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2. 00:12ㆍ흐르는 강/이즈음에
올해는 일기 혹은 주기(-_-?) 대부분은 월기(-_-!!) 같은 느낌으로 근황글을 자주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3주가 지나는 동안 한 번도 못 썼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면 휴가도 끝나는데 그래도 끝나기 전에 써야 하지 않을까 해서 최근 3주간의 근황을 써봄. 사실 거의 사진 중심의 글이 되겠지만 ;ㅅ;
* 새해 첫날 그러니까 2020년 1월 1일에 주전장을 봤다. 작년에 김복동(영화) 보러 인디스페이스 갔을 때 팸플릿을 보고 와 이거 재밌겠다고 생각만 했을 뿐 보러 가진 못했었는데 sbs에서 정초부터 이걸 해준다고 하기에 얼씨구나 좋다 하고 봤다. 작년에 그알싫의 민하문구에서 일본 현대 정치사와 관련된 얘기를 여러번 해줘서 매우 재미있게 들었었다. 김민하씨는 맨날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하지만 정말 박식하다. 늘 방송 들으며 많이 배움. 관련 방송 링크는 아래. (참고로 나의 그알싫 게스트 베스트3은 김민하씨, 조성주소장님, 정은정농축산인님이닼ㅋㅋㅋㅋ)
312a. 민하문구:일본의 새 연호와 종전전후사
312b. 민하문구:우경화되어가는 자민당 현대사
327a. 민하문구:오늘까지의 韓日갈등
329a. 민하문구:허약체질 일본 야당사(上)
330a. 민하문구:허약체질 일본 야당사(下)
주전장은 기대보다 더 재미있었는데 무엇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한 민족 대 민족 갈등으로 다루지 않고 현대 일본의 군국주의 및 신권정치(세상에나) 부활과 연관지어 보여주었다는 게 좋았다. '일본이 우리 괴롭혔는데도 사과 안해요 엉엉엉' 같은 자세나 '일본놈들 중에 아무도 사과 안했어 다나쁜놈들이야ㅠㅠ' 같은 사고방식이 얼마나 위험하고 단편적인 것인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라 교육용으로 아주 유용할 것 같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민족주의적인 입장에서 사고하는 사람들을 보면 늘 경계되고 걱정되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한국인이 피해자인 사건이든 가해자인 사건이든 '우리 나라'라는 차원을 떠나 보편적인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다시 들었다.
네티즌님 방송(of 그알싫)에서 다뤄졌던 스기타 미오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흥미로웠는데 그 흥미와는 별개로 스기타 미오는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ㅋㅋㅋㅋ 말하는 걸 보는데 아주 속이 답답했음-_- 그래서 주전장 다 본 다음에 네티즌님 방송도 다시 듣고 민하문구도 다시 듣고 그랬다. 네티즌님 방송 링크는 아래에.
339a. 국민의 생산성에 관한 스기타 미오의 기묘한 기고문(1/2)
339b. 국민의 생산성에 관한 스기타 미오의 기묘한 기고문(2/2)
그리고 운좋게도 지난주에는 이 책을 읽었다. 한홍구&이영채 공저,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제목부터 이미 재미있어서 안 읽을 수가 없었음ㅋㅋㅋㅋㅋ 한홍구선생 책이 보통 그렇듯이(물론 나만의 감상일 수도 있음) 이 책 역시 엄청나게 많은 지식들이 페이지 한 장 넘길 때마다 챠르르륵 지나가는 책이라 무식한 나는 '아아 또 아무렇지도 않게 수많은 사실들을 바람처럼 스쳐보냈어ㅠㅠㅠㅠ'하고 슬퍼하며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술술 읽혔다. 강연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 가독성이 엄청 높음. 배경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지식과 지식 간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어쨌든 안 읽는 것보다는 읽는 게 훨씬 나은 책. 특히 일본의 신토 정치와 관련된 부분-그러니까 야스쿠니 신사를 중심으로 메이지유신 시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재 일본 슈퍼울트라우익들에 대한 내용은 일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부분도 매우 인상 깊었다. 이런 내용은 정말로 처음 접해본 것 같음. 역시 사람은 죽기 전까지 배워야해…
* 1월 초에는 계속 밀린 업무들을 하느라 너무 바빴다. 사실은 지금도 미친듯이 하고 있는 중이어야 하는데 너무 지긋지긋해서 지난주부터 이번주초까지는 배째라 기분으로 휴업상태ㅋㅋㅋㅋ 설 연휴 때 미친듯이 해야 할 것이다=_= 업무의 일환으로 지난주까지 나름 열심히 책을 읽긴 했지만 원래 세운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과도한 목표를 세우고 지키지 못하는 것 이거시 인생…
* 1월 초에 EBS 오랜만에 가봤다가 깜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펭수 쟤가 산타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펭수 주변이 휑했었는데 진짜 사람(아니지) 존재의 흥망성쇠는 모를 일이다.
