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소설가님 작품 필사 대회(?) 참가 중.

2024. 8. 11. 00:24흐르는 강/흘러가는

강서구립푸른들도서관(이라는 곳이 있다고 함)에서 김연수소설가님의 책 필사 대회를 하고 있다. 늘 소설가님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시는 모운님 덕분에(감사합니다 모운님ㅠㅠㅠㅠ) 이번에도 소식을 접했다. 나 강서구민 아닌데 참여해도 되나…형식 같은 거 없나…아무때나 내고 오면 되나……등등 궁금한 게 많아 지난주에 전화를 해 봤고, 이번주부터 필사를 시작했다.

강서구립 푸른들도서관 인스타 계정을 모운님이 가져와주셔수 감사히 캡처!


총 여섯 권인데…내가 읽은 순서대로 필사해보고 싶어 청춘의 문장들, 시절일기, 일곱 해의 마지막 순서대로 써 봤다. 다음주엔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필사해 볼 것이다. 그다음엔 너무나 많은 여름이. 이만큼 하고 나면 여름이 좀 많이 지나있길 바랄 뿐이다. 가을 빨리 와줘…ㅠㅠㅠㅠㅠ

덕분에 소설가님 책을 쭉 읽게 되어 좋다. 청춘의 문장들시절일기도 꽤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요즘엔 소설을 주로 다시 찾아 읽다보니.

예전에 문학동네에서 소설가님 책을 새로 펴내던 때에 ‘김연수 문장 필사노트’라는 이름으로 사은품이랄까 기념품이랄까…를 줬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포인트 차감도 없던, 자비롭던 시절이었지) 그때 새 장정으로 나온 책들을 다 다시 사서ㅋㅋㅋㅋㅋㅋ 이 작은 메모패드를 몇 권 받았었다. 아까워서 차마 못 쓰고 오랫동안 보관해 뒀었는데 이번에 한 권 썼다. 어차피 소설가님의 문장을 쓰는 거니까.

‘세계의 끝 여자친구’의 표지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함.

 


청춘의 문장들 개정판에는 가을의 호수공원에 대해 쓰신 부분이 있다. 뒷쪽에는 소설가님의 아버님 얘기가 나온다. 이 부분을 읽고 많이 눈물이 났어서, 한 페이지 가득 필사했다. 필사하는 도중에

 

나는 내가 사는 이 땅의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한번 떠나고 다시 오지 않는 어떤 이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되리라는 걸 깨닫는다.

-라는 부분을 읽으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아빠와 호수공원 한 번을 함께 걷지 못했던 게 너무 슬프고 미안하다. 대체 나는 뭐하는 인간이었던 거지.

다른 책들도 열심히 베껴써보면서, 반성할 일은 반성하고 부끄러워할 일은 부끄러워하고 배울 것들은 배우고 기억할 것들은 기억해야지. 이렇게 올해 8월의 열흘 정도가 지나간다…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