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730-0801, LIG아트홀 2009 뮤지션 시리즈 <유앤미블루 콘서트> 후기 >_<
2009. 8. 10. 17:00ㆍ💙/언제나 내곁에
사진 찍는 것이 엄청 힘들었던 이번 공연에서, 그나마 건질 수 있었던 두 장. 막공 후 인사하는 두 분.
* Song List *
Too Many Times (이승열)/ To You (방준석)/ Rhythm in My Heart (이승열)/ Sun (방준석)
What About Love (이승열)/ Low End (방준석)/ U (이승열)/ Flow (방준석)
So (이승열)/ T 94 (방준석)/ Ain't Good Enough (이승열, 방준석) / Mom (이승열)
꽃 (방준석)/ Shot has been Fired (이승열)/ Straight (방준석)/ I Don't Know (이승열)
영화속의 추억 (이승열, 방준석)
What About Love (이승열)/ Low End (방준석)/ U (이승열)/ Flow (방준석)
So (이승열)/ T 94 (방준석)/ Ain't Good Enough (이승열, 방준석) / Mom (이승열)
꽃 (방준석)/ Shot has been Fired (이승열)/ Straight (방준석)/ I Don't Know (이승열)
영화속의 추억 (이승열, 방준석)
* 1집에서 두 곡, 2집에서 한 곡, 나머지는 모두 신곡. 신곡이 모두 3집에 수록되진 않을 수도 있겠지만ㅋ 전반적으로 강하게 지르는 곡이 많아서 참 좋았다. 신곡에 조금씩 사족을 붙여 본다면(가사는 다 정확하지 않다),
Too Many Times : 공연 첫곡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앨범 첫곡으로도 좋을 것 같다. 처지지 않으면서 '너무 많이' 나가지도 않은 노래. Dream Machine이 연상되기도 했다. 후반부에 승열님이 가성처럼 부르는 부분이 있는데(Baby I will 어쩌구저쩌구...) 매력적이었다! 색깔로 표현하자면 흰색 같다.
To You : 초반부터 준석님이 마구 내지르는 노래. 중간의 기타합주 너무 좋아주신다. 전영호씨의 코러스가 준석님 목소리를 잘 보완해주는 느낌이었다. 두분 다 목소리가 고와서 그런 효과가 나는 듯. I wanna get to you에서 다음으로 매우 빨리 넘어가는 느낌이어서, 준석님이 혼자 부르시는 것도 좋지만 같이 불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hythm in My Heart : 준석님 왈 "내 마음의 리듬(ㅋㅋㅋㅋ)". 전주 없이 바로 시작하는, 비교적 편안한 노래. 'All That I Need-' 이후의 후반부가 따뜻하고 담백하다. 중간의 키보드 솔로(?) 때 생각했는데, 키보드 반주로만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기다림처럼.
Sun : 아, 달달한 노래. 대놓고 러브송ㅋㅋ 준석님이 부르셔서 그런지 더 영화음악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앞부분의 'To The Sea, To The Sea' 다음에 '으흠-'하는 그부분!!!!!! 완전 녹아내린다ㅠㅠ 중간의 기타 솔로와 쎈 후반부가 자칫 너무 부드러운 느낌이 들 수도 있었을 노래의 균형을 맞춰준다. Rocking한 편곡이 기대된다.
What About Love : 강한 승열님의 보컬과 초반부의 기타가 듣는 이를 한방에 압도해버리는 노래. 후반부, 특히 She's the one I desire 이후는 키보드가 부각되는 느낌.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매우 다른데 어색하거나 억지로 이어붙였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굉장히 힘있으면서 모험적인 싱글이라고 생각한다. What about Love는 앨범 타이틀로도 괜찮은 듯!
Low End : 애간장을 끊어놓는 준석님의 보컬이 그야말로 빛을 발한다. 둘째날부터는 '아 이거 슬퍼서 못듣겠다'는 심정으로 들었다. 영어 가사와 한글 가사가 섞인 상태였는데 개인적으로는 한글로 부르는 부분이 더 매력적이었다. 중간의 기타 소리도 너무 애절했다. 너는 내 운명 O.S.T에 수록된 <나의 마음에>가 떠오르기도 했고.
