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이스크림 와플😃

2026. 6. 22. 23:01흐르는 강/흘러가는

오늘 비 예보가 있었다는 걸 모른 채 출근했다. 금요일날 빗속에 퇴근하며 ‘와 다음엔 꼭 깁스 커버 해야지ㅠㅠ’하고 마음먹었던 터라 오늘은 비가 그친 다음에 퇴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야근을 하였는데…아니 거참 비가 안오는 것. 이러려고 야근한 게 아닌데……?!?!?!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어 그냥 집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케익을 하나 먹고 들어갈까 싶기도 했는데 어슈어를 알게 된 이후로 케익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들어가볼만한 데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어떡하지 하다가 예전부터 눈여겨봐왔던 과자 가게에서 와플을 판다는 게 생각남. 그곳은 뻥튀기 연구소라는 곳이고 이런 과자들을 파는데

솔직히 얘네들 한봉투씩 다 사가고 싶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울에 붕어빵을 사볼까 몇번 생각만 하고 들어가보질 못했었다. 그사이에 계절이 두어번 바뀌고 언제부턴가 와플을 시작했다는 안내가 붙은 걸 보며 나중에 가봐야지 생각했던 것이 봄쯤. 와플에는 나름의 향수 비슷한 것이 있는데…대학 시절 홍대에 놀러가면 홍대 정문 맞은편 와플가게에서 아이스크림 와플을 종종 먹었던 것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걷는 걸 그때도 좋아했어서 학교에서부터 신촌로터리를 지나 홍대를 지나 합정까지 자주 걸었다. 반대 방향으로 학교에서부터 신촌기차역을 지나 이대쪽을 지나 웨딩거리를 지나 서대문까지 걸어갈 때도 가끔 있었다ㅋㅋㅋ 그때로부터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신촌과 홍대, 서강대, 이대 근처가 내게 ‘내 나와바리’처럼 느껴지는 것이 때때로 신기하다 싶기도 하지만 실은 당연한 일…

혼자 걷다가 홍대 정문 앞이 보이면 와플을 먹어야겠네 하는 생각이 자동으로 들었다. 딴 가게에서는 먹은 적이 거의 없는데, 거기만 가면 그랬다. 공연을 보러 갔을 때도 자주 먹었다. 클럽빵에 갔을 때, 상상마당에 갔을 때, 스트레인지프룻이나 네스트나다나 예전 프리버드(예전 컨벤트 자리로 옮긴 지금의 프리버드 말고)에 갔을 때도. 홍대 놀이터에 뭔가를 보러 갔을 때도. 특히 벨로주가 홍대 앞쪽에 있을 때-오빠가 V 앨범 전에 공연을 하셨던 그 위치에 있을 때의 기억은 묘하게 생생하다. 데이트 중인 듯 서 있는 이성애 커플들 사이에 끼어 줄을 서고ㅋㅋㅋㅋㅋ 아이스크림이 쏙 들어가 있는 와플을 받은 다음 천원짜리 지폐를 냈었지. 롤링홀에 공연 보러 갔을 때는 거기까지 잘 안 갔었다. 심리적 거리가 좀 있었나...애니웨이

그때가 문득 생각날 때가 가끔 있어(늙었기 때문이겠지ㅋㅋㅋ) 언제든 한번 와플을 먹어봐야지 했는데, 그 언제가 바로 오늘.

 


와 아이스크림 와플이다! 하고 주문했더니 삼 분 정도 걸린다고 말씀해 주셨다. 가게 안을 구경하며 기다렸는데(오늘 먹은 게 맛있으면 다음엔 커피크림이나 사과쨈 와플을 먹어볼까 하고 있었음) 곧 맛있는 냄새가 가게를 채우더니 엄청 친절하신 사장님께서 와플에 아이스크림을 얹기 시작하셨고

잠시 후 종이에 완성품(!)을 곱게 싸 건네 주시면서 아이스크림을 떠먹을 숟가락이 필요하진 않겠냐고 물어보셨다. 그도 그럴 것이

 

우와아아아아!!!


와플 사이에 바닐라와 초코 아이스크림이 ‘와!’ 싶을 만큼 넉넉하게 들어 있었기 때문. 예전 홍대 와플은 아이스크림을 와플 사이에 넣은 다음 납작하게 누르면 어느 정도 납작해지는ㅋㅋㅋ 그런 거였는데, 이건 아이스크림의 부피가 꽤 돼서 납작해지지 않았다. 홍대 정문 와플과는 꽤 다르구나 하지만 오늘 이거 먹어보기 잘했다😆 하고 뿌듯해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뚝딱. 당이 높아지는 기분과 함께 세상에 좀 너그러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ㅋㅋㅋㅋㅋㅋㅋ

 

생각난 김에 검색해 보니 홍대 정문 와플은 아직도 건재했다. 가격은 천오백원으로 올랐지만 지금이2026년이라는 걸 생각하면 천오백원 하나도 비싸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엄청 많이 온다는 글과 사진을 보며 다음에 홍대 가면 오랜만에 와플 먹어봐야지 생각했다. 진짜로 먹어봐야지...!!!

 

리고 뻥튀기 연구소의 아이스크림 와플도 또 먹을 것이다ㅋㅋㅋㅋㅋ 다리 다친 후 디엠지페 간 것 빼고는 집에만 콕 박혀 있는 중이라 어슈어 가고 싶다는 생각을 엄청 많이 하고 있었는데ㅜㅜ 며칠 좀 안해도 될 것 같다. 가성비가 너무 좋네요. ‘상품’을 먹은 기분 대신 기억을 먹은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만족감이 더욱 높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깁스는 언제나 풀 수 있을까ㅜㅜ 이번주 토요일에 아트하우스모모에서 유레카 상영하는 걸 예매해 놨는데(이러다 유레카 못보면 어떡하지 하는 심정으로ㅠㅠ) 그날은 깁스 안하고 갈 수 있는상태였으면 좋겠다…부디 하루빨리 씻은 듯이 나아주면 정말 좋겠구나 내 발목아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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