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7. 17:13ㆍ흔드는 바람/읽고
카르타G를 사용한지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아주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종이책을 잘 안 사게 됐다. 사고 싶은 책이 있어도 웬만하면 전자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아니면 빌려 읽는다(흑흑). 물론 매우매우 사고 싶은 책은 산다. 좋으면 읽고 선물한 다음 전자책 또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산다.
업데이트는 잘 하지 않았다. 업데이트가 업그레이드와 동의어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다가, 카르타G가 뭐 그렇게 훌륭한 운영체제를 지니고 있다고(진심이며 진실이라고 믿음) 안 그래도 작디작은 용량 잡아먹어가며 업데이트를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었다. 업데이트하라는 알림이 뜰 때면 후회 없이 '닫음'을 클릭하곤 했다. 그러다가 가끔씩 '너무 안 한 거 아닌가' 싶을 때 몰아서 하곤 했다. 그러니 사실은 할 거면서 미룬 것에 가깝다. 쓰다보니 뭔가 꽤 한심하다. 그런데,
얼마 전 오랜만에 업데이트를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업데이트 파일을 다운받던 중 갑자기 '용량이 부족하여 업데이트를 할 수 없다'는 알림이 떴다. 아니 무슨 소리야 용량이 왜 부족해??????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나는 전자책을 '외부저장소'에 다운받으며 현재 다운받은 전자책도 백 권 정도밖에 안 되며 심지어 나의 외부저장소 메모리는 아주아주 넉넉하기 때문. 대체 왜지? 뭐지?? 왜 부족하다고 하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어리둥절해하며 원인을 생각해봤다. 그동안 전자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반납했던 책들의 파일이 어딘가에 임시저장되어 있나 하는 것 말고는 다른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원인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내부저장소가 거의 꽉 찼다는데. 이래서 요즘 책을 읽다보면 안그래도 느린 애가 더 느리고 더 버벅대고 하이라이트도 잘 안 그어지고 그랬나…하며 해결 방법을 열심히 검색해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유용한 정보가 안보였다. 괜히 새 크레마 발매 소식 봐가지고 마음만 싱숭생숭해졌음. 이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새 크레마를 질러야 하나 하는, 쓰잘데기없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 겨우 빠져나왔다. 그리고 결심했다. 오랜만에 초기화를 하기로.
또다시 검색해보니 외부메모리에 책을 저장하는 경우 기계 초기화를 해도 저장된 책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글이 보였다. 아하 괜찮구만! 하고 아주 낙관적으로 초기화를 했다. 그땐 몰랐지, 책들을 다시 다운받아야 할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초기화는 설정>시스템>단말기 초기화 메뉴에서 바로 할 수 있다. 단말기 초기화를 선택하면 이런 안내 메시지가 뜬다.
단말기의 내부 저장소에서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 및 설정
다운로드한 도서
기타 사용자 데이터
등을 비롯한 모든 데이터가 지워집니다.
(저 '내부 저장소'가 볼드체로 되어 있음. 진짜로.)
초기화가 끝나고 나면 설정을 완료하고 앱 업데이트(라고 쓰기는 한다만 카르타G의 앱들을 '앱'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를 해야 하니까 와이파이를 잡으라는 안내가 뜬다. 나는 직장에서 근무하며 초기화를 했기 때문에 직장의 와이파이를 잡았다. 그런데!!!!!!!!!!
잡으라는 와이파이는 안 잡고 '시리얼 번호 인증에 실패하였습니다.'라는 안내만 계속 뜨는 것이다. 다시 와이파이를 잡고 또다시 잡아봐도 같은 상황이 계속됐다. 아까 크레타S 발매 안내를 본 게 진짜 운명이었던 건가… 카르타G야 우리 관계는 여기까지니……????? 하며 심란한 마음이 들려고 해서 다시 열심히 검색을 해봤더니 '와이파이를 바꿔가며 될 때까지 해야 한다'는 글이 보였다. 21세기에 내가 이렇게 이유도 알 수 없이 '될 때까지 해야 한다'는 말을 따라야 하나 싶었지만 다행히 직장에서 세 개의 와이파이가 잡혔기 때문에 될 때까지 해봤다. 그리고 다행히 카르타G와의 관계는 연장되었다.