Flow : 처음엔 Sun과 좀 비슷한가, 했는데 Sun보다 더 담백하다. 승열님 2집의 <친구에게, 나에게>의 답가 같은 느낌. 간주에 키보드가 더 부각되어도 좋을 듯 하다. 역시 두 분이 같이 불러도 좋을 것 같은 노래. 듣고 있다 보면 노을진 저녁 강가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마도 제목 때문이겠지ㅎ
So : 승열님이 '쎈 노래'라고 예고하시고 노래를 시작하시지 않았다면 멍한 상태로 들었을 법한 노래. Low End가 절망에 관한 노래처럼 느껴졌다면, So는 분노에 대한 노래처럼 느껴졌다. 왠지 젊음(!)이 느껴지기도 하고ㅎ 지금도 세지만 주저하지 마시고 더 강하게 밀어부치셨으면 좋겠다.
T 94 : Sun+Flow=T 94?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1994년은 유앤미블루 1집이 나왔던 해 아닌가!)
Ain't Good Enough : 쉽게 들을 수 없는 두 분의 화음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노래. 팬들의 페이보릿이 되지 않을까. 어쿠스틱하게 편곡해도 좋을 것 같다. 어쿠스틱 기타반주로만 부르신다든지...등.
MOM : 가장 독특한 싱글. 오퐈들은 자장가를 염두에 두면서 만드셨다고 했는데, 나는 왠지 죽음이 느껴졌다. 거친 삶의 파도를 헤쳐 오느라 심신이 지쳐버린 이가 외롭고 고요한 상태로 영원한 안식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지막한 소리로 귀에 들려오는 노래......처럼 들린달까.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이켜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처럼 들리기도 하고, 세이렌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냥 단순히 '포근한 자장가'의 느낌은 아니었다. 색깔로 치자면 진한 자주색+보라색. 그래서 혼자 Mirror of Maria니 Madly Old Man이니 Moments of Memory니 Memories of Madness니 하면서 MOM을 약자로 쓸 수 있는 말에 뭐가 있나 맞춰보고 있었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말이 되는지는 물론 모른다-_-)
Shot has been Fired : 첫느낌은 묘하게 나른한 듯 했으나 들을수록 매력적인 노래. 중간중간 '울림' 있는 기타 소리가 잘 어울린다. 제목 때문인지 전쟁, 국제분쟁, 팔레스타인...등등이 자꾸 떠오르고 더운 사막의 풍경이 그려지는 듯 했다. 베이스가 더 부각되어도 좋을 것 같다. 중간의 휴지는 관객들의 열광을 유도해내는 부분이겠지? 이번엔 첫 공연이라 다들 조용했지만ㅋ
Straight : 준석님 노래 중 가장 신나고, 깔끔하고, 명쾌하고, 노래 제목처럼 '직선적인' 느낌. 가사도 직설적이었으면 좋겠다. 잘 어울릴 듯!
I Don't Know : 도입부가 What about Love와 약간 비슷하다는 느낌이었다. 이 노래와 T94 같은 경우, 노래만 들으면 좋은데 유사한 타 싱글과의 차별점이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기분이 든다. 차라리 I Don't Know를 준석님이 부르시고 T94를 승열님이 부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 열 네 곡 모두 한 달 정도 준석님의 작업실에서 6-7번 만나 작업한 결과물들이라는데, 그정도밖에 안되는 시간에 이렇게 좋은 곡들이 와르르 쏟아졌다는 것이 신비롭게까지 느껴진다. 그만큼이나 오랫동안 유앤미블루라는 이름을 걸고 음악을 만들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음악을 만들었던 경험이 모여 예전보다 훨씬 다채롭고 깊이있는 유앤미블루가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하다. 첫날 첫곡을 들을 때부터 '아, 이승열도 아니고, 방준석도 아닌, 유앤미블루로구나'하는 느낌을 주었다면, 충분한 것 아니겠는가. 앞으로 어떻게 편곡되고 녹음될지 모르겠지만 공연 때 들은 대로만 결과물이 나온다면, 유앤미블루의 3집은 1, 2집을 뛰어넘어 유앤미블루 최고의 앨범이 되리라 감히 예상한다. 예전의 것이 가진 명성이나 아우라가 현재의 것을 가리게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가장 최근작을 대표작으로 만드는 모습을 두 분이 꾸준히 보여주시기를 바란다.
