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4. 11:44ㆍ흐르는 강/이즈음에
1.
시국이 하 어수선한데 내 쓸데없는 말들 더 붙여서 나라걱정 세상걱정 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하고 생각한다만, 그래도 이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실 의료진들+질병관리본부+행정부의 공무원들 모두 수고가 많으시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제도와 시스템을 아무리 잘 갖춰놓아도 그 제도와 시스템을 이용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그만큼 성숙해지지 못한다면 혼란을 막는 데 역부족일 수밖에 없음을 이번에도 목도하였고,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 같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특정한 누군가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워 문제를 덮어버리려 하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험한 행위인지 절감하며, 스스로를 다시 돌아본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어떤 누구의 탓'으로 돌려버리려 했던 적이 나에게는 없었나. 혹시라도 그것이 '내 책임이 아님'을 명백히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었나.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마음먹는다.
2.
이번주에 김사부가 끝난다!!!!! 아직 할 얘기 이만삼천다섯개 정도 남은 것 같은데…????? 싶지만, 그만큼 시즌3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이라고 믿는다ㅋㅋㅋㅋㅋ 왓쳐 시즌2도 빨리 보고 싶은데 어흑흑흑흑. 올해 여름에 왓쳐2, 올해 겨울에 김사부3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내 마음이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될 리 없다. 올해 겨울에라도 왓쳐2를 볼 수 있으면 진짜진짜 좋겠네. 인스타에 김사부 단체사진이 올라왔기에 그냥 올려본다.
왓쳐도 그렇고 김사부도 그렇고, 한석규아저씨 때문에 보는 드라마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서 아저씨 덕질을 시작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신비롭닼ㅋㅋㅋㅋ 내가 아저씨를 정말 기나긴 세월 동안 좋아해왔지만 나처럼 아저씨를 좋아하는 동년배를 만나본 적이 없었고 심지어 나보다 어린 사람들 중에서 아저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본 적이 없었는데 이게 무슨 일ㅋㅋㅋㅋㅋ 이것이 K-드라마의 힘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아저씨가 영화 출연을 간간이 하셨던 2000년대에(그러니까 쉬리 이후에) 드라마를 좀 하셨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 지금의 시점에서 아저씨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쉬리부터 이중간첩까지의 3년 정도, 이중간첩부터 소금인형까지의 2년 정도가 보통의 휴식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기다리던 영화가 엎어지고 찍던 영화가 엎어지는 일들이 계속되던 중이었으니까. 하지만 뭐 다 부질없는 생각이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이라도 아저씨의 멋짐이 더 많이많이 널리널리 세계 곳곳으로 알려지길 바랄 뿐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멋있으신 아저씨니까 아름다운 멜로도 해주시면 엄청 좋을 것 같고…이층의 악당 같은 것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그건 너무 코믹이니까 좀더 초록물고기(아 이건 좀 그런가) 아니면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걸로…아휴 8월의 크리스마스라니 생각만 해도 눈물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
최근에 이걸 선물받았는데(정확히는 내가 아닌 조카가).
기술의 진보야 모든 면에서 다 찾을 수 있겠지만 아이들 장난감을 볼 때도 정말ㅋㅋㅋㅋㅋ 놀랍기 그지없다. 이걸 좋은 세상이 된 걸로 퉁치기는 좀 찝찝하지만. 아이들 장난감이든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든 그냥 TV 프로그램이든을 볼때마다 젠더 감수성의 측면을 살펴보게 되는데, 처음에는 상어가족을 보면서도 참 답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뽀로로가 훨씬 답없기 때문에 그나마 상어가족이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은…하 진짜 루피와 패티가 눈밭에서 치마 입고 노는 거+요리해서 애들 먹이는 거 볼 때마다 성질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펭귄새키 네가 해먹으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최근에 직장 선배님이 보내주신 문장. 보고 감동받았다.
2014년이면 나도 트위터를 신나게 하고 있을 때니까 그리고 나는 황현산선생님을 팔로우하고 있었으니까 저 문장을 봤을지도 모르는데…다시 보니까 와닿는 바가 너무 많다. '지적질 작작 하고 나나 잘하자'가 삶의 모토 중 하나임에도 늘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려나.
