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3. 23:53ㆍ흐르는 강/이즈음에
1. 재택근무가 길어지고 있는 3월이다. 10년 내내 가지고 살아왔던 생활리듬, 즉 '3월 내내 미친 듯이 달리다가 4월이 되면 체력과 면역력이 함께 급감하며 앓아 누움'이 완전히 흐트러졌다. 뭔가 굉장히 늘어지는 느낌이고 원래 게으른 인간이 더 게을러진 느낌이다. 4월만 걱정되는 게 아니라 올해 전체가 걱정이다. 봄만 되면 타로를 다시 보는데(ㅠㅠ) 곧 다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이따위 소리를 속편하게 쓰고 자빠져 있을 때도 현장에서 격무에 시달리고 계시는 분들이 너무 많이 있을 것임을 안다. 그분들의 노고에 오늘도 감사한다.
2. 요즘은 김현정의 뉴스쇼의 댓꿀쇼를 자주 본다. 거의 매일 보는 것 같다. 4월 되면 보기 힘들겠지ㅠ 요즘 김현정의 뉴스쇼에 김민하시사아저씨가 나와서 좋다. 시사아저씨의 민하문구는 나의 그알싫 페이보릿 코너 중 하나다. 또다른 페이보릿 코너는 (유형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시사 아카데미. 시사 아카데미가 왜 재미없다고 하는지 나는 진짜 모르겠다. 그알싫의 프로그램 중 제일 알차고 유익하고 들으면서 '오 그렇지 오 그렇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코너 중 하나인데 대체 왜-_-????? 하지만 제일 좋은 게스트는 당연히!!!!! 정은정농축산인.
이 소리를 하려고 한 게 아니곸ㅋㅋㅋㅋ 오늘 댓꿀쇼에서 시사아저씨가 총선에 대한 얘기를 해주면서 정당 계보를 그려줬는데.
저기까지만 봐도 엉망진창이구만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이걸로 끝이 아니라서 이번 총선 때 비례대표 투표지가 1미터는 되겠다는 말들까지 보임…할말은 많지만 할 필요도 없는 것 같고 그저 절레절레절레절레일 뿐이다…………
3. 집 주위의 수많(지만 왠지 자주 가게 되지는 않은 것 같)은 카페들 중 올해 제일 자주 이용하는 건 빽다방인 듯. 작년까지만 해도 겨울에 먹는 딸기라떼는 딸기라떼답지 않다고 생각해(참 이상한 생각을 했군) 3월이 되어야 딸기라떼를 먹기 시작했었는데 2월에 너무 일을 열심히 한 관계로(?????) 올해는 일찍 딸기라떼를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빽다방 딸기라떼로 시작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게 됐곸ㅋㅋㅋㅋ 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딸기빽스치노를 먹어야겠다고 생각 중. 사라다빵(샐러드빵 ㄴㄴㄴㄴㄴ)은 항상 맛있고 소세지빵은 아직 먹어보지 않았는데 옥수수가 꽤 공격적이다. 내 취향은 아무래도 사라다빵>>>>>소세지빵.
컵스프는 동생이 먹고 싶다고 해서 감자스프로 사다줬는데 생각보다 괜찮다고 했음. 근데 뭐 스프야 당연히 맛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듦; 그나저나 큰마들렌 먹어보고 싶은데 아직 먹어보지 못함. 바질 쿠키 오리지널 다 먹어보고 싶다. 맛있으면 선물도 하고 싶다하하하하하. 근데 선물하러 가는 길도 험난하여 마음이 슬프다 흑흑흑흑흑.
4. 최근에 직장 업무 관련한 일로 인간의 죄악과 범죄/ 인식의 한계/ 집단 내 폭력 및 뇌과학 관련 책들과 유튜브 강의 등등을 좀 찾아보다가 인간에 대한 환멸의 수위가 매우 높아져 삶의 고통이 가중되었던 와중에(안그래도 작년부터 이어진 n번방+올해초부터 심해진 신천지 때문에 환멸이 쌓여가고 있던 참이었음) 우연히 EBS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김경일교수님이라는 분의 강의를 보았다. 사실 이분은 뇌과학자가 아니라 인지심리학자이지만ㅋㅋㅋㅋㅋ
이분 강의 중 인상깊었던 건 '성격'에 대한 내용이었다. 심리학에서는 자꾸 사람을 바꾸라고 하고 성격을 바꾸라고 하는데 성격은 태중에 있을 때 많은 부분이 결정되기 때문에(이런 게 환멸 높아지는 부분) 바꿀 수 없는 것. 즉 성격은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는 그래 인간 정말 악한 존재 폭력이나 저지르는 존재 아무리 안다고 하고 알려고 해봤자 한계 많은 존재…싶어 고통이 깊어졌는데, '성격은 바꿀 수 없어도 성품은 바꿀 수 있다.'라고 매우 확신에 찬 어조로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읭????? 하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성격'과 '성품'의 의미상 차이가 알고 싶어져 검색을 좀더 해봤는데(대중 강연을 매우 많이 하시는 분이신 듯했음), '성격'이 낙천적이다/ 비관적이다 같은 것을 가리킨다면 '성품'은 '성격'에 '이타성'이 결합된 것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 대신 이타성을 발휘하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여기시는 듯했음. 약간 모호하다는 느낌이 들긴 해서 관련된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만, 끝없이 비관하기에 낙관하는 것처럼 보이는 내게는 귀에 잘 들어오는 말이었다.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의 나를 보면 그냥 '비관으로 낙관하고 낙관으로 비관하는' 사람 같음ㅋㅋㅋㅋㅋ ㅠㅠ
또 이런저런 영상을 타고 가다가 송민령 뇌과학자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는데, 그분의 강의도 인상깊어서 신문에 기고한 글을 찾아보고 있다. 이거 좀 쌉소리지만 카이스트는 역시 뭔가 멋져…싶은 기분. 수학적·과학적으로 무식하기 짝이 없는 문과 인간에게 과학고-카이스트 테크트리는 여전한 동경의 대상인가 보다. 서울대생보다 카이스트 유니스트 지스트 등등의 과학천재 수학천재가 더 멋있어 보이는 뭐 그런 거…
송민령 뇌과학자의 책도 좀 찾아읽어봐야겠다. 영상을 보든 팟캐스트를 듣든 오디오클립을 듣든 칼럼글을 찾아읽든 결국 마지막에 도달하는 지점은 그 사람의 '책'이라는 것도 참 묘함. 검색하다가 송민령 뇌과학자님의 브런치를 찾았는데 이것도 링크를 걸어둬야겠다. 나중에 읽어봐야지. 바로 "여기".
5. 어제 포스팅했던 n번방 관련 청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가 온 세계를 휩쓸더라도 이 n번방 사건은 절대로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제 대통령이 'n번방 회원 전원 조사 및 가해자 엄벌'을 지시해서 정말이지 아주아주 오랜만에 마음이 훈훈해졌음…승열오라버니 아닌 일로 1분 이상 마음이 훈훈해지는 경우는 내게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오늘 댓꿀쇼에서 n번방 얘기도 나왔었는데 자세한 가/피해 내용을 적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가해자들, '적극적 가담자들'에 대한 내용은 포스팅해놓고 싶다.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이 아래 메시지는 인스타의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촉구시위 계정(instagram.com/nbun_out)에서 담아옴. 갓갓이 반드시 잡히길 오늘도 기원하며 잠들 것이다. 갓갓과 박사와 와치맨뿐만 아니라 26만명 전원 다 OUT. 이 세계에서 부디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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