* 이번 공연을 보면서 새삼 '아, 이 오퐈들, 기타리스트였지!'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ㅎ 그동안 보컬리스트/싱어송라이터/영화음악가 등등의 틀로 두 분을 먼저 보았던 것 같다. 무대에 설 때도 리드기타를 맡았던 적은 거의 없으셨으니(준석님은 기타 세션도 하시곤 했으니 아니라 해도, 승열님같은 경우는 '1st 기타 이승열'이었던 적이 최근 몇 년 간 거의 없었던 듯 싶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통해 두 분의 열정적인 기타 연주를 맘껏 감상할 수 있었다. 두 분의 보컬만큼이나 빛나던 기타. 유앤미블루 음악의 주인공은 '목소리'가 아니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 앞으로 유앤미블루는 기타/보컬 방준석/이승열, 베이스 이경남, 키보드 전영호, 드럼 신동훈의 밴드 체제를 갖추고 무대에 서게 된다고 한다. 신동훈씨는 작년 12월 <기다림> 공연 때부터 승열오라버니와 호흡을 맞췄던, 익숙한 얼굴. 예술의전당 공연 때 드럼이 좀 약했다는 후기도 있었다고 하지만, 거정씨보다 정치형을 더 그리워했던(ㅋㅋ) 내게는 괜찮았었다. 너무 오바하지도 않고, 너무 주눅들지도 않고,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내는 느낌이 들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멤버라 생각한다. 이승열/방준석이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멋진 뮤지션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신동훈씨 개인에게도 매우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이경남씨(of 그린치즈)의 베이스가 부각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긴 한데, 유앤미블루의 두 프론트맨이 다 기타리스트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음악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시고, 가끔씩은 미성의 코러스까지 무리없이 소화해주시는 전영호씨는 뭐 두말할 필요도 없는 '유앤미블루 밴드 멤버'이고.
* 준석님이 부른 노래들이 더 대중적이라는 S언니의 말씀도 듣긴 했는데, 나에게는 승열님이 부른 노래들의 인상이 더 강하다. 승열님이 부른 노래들의 대부분이 초반에 강하게 지르는 노래들이라 그런가. 앨범의 색깔을 한방에 보여줄 수 있는 노래라면 What about Love를, '이건 정말 준석님 노래다' 싶은 걸로는 Low End를, '이건 정말 승열님 노래다' 싶은 걸로는 Shot has been fired를 꼽겠다. Low End를 승열님이 부르신다거나, Shot has been fired를 준석님이 부르신다거나 하는 장면은 상상이 안 된다; 다른 노래들 같은 경우엔 바꿔 부르시는 것도 대충 상상할 수 있겠는데 말이다. 그리고 Sun과 To You는...제목이 바뀐 것 같다는 느낌도 좀 든다. Sun에 To You라는 제목이 붙으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 물론 가사가 나와봐야 알겠지만ㅎ
* 두번째 날 준석님이 '앵콜의 가식'에 대해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설명해 주시기도 했지만ㅋ 이번에 앵콜을 하지 않았던 것이 나는 참 좋았다. 남들의 시선이 어떻든지 자신들의 주관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하는 두 분의 가식없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았고. 물론 아쉽긴 하다. 답례로서 앵콜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데 동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의례적이고 관습적이고 어차피 무대 위에 나올 거 들어가는 뮤지션에게나 기다리는 관객들에게나 '불꺼진 무대 앞에서 앵콜을 외치는 시간'이 조금은 뻘쭘한 시간처럼 느껴지는 적도 가끔 있는 터라-_- 한번에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그런 다음 깔끔하게 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고 의미있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의 '앵콜없는 공연'을 해도 좋겠다. 유앤미블루의 공연은 앵콜 없이 한방에 끝내주는 공연이라고 인식될 수 있도록.
* 그나저나 LIG아트홀은..................아아. 사실 3일 공연할 때는 그곳의 음향이 특별히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틀 쉬고 EBS에서 다시 들으니 '헉, 다르구나' 실감이 확. 나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베이스 소리도 잘 안들렸고 키보드는 좀 뭉개지는 느낌이었다. 직원들은 친절했으나, 단관을 신청하면 좌석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걸 사전에 공지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으음. 뭐 그래도 훈늉한 공연 기획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 언제나 내곁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1223, 유앤미블루 "The Moments" @섬유센터 이벤트홀 - 후기 [1] (0) | 2010.01.15 |
---|---|
090912-13, 유앤미블루 별모래라이브 <U&Me Blue> 둘째날 & 셋째날 후기 :) (2) | 2009.09.17 |
090911, 유앤미블루 별모래라이브 <U&Me Blue> 첫날 후기! (2) | 2009.09.12 |
090328, EBS 세음행 공방 - 승열오라버니 + Dream Machine (2) | 2009.04.05 |
090321-22, Waltz of Spring <이승열 콘서트> - 셋째날, 넷째날 후기 :D (8) | 2009.04.04 |
090319-20, Waltz of Spring <이승열 콘서트> - 첫날, 둘째날 후기! (4) | 2009.03.21 |
081228, [이승열] 시간의 끝 @섬유센터 이벤트홀 (0) | 2009.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