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 21:44ㆍ흐르는 강/이즈음에
지난주 향레코드에 다녀왔다. 꽤 오랜만이었다. 근처 가게들은 바뀌고 없어지고 새로 생기고 난리인데 향은 여전히 그 자리여서 좋았다. 향에서 CD들을 구경하다보면 항상 '이것도 갖고싶고 저것도 갖고싶은데 어쩌란 말이냐ㅠㅠ'라는 마음이 되어 곤란해지곤 하는데 이날은 잘 참고 마음먹었던 것들만 샀다. 마음먹었던 것들이 워낙 기대하고 기다렸던 것들이라 다른 데 눈이 돌아갈 틈이 없었던 듯ㅎ
원래대로라면 오소영언니 앨범을 9월말에 샀어야 했는데-_- 문샤 1집이 비슷한 시기에 나온다 하여 기다리고 있었더니 10월 초에 스왈로우 3집이 나온다 하여 '그래 조금만 더 기다리자' 하다가 스왈로우 앨범 발매일이 늦어져서...암튼 세 앨범을 같은 때 사게 됐다. 사실 스왈로우 3집 발매일은 10월 20일이었으니 그때 바로 세 앨범을 구매해야 했지만 베이루트의 <Gulag Orkestar> 앨범이 10월말에 수입된다 하여 '에이 이미 늦은거 좀더 기다리자' 하게 되었고 결국 베이루트의 <Gulag Orkestar>와 <The Flying Club Cup>과 스왈로우의 <IT>과 더문샤이너스의 <모험광백서>와 오소영언니의 <A Tempo>를 한꺼번에! 하하하하하.
이건 스왈로우 1, 2, 3집과 오소영언니의 1, 2집 인증샷 ㅋ
소영언니 앨범에는 이다오와 조정치의 이름이 많아 반가웠고(정치형의 기타는 역시나!!!! 흑흑흑흑흑) 문샤 앨범은 너무 귀여웠다. 귀에 꽃꽂은 차차의 모습과 손드럼님의 대두짤을 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언제나 그렇듯이 심금을 울리는 차차의 가사. <청춘의 빛>이나 <록큰롤 야만인> 같은 노래는 정말 가사만 봐도 미칠 것 같다!!! 미리 음반 보도자료를 통해 봤는데도 작사가 이름에서 '김연수'를 발견했을 땐 반갑고 신기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찌 이렇게 끼리끼리 친할까 뭐 이런 생각도 들고ㅎ
그러나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스왈로우 3집. 자켓 보고 '음 또 기용님은 얼굴을 보이지 않은 채 초점안맞는 사진 속에 숨어계시겠지' 생각했는데 오마이갓. 이렇게 비주얼로 승부하시려 하면 곤란하다. 안그러셔도 미남이신 거 잘 아는데(갑자기 왜 '미남이시네요'가 생각나는거냐). 이건 뭐 가사를 읽으려 해도 사진 때문에 집중이 안되어 '이러지 마셔요!' 하는 심정이 되어버리...컬컬컬. 농담 반 진담 반이다. 이전의 공연을 통해 미리 들어본 <Show>와 <두 사람>, <Hey You>의 가사를 뚫어져라 째려보며 내가 그 때 들은 게 이거 맞나? 맞춰 보느라 바빴다. <Show>의 한글 가사는 대충 다 맞게 들었는데 <두 사람>과 <Hey You>는 정말 막귀로 들었구나 싶었다. '거친 비바람 불어 꿈이 철거된 곳에'라니...아아 역시 멋지다ㅠㅠ 승열오라버니와 함께 신춘문예 응모를 적극 권해드리고 싶은 이기용님 브라보.
그래서, 최근 지르고 선물받은 씨디들은 다음과 같으니...
왼쪽 아래부터 반시계방향으로 오소영 2집, 베이루트 둘, 더문샤이너스, 스왈로우 3집, 그리고 더블에스오공일ㅋㅋㅋ
혼자 이질적인(ㅋㅋ) 더블에스오공일은, 직장에서 만나는 더블에스오공일 팬이 선물해준 것. 솔직히 말하면 지난번에 김현중과 박정민을 뺀 세 명이 낸 스페셜앨범도 선물받았었다ㅋㅋㅋㅋㅋㅋㅋ 내인생의 아이돌 앨범은 고등학생 때 산 젝키 스페셜 앨범의 카세트테이프가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조금 부끄럽지만 난 '너를 보내며'와 '커플'을 매우 좋아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젝키와 핑클 중 뭘 살까 하다가 산 거였다. 핑클도 은근히 좋아했었어서;) 더블에스오공일 앨범을 두 장이나 갖게 될 줄이야!! 그래도 뭐 샤이니(얘네는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노래도 듣기 싫다)나 슈퍼주니어(김희철만 좋다)보다는 얘네가 좋다. 이상하게 난 SM이 비호감이다, 항상.
어쨌든간...출혈은 컸지만 기분은 좋다. 올해 좋은 앨범이 참 많다. 시대가 우울할수록 명작이 쏟아진다는 서준호씨의 말은 역시 진리였던 듯. 연초 국카스텐부터 시작해서 서전음과 루네와 흐른과 오지은의 앨범들, 지선언니와 황보령밴드의 신작도 있었다. 앨범을 사진 않았지만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도 신선했고 아침과 생각의여름에도 관심이 간다. 루싸이트토끼 2집도 나왔더라. 시와무지개도 나왔고. 아마도이자람밴드와 한희정언니의 EP는 어쩌다보니 못 듣고 못 사고 지나갔는데 남은 올해 안에 듣게 되려나? 해오는 별 관심 없었는데 날이 추워지니까 이상하게 눈길이 가고. 무엇보다 남은 11월과 12월엔 유앤미블루와 허클베리핀이 나올테고!!!!!!!!!!!!!! 끼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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