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14, 이즈음에.
2010. 3. 14. 20:48ㆍ흐르는 강/이즈음에
* 2월 중순부터 슬슬 불기 시작한 '바쁨의 바람'이 '바쁨의 광풍'으로 변해버린 3월이다. 출근해서 일하고 야근하고 집에 오면 지쳐서 기절하듯 자고 또다시 일어나서 출근해서 일하고 야근하고 집에 오면 지쳐서 기절하듯 자고, 의 반복. 주중에 가질 수 없는 '지인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고 책도 좀 읽을 수 있으며 요즘 유일하게 챙겨 보는 TV프로그램인 프로젝트런웨이코리아2도 볼 수 있는(내가 꼽는 TOP3은 정고운, 최형욱, 정미영이고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최형욱, 두 번째는 김지혜, 세 번째는 정고운. 근데 우승은 정고운이 할 것 같다 우웅웅웅웅.......................)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한 주를 버틴다.
3월이 시작되고 엄청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겨우 3월 14일이라니, 한숨이 절로 난다. 아직도 3월이 반이나 남았어. 근데 4월이 된다고 해서 딱히 덜 바빠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더 바빠질 거다. 하지만 그 스텝에 익숙해져서, '댄스 댄스 댄스' 할 수 있게 되겠지. 암튼간 시간 참 안 간다. 대학원에 다닐 때까지는 1년에 1000km/h로 흐르던 시간이 직장 생활 하고 나서부터는 1km/h로 흘러가고 있다. 너무하는군.
*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예전에 들었는데, 요즘 정말 세상 좁다는 걸 실감한다. 같은 부서에 근무하게 된 회사 동료가 친한 친구의 고등학교 동창이고, 그 동료의 대학 친구는 내 친구와 3년 전 같은 직장에 근무했었다. 4년만에 연락을 주고받은 나의 고등학교 동창은 친한 대학 선배 언니의 고등학교 동창과 같은 직장에 다닌다 하고 오늘은 교회에 갔다가 작년 2/4분기까지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분이 사모님과 함께 앉아계신 모습을 목격하고 '헉' 하며 그분이 나를 알아보기 전에 바람처럼 자리를 피했다. 아 무서워.
종잇장같은 인간관계로 좁은 세상을 살고 있으니 또 언제 어디서 아는 사람을 만날지 알 수가 없는 일. 착하게 살아야겠다. 근데 쉽지가 않아ㅋㅋ
* 시와의 앨범을 샀고, 품절되었다가 리마스터링되어 재발매된 3호선버터플라이 3집을 질렀고, 대학 선배 언니에게 루시드 폴 사인앨범을 선물받았다. 마스터 키튼 13, 14권을 주문했고 한강의 신작도 함께 주문했다. 남은 3월은 이걸로 버틸 것이다. 더불어 작년부터 아껴 읽고 있는 <북쪽 거실>과 <세상의 끝 여자친구>를 계속 찔끔찔끔 읽으며 살아봐야지.
함께 아껴 읽던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오늘 드디어(!!!) 다 읽었고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공지영의 <도가니>는 한방에 다 읽어치워 버렸다. 공지영 책은 페이지가 참 빨리 넘어가서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잘 읽히는 책을 쓸 수 있는 것이나 사회적 이슈를 풀어낸 소설이 그만큼 팔릴 수 있게끔 쓸 수 있는 것 역시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나저나 요즘 나는 눈물이 왜이리 흔해졌는지, '약간의 문화적 감동'이나 '은혜로운 경험'만 있으면 눈물을 잘도 흘린다. 뭐 직장에서만 안 흘리면 되지 하고 생각하긴 하지만 가끔은 좀 난처하다. 으암.
27일엔 시와의 공연이 있고 오지은이 게스트로 나온다 한다. 꼭 보고 싶다. 숀 펜이 나오는 <밀크>도 보고 싶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셔터 아일랜드>도 보고 싶다(요즘 모 신문에서는 리어나르도 디캐프리오라고 쓰던데, 처음엔 누구랴? 했다가 헉 이거 '어우린쥐' 꼴 아냐, 하며 잠시 당황하였다).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보고 싶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보고 싶은 건 유앤미블루의 인터뷰가 실렸다는 아레나 옴므 플러스 3월호!!!! 화요일 배송 약속을 지키지 않기만 해봐라, 평생 yes24를 저주할 것이다ㅠㅠ
* 이 아래는 이철수님 홈페이지에 3월 4일자로 올라온 나뭇잎 편지. 마음 건사 잘 하는 한 주가 되기를.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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