위의 사진에 설정되어 있는 것처럼 나는 늘 도서 저장 경로를 외부 저장소로 해뒀었다. 크레타G를 PC로 연결해 탐색기에서 확인해봐도 내가 저장한 책들은 모두 외부 저장소에 들어 있었다. 그렇기에 안심하고 초기화면에서 EBOOK을 클릭했는데……………………………아니 내 책들이 다 사라져 있는 것이다……………………………………어우 야 너ㅠㅠㅠㅠ 내부 저장소만 지운다고 했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나한테 거짓말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는 마음으로 잠시 허탈했지만, 다시 다운받으면 되지😞 내 카르타G에만 없는 거고 구입 기록은 살아있으니까😖 그래 다시 다운받으면 되니까 그만 슬퍼하고 당장 다운이나 시작하자😩 하면서 다운로드 시작😭😭😭😭😭😭😭
책을 다운받는 것도 중요하지만(결국 다시 다 다운받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젠장) 그만큼 중요한 것은 독서 화면을 개인화하는 것이므로 다운로드가 모두 끝난 후 책장 맨 위에 꽂혀있는 '일기'를 클릭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 화면이 나왔다. 시간도 오후 3시 6분이 됐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의 설정 이모티콘을 클릭해서(누구나 다 아는 저 톱니바퀴 모양) '뷰어 설정' 창으로 들어간 다음, '글꼴'에서 원하는 폰트를 선택하면 된다. 나는 카르타G에서 기본제공해주는 kopub 바탕체를 선호하기 때문에 kopub 바탕체로 설정했다. 추가 폰트도 설치하지 않았다. 예전엔 이것저것 설치해서 써보기도 했는데 결국은 다시 kopub 바탕체로 돌아오게 되더라 이상하게.
예전에는 글자 굵기도 바꿔보고('굵게'로 설정해놓고 읽었음) 줄간격도 바꿔보고(이것저것 다해봄) 하이라이트 컬러도 바꿔보고(그러나 어차피 흑백이라 큰 의미 없음) 했었지만 이보다 내게 더 중요한 건 여백설정을 바꾸는 것. 여백에 따라 책의 전체 페이지수를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는 게 전자책의 장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용이 많은 책은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내용을 좀 줄여서 천천히 읽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여백설정'을 클릭함.
이외의 다른 설정도 바꿀 수 있다. 뷰어설정 창의 제일 아래에 있는 '누워있는 부등호(→∨)'를 클릭하면 하단의 설정 메뉴들이 나온다. '뒤집힌 부등호(→∧)를 클릭하면 당연히 상단으로 이동.
잔상 제거 설정도 하고 하단 페이지 번호 표시 설정도 해놓고 나니 갑자기 평소에 안하던 게 해보고 싶어져서 '모든 텍스트에 밑줄 긋기'를 해봤다. 그랬더니
어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 하는 마음으로 밑줄을 그어놓은 채 읽다가 아무래도 낯설어서ㅋㅋㅋㅋ 결국은 다시 없앴다. 하이라이트 컬러도 너무 진하게 해놨더니 글자가 보이지 않아서(하이라이트가 진해도 글자는 흑색으로 출력되기 때문에 너무 진하지 않은 게 낫다) 원래 쓰던 '연한 회색'으로 다시 설정. 대체 왜 외부저장소의 책들이 다 지워졌는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내가 알 수 없는 이유가 있었겠지. 기계란 알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는 것이니까🤔🤔🤔🤔 그래도 초기화했더니 전보다 조금, 아주 조금, 아주아주아주 조금 덜 버벅대는 것 같기도 해서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거 같고…
이제까지 소중하게 잘 써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소중히 잘 써서 액정 나갈 때까지 크레타G와 잘 살 것이다. 크레타S가 나오든 말든 내게는 소중한 크레타G가 있으므로 크레타S를 살 일은 없을 듯. 그나저나 올해 리디북스에서도 새 단말기가 나온다던데……………………쿨럭쿨럭쿨럭쿨럭…………닥치고 책이나 읽어라 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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