늘 황현산선생님 책을 제대로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제대로 읽지 못했는뎈ㅋㅋㅋㅋ 올해는 나새끼 제발 좀 읽었으면 좋겠구나 얘야…새 책 그만 사고 있는 책을 열심히 읽었으면 하는 것이 2020년대의 나에게 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 (하지만 지난달에도 새 책을 다섯 권 또 샀다는 것이 함정)
5.
2주쯤 전에 정발산동에 있는 파르코디디오에 다녀왔다. 브런치와 피자 파스타 등등을 하는 이탈리안 식당. 블로그 등등에 워낙 칭찬글이 많아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진짜로 괜찮았다!!!!! 나중에 또 가봐도 괜찮겠군 하는 마음으로 블로그에 남겨놓음. 저동초등학교를 목표로 해서 가면 찾기 쉽다.
음식 사진 안 찍는 사람이라서 그런 건 없곸ㅋㅋㅋㅋ 파스타와 피자와 브런치를 골고루 먹었는데 모두다 맛있었다. 나는 먹는 데 별 기호가 없는 인간이라 어딜 갔다온 후에 '와 여기 다시 가봐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적이 거의 없는데 여기는 다시 가볼만하다고 생각했으므로 꽤 괜찮았다는 뜻. 그래도 사진이 너무 없으면 좀 그러니까; 파르코디디오 인스타에서 그날 먹었던 브런치 사진을 가져와봄.
혹시나 싶어서 명함도 하나 가져왔는데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아침 열시부터 밤 아홉시까지 영업하는데 열시부터 열한시까지는 예약을 할 수 있다. 세시부터 다섯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하니 까먹지 말자 내존재야.
6.
올해 첫 미분당. 열흘 전 출근했다가 직장에서 마지막으로 퇴근하면서(ㅠㅠㅠㅠㅠ)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쌀국수 개시. 나는 거의 점심 혹은 늦은 점심에 미분당을 찾았던 터라 이 시간에 가본 건 처음이었는데, 오후보다 손님이 더 많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때 가니까 고수가 없어서ㅠㅠㅠㅠㅠ 다음에는 그냥 낮에 가야겠다고 다짐함.
누군가 우연히 이 포스팅을 보고 일산 미분당을 찾을지도 모르니까 약도를 올려놓는다. 미분당 영업 잘되어서 오래오래 문 안닫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산사람들 미분당 계속 가주세요 하지만 너무 많이 가면 내가 기다려야 하니까 적당히 가주세요…
얼마 전에 보니까 동네에 계림원이 새로 생겼던데 봄 되기 전에 계림원 누릉지통닭(누룽지 아님)도 먹고 싶다. 하 집에 콕 박혀있으라고 하는데 다시 가고 싶은 곳들이 자꾸 여기저기 있어서 큰일…봄 되기 전에 트리아농도 가보고 싶었지만 그건 틀린 것 같다ㅠㅠㅠㅠㅠ
7.
직장 동료들이 그렇게 펭수 찬양을 해도 관심 없는 채 살아왔는데, 얼마 전 인스타에서 이 사진을 보고 처음으로 펭수에게 호감이 생겼다. 저 말 너무 마음에 든다. 올 한해 동안 잊지 말아야지.
그나저나 미 합중국 컬럼비아 특별구 워싱턴에서 오는 전화에 발신자 표시 좀 안하면 안되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글에서 오는 전화 받을 때마다 다 알면서도 깜짝깜짝=_=
'흐르는 강 > 이즈음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19 시대 6개월, (0) | 2020.06.13 |
---|---|
200326, 이즈음에. (0) | 2020.03.26 |
200323, 이즈음에. (0) | 2020.03.23 |
200208, 이즈음에. (0) | 2020.02.08 |
200122, 이즈음에. (0) | 2020.01.22 |
171205, 정말이지 뭘해도이모양이예요. (0) | 2017.12.05 |
2016년 겨울, 광화문. (0) | 2017.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