지원돼서 신간도 많이 들어오고 파본들도 원활히 교체됐으면 좋겠고.

 

 

그나저나 올해는 '책 빌리기'는 열심히 해놓고 '책 읽기'는 그만큼 열심히 못했어서 반성이 많이 된다. 빌린 책들 중 반 정도밖에 읽지 못하고 반납했던 것 같음. 읽을 수 있을 만큼만 빌려야 하는데 빌리고 싶은 책이 눈에 보이면 자꾸 욕심이 나가지고😑 내년엔 한번에 세 권까지만 빌려야지 흑흑흑. 백퍼 못 읽을 거면서 무리하게 빌리지도 말아야지. 아, 사놓고 안읽은 책들도 제발 좀 열심히 읽자 나새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