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 21:56ㆍ💙/언제나 내곁에
작년의 마지막 포스팅이 되어야 했겠으나 정신없이 2008년말을 날려버린 탓에 올해의 첫 포스팅이 되어버린 2008년 이승열 마지막 공연, <기다림>. 약 6개월 동안의 기다림만큼이나 반갑고 고마웠던, 그래서 또 이어질 세 달간의 기다림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 준, 승열오라버니의 30대 마지막 공연 ;) 으흐흐.
1부 : Secret/ Clearly/ Across/ 아도나이/ 우리는/ Nobody/ 원더월드/ 가면
2부 : 파도/ 곡예사/ Personal Jesus/ 고백/ 흘러가는 시간, 잊혀지는 기억들/ 5 am/ 비상/ 기억할게
앵콜 : 시간의 끝 / 기다림
1. 이번 공연에서 가장 특기할 만한 점은 역시 밴드가 새로 구성되었다는 점. DJ Kayip까지 함께하게 되어 초반엔 약간 일렉트로닉한 편곡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조정치-김정민-임거정-전영호라는 구성은 지난번 라라라 방송이 마지막이었던 걸까, 생각하면 아쉽기도 하다. 먼데이블루도 참 좋았지만 먼데이블루 이후 약 두 해 정도 이어졌던 그 팀도 나름 좋았었고 은근히 정이 좀 들었었는데. 어쨌든 새로 구성된 밴드와 처음으로 보여주는 무대'치고는' 크게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밴드 멤버들이 너무 어려보인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오라버니 곁을 지켜주시는 전영호씨가 있으니 든든하다!
2. 2008년은 승열오라버니의 '이름'이 예전보다 꽤 대중들에게 다가간 해라고 생각한다(음악, 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다). 기폭제가 된 게 음악여행 라라라라는 건 사실이지만, 라라라로 인해 없던 유명세가 갑자기 생겨난 건 아니라고 확신한다. 오라버니는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었고 음악여행 라라라는 그 상승세를 좀더 가파르게 해 준 것 뿐이다.
공연 끝나고 오빠를 만나기 위해 길게 줄서있던 사람들과 친절+자상+온화 컨셉으로 무장하시고 미소와 악수로 그들 하나하나를 대해 준 오빠의 모습에 어색해하고 낯설어하던 분들도 분명 계셨겠지만, 그래도 이승열은 여전히 이승열스러워서 나는 만족스러웠다. 더 많이 유명해지고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이 앨범을 판매하게 된다고 해도, 거만해지거나 오만해지거나 본질을 잃고 '막나갈'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을 항상 주는 분이라서, 참 많이 고마웠다.
3. 우리는, 노바디, 원더월드를 쭉 이어 부르셨던 건 오빠를 안지 비교적 얼마 되지 않았거나 오빠의 공연에 많이 와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선곡이 아니었을까 싶다. 대중들에게 오빠의 다른 노래보다 조금 더 익숙할 노래로 사람들의 귀를 틔움으로써(우리는은 케세라세라 OST 수록곡이고 원더월드는 크크섬의 비밀 OST 수록곡. 그리고 노바디는 오빠가 라라라에서 대박을 친 바로 그 노바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노력을 몸소 보여준 듯한 느낌.
근데,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한다면 초반의 선곡은 좀 의외였다. 물론 새로운 편곡의 Secret과 새 앨범에 수록될지도 모르는 Clearly, Across 그리고 아도나이 모두 정말 잘 들었고 잘 부르셨지만 오프닝으로는 아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 너무 낯설었달까. Clearly나 Across는 나에게도 낯선 노래였는데 오빠의 공연 자체가 낯선 사람들에게는 더 '편안하지 않았을' 것 같다.
5 am과 기억할게, 아니면 고백 등을 앞으로 빼고 Clearly, Across를 Personal Jesus 전후로 선곡했다면 초반에 분위기가 더 뜨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니까 곡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순서의 문제라는 거다.
4. 하지만 어쨌든간 공연 자체에는 만족한다. 노래도 잘 하셨고 멘트도 아주 적지는 않았다. 홍대 외의 곳에서 리얼라이브를 하시는 게 오랜만이라 처음엔 섬유센터의 무대가 괜히 어색했고 꽉꽉 찬 좌석들도 조금은 어색했지만ㅎ 유명해졌건 인기가 많아졌건 변함없는 이승열이라서 금세 편안함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알고, 좋아하고, 응원하고, 믿는 그 이승열이라서 :)
5. 오프닝 무대는 안녕바다, 중간 게스트 무대는 오라버니와 '가면'을 함께 불렀던 뭄바트랩이 맡았다. 안녕바다야 같은 소속사인 배선생님과의 인연(더블유 멤버인 배영준씨가 안녕바다의 앨범 프로듀스를 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도 있는데다가 공연 시작 전 안녕바다 보컬이 섬유센터 3층을 계속 배회하고 있는 모습을 하도 여러 번 봐서 짐작가능했으나 뭄바트랩은 매우 의외였다. 기껏해야 '준석님이 소개시켜 주셨나;'하는 생각 정도밖에 할 수 없었던; 개인적으로는 두 무대 다 나쁘지 않았으나 후자의 경우 호오가 극심하게 갈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뭄바트랩의 음악이 오빠의 음악과 잘 어울리진 않는다;
6. 그나저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죄송합니다 오라버니. 제가 오빠께 일부러 말걸려고 한 적은 정말 한번도 없어요ㅠㅠ 하지만 오빠가 관객들을 향해 말씀하시는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으면 심심하고 쓸쓸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제 목소리가 자꾸 들려도 용서해주세요 으하하하하. 그리고 3월에 예술의전당에서 만나요!!!!!!!!!!!!!!!
7. 몇 장 찍지 않은 사진들은 이 아랫쪽에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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