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 02:13ㆍ흐르는 강/흘러가는
원래 내 계획은 새해 전날 집회에 가서 내란수괴를 열심히 규탄하다 연초를 맞이하는 것이었지만 안타까운 참사로ㅠㅠ 집회가 취소되었기에, 2024년 마지막날 야근을 했고(이상한 결론이라고 생각은 한다)
2024년 마지막 퇴근길이야...일년간 열심히 살아온 나 고생했으니까 빵빠레...하며 빵빠레 초코맛을 사먹었다. 원래 아이스크림은 겨울에 먹는 거니까요.
그리고 아직 문닫지 않은 다이소에 들러(늘 감사합니다 다이소 직원분들ㅠㅠㅠㅠㅠ) 집회 때 응원봉 대신 들고갈 '빛나는 돼지'를 만들 준비를 했다. 원래 들고 다니던 응원봉 비슷한 시위봉이 있었는데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집회 때 땅에 떨어뜨렸다가 고장내 버렸다ㅠㅠ
다음 집회 때는 못들고가겠구나 흑흑 이렇게 된 김에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손전등 품은 돼지'를 만들어볼까...하다가 그보다 좀더 예쁜 불빛이 나왔으면 좋겠어서 이것저것 검색해본 끝에 준비물을 마련하고 이리저리 만들어보기 시작.
건전지를 제외한 모든 물건은 다이소에서 구입했는데 리스트업하면
1) 투명 돼지저금통 큰거 (500원짜리 말고 1000원짜리임)
2) 메모 가능 아크릴 LED 스탠드형 (1000원)
3) LED 와이어전구 100구짜리 (2000원)
4) 블랙보드마카 형광노랑과 형광주황 (1500원짜리 두개)
5) 자동차 반사 스티커 (1000원)
우선 돼지저금통. 보통 500원짜리 작은 건 많아도 1000원짜리 큰 건 별로 없던데 풍동점엔 둘 다 있기에 옳거니 하고 큰걸로 삼. 분홍색도 있는데 형광노랑이 역시 귀엽다. 아크릴 LED 스탠드형은 온라인 다이소몰에서 계속 품절이었고 원마운트나 홈플러스점에는 없었는데 위시티점에는 많이 있었다 헐. 냉큼 집어옴. 전구가 제일 고민이었는데...와이어전구가 나을지 최근에 나온 튜브형전구가 나올지 계속 고민하다가 우선 와이어전구 써보고 별로면 튜브형 다시 사야지 하고 와이어 집어옴. 사진에 빠져 있는 자동차 반사 스티커는 돼지 위에 '탄핵'이나 '파면' 같은 말 오려붙이려고 샀다. 원래는 그냥 검은 테이프 사서 붙이려고 했는데 이왕이면 빛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었음.
그리고 위에는 빠져 있지만 집회 때 피켓 자석으로 붙여서 들고 있거나 피켓 대신 들고 있을 생각으로 2000원짜리 가벼운 블랙보드도 하나 샀다. 그런 다음
아크릴 LED 스탠드에는 내가 쓰고 싶은 말을 썼고(아나 원래 사형 반대하는 사람인데 자꾸 찬성하고 싶어지게 만드네...) 아크릴 지름 정도의 길이로 돼지의 배를 조심스럽게 갈랐다. 와이어전구를 한번 쫙 풀었다가 다시 감아서 돼지 뱃속에 조심조심 집어넣은 다음(중간에 끊기는 거 아닌가 싶어 조심조심함) 아크릴 LED를 돼지 뱃속에 집어넣었고 건전지를 넣었다. 그리고 '탄핵'은 아무래도 좀 어렵다 싶어 '파면'을 자동차 반사 스티커로 만들어가지고 돼지 몸에 붙임.
그리고 나서 와이어전구랑 아크릴 스탠드의 불을 켰더니! 아주 반짝반짝하면서 색깔도 예쁜 것이 매우매우 마음에 드는 것이다하하하하하. 심지어 돼지가 귀엽기도 귀여움. 빨리 이 친구 데리고 집회 가고 싶어서 몸이 들썩들썩할 지경이지만 오늘은 추모의 마음으로 고요하고 차분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기 위해서는 내란수괴가 좀 협조해줘야 할텐데 과연 그럴까 의심스럽긴 하다)고, 주말이 되면 또 나가야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기록하고 더 많이 기억해보고 싶다. 잘해보자 나자신아. 올한해 너무 겁먹지 말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믿으면서 흘러가길. 세상도 부디 작년보다 더 나아지길. 언제나 피스앤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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