* 분명히 내가 아는 '봄의 제철과일'은 딸기였는데 언제부턴가 딸기가 겨울 제철과일로 바뀐 듯한 느낌. 봄이 왔구나 싶을 때면 딸기라떼를 주구장창 먹어주곤 하는데 올해는 1월 10일에 올해의 첫 딸기라떼를 개시했다. 그리고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쿠캣의 딸기찹쌀떡도 주문해봤다. 선물도 할 겸.
사실 딸기찹쌀떡과 녹차찹쌀떡을 함께 샀는데 딸기찹쌀떡이 나는 더 좋았음. 녹차찹쌀떡은 기대보다 덜 맛있었고 딸기찹쌀떡은 기대보다 맛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둘을 같이 사지 않고 딸기만 사게 될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이번달에 이래저래 떡을 여러번 샀네…내가 늙어가고 있는 동안 조카가 성장하여(!) 두 돌을 맞았다. sns 따위에 '아이 사진'을 올리는 것은 너무 싫은 일이지만 조카가 얼마나 컸는지는 기억하고 싶으니까 얼굴을 가리고 한 장만 올려본다. 강조하고 싶은 건 '이제 드디어 나비다리(요즘은 '아빠다리'라고 하지 않는다더라)를 할 수 있는 만큼의 성장에 도달했다'는 것이므로 다른 건 다 됐고 저 나비다리 한 사진만…
아이 보는 데 영 소질이 없(는 줄 알았)던 나이지만 그래도 재작년과 작년에는 세컨잡이 이모였으므로 이번 휴가 때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색점토라고 해야 하나 그냥 클레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간 그걸 동생이 왕창 사서 세상 쓸모없는 것들을 만들며 논다. 동생은 손재주가 좋은데 나는 망손이라ㅋㅋㅋㅋ 동생이 보기 좋은 것들을 만들어놓으면 내가 엉망진창인 것들을 옆에 늘어놓는 식. 어쨌든간 조카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고 조카가 살 세상은 내가 살아온 세상보다 더 나은 곳이었으면 좋겠다. 더 나은 곳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나에게도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어른의 삶(-_-). 지난주에는 두 돌 맞이 생일떡을 해주었고 조카 대신 어른들이 먹고 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와중에 청년떡집(쿠캣마트와 시루아네에 이은 세 번째 떡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직장 근처에 매장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주에 다녀왔었다. 거기는 티라미슈크림떡이라든지 로투스비스코프크림떡같이 좀 묘한 떡들이 많아서;; 매장 가서 한번 볼까? 하고 갔었는데 정작 떡보다 더 인상 깊게 본 건 저 사진찍고 있는 대형인형. 너무 귀여워가지고ㅠㅠㅠ
나는 주중 오후에 다녀온 거라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주말에는 사람 미어터지게 많을 것 같은 예감. 1층은 다 식당이었고 2층에는 떡집과 락앤락샵과 또 뭔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 뭐 올해도 현재의 직장에 계속 있을 예정이니 또 가볼 일이 있겠지. 그때는 가장 궁금하고 의심스러운(;;) 로투스비스코프크림떡을 한봉지만 사와볼까 싶다. 한박스는 위험하므로 ㄴㄴㄴㄴ
* 동네 도서관엘 오랜만에 갔더니 책 소독 기계가 들어와있었다. 우왕 신기해. 신나가지고(-_-????) 가지고 있던 책들을 모두 다 소독함. 30초만 하라고 했지만 1분 30초씩 돌렸다. 직장에도 이거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 지난주에 천용성씨 공연을 보러 재미공작소에 다녀왔다. 그 전에 재미공작소에서 금정연서평가가 책 벼룩시장을 연다는 소식을 SNS에서 봤었지만 집이 제일 좋은 나는 역시 가지 않았다. 그런데 금정연서평가님이 무료로 배포하신다는 문예지들이 공연장 옆 선반에 좌르륵 놓여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뒤적뒤적거려봤고 김연수소설가님의 대담이 들어가 있는 문예중앙 한 권, 김연수소설가님의 단편이 실려 있는 문학동네 한 권,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소녀문학 한 권을 골랐다. (더이상은 무거워서 가져갈 수가 없었다ㅠㅠ) 예전의 문예중앙에서 황현산님의 이름을 발견하고 묘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재미공작소 들어갈 때 이 설문지 내고 가라고 주셨는데 문예지 뒤져보느라 정신없어서 못 내고 왔네; 죄송합니다(__) 재미공작소 볼펜 잘 받았어요!
* 그나저나 얼마 전 잘 안쓰던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했더니 개인정보 때문에 전화 걸거나 문자 받으래섴ㅋㅋㅋㅋㅋ 별 생각 없이 전화 받는 거 선택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걸려온 전화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이 저렇게까지 발신자가 떠야 하는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그냥 외국 번호라고만 나왔던 거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워싱턴에서도 비밀번호 때문에 전화가 걸려오는 2020년이라니 원더키디는 나오지 않았지만 원더키디를 상상했던 1980년대말과 엄청나게 달라지긴 한 것 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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