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12. 23:48ㆍ흐르는 강/소박한 박스
이태원 참사 3주기가 곧 돌아온다. 지난주에 별들의집에서 여러 행사가 있었는데 다 가야겠다고 생각해놓고 게으름 부리다가 못 갔다ㅠㅠ 25일에 있을 추모대회에는 꼭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이태원참사 관련 뉴스를 살펴보다가 빠띠에서 지금 '이태원 기억담기'라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게 어떤 캠페인이냐면, 참사 현장과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자필 등으로 남긴 메시지를 아카이빙하는 것이다. 많은 자원활동가 분들이 포스트잇 등에 남겨진 메시지를 소중히 수거해 보존해 왔다고 하셨다. 이들을 모두 디지털화해서 온라인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도록 작업을 하실 거라는 얘기를 언젠가 전해들었었는데(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남ㅠㅠ) 이렇게 진행되고 있구나...싶어 당장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캠페인 페이지에 들어가서 '참여하기'를 클릭하면 자원활동가 분들이 하나하나 스캔하신 파일의 글자를 기계로 인식한 데이터가 새 창으로 뜬다. 그러면 텍스트 인식이 잘 됐는지 확인해보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면 된다. 아래와 같이. 실제로 참여해보니 메시지 자체가 바래거나 손상된 것도 많고(종이가 막 너덜너덜하고 잉크가 다 날아가고 해서ㅠㅠ) 사람들의 손글씨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기계로 인식한 결과가 대부분 부정확했다. '고인'을 '고민'으로 인식하거나 '명복'을 '영복'으로 인식한 건 셀 수 없이 많다ㅠㅠ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저 두 가진데ㅠㅠ

그래서 나는 어젯밤부터 참여하기 시작해 오늘까지 200개 정도의 메시지를 업로드했다. 메시지가 3만개인데 아직 만 개도 다 되지 않아서ㅠㅠ 괜히 내가 다 조급함ㅠㅠㅠㅠ 29일까지 3만개에 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ㅠㅠㅠㅠ 매일 백개씩은 해볼까 싶다. 쓸데없이 SNS 구경할 시간에 이걸 하는 게 훨씬 의미 있지ㅠㅠ
외국인 분들이 남기신 것 같은 메시지를 종종 마주친다. 아닐 수도 있지만 어떤 어휘들이나 표현들이 모국어 사용자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메시지를 볼 때도 마음이 참 아프다.


그날 이태원에 계셨던 분들, 생존자 분들, 유가족 분들, 희생되신 분들과 같은 세대이신 분들...이 남기신 메시지를 마주쳤을 때도 마음이 참 아프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더더욱.

어떤 메시지는 시이거나 시 같아서, 검색해보기도 한다. 아래 메시지를 보고도 그랬다. 찾아보니 Aurora라는 노르웨이 아티스트의 The River라는 노래의 가사였다. 이 노래의 가사를 유가족분들과, 희생자분들과 나누고 싶어 한자한자 적어내려간 분을 떠올렸다. 남은 2주 정도의 시간 동안에도 꾸준히 참여해야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또다시 빕니다. 유가족분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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