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05, 이즈음에.

2025. 4. 5. 08:40흐르는 강/이즈음에

내란수괴 탄핵되자마자 머릿속에 뿅하고 떠올랐던 짤.

 

 

지난 겨울부터 4월 4일 11시 22분까지ㅠㅠ 저 순간을 위해 버텨왔구나ㅠㅠ 싶어서 감격스러웠다. 문형배재판관님이 결정문 읽어주시는 동영상 돌려 보는데 진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소리내서 울었음. 올해 나의 타로가 컵8 카드인데, 왜이렇게 버리고 싶은 것이 안 버려지는 것이냐😫 하며 괴로웠었단 말이다. 어흑흑.

 

이젠 버리고 간다 내 갈길로......

 

탄핵이 되고 났더니 이제야 꽃도 보인다. 올해 유독 벚꽃도 늦게 피는 기분이었어. 탄핵 되기 전까지 봄도 안 오는 것 같았다.

 

탄핵될 줄 알고 3월 중순에 패딩 다 세탁했는데ㅠㅠ 3월까지 이렇게 눈이 올 일이냐고요ㅠㅠ

 

이제는 봄이다.

 

탄핵 전에 찍은 목련 몽우리와 탄핵 후 퇴근길에 찍은, 꽃🌸

 

3월에도 집회를 가고 싶었는데, 직장일이 너무 바빠져가지고 못 갔다. 계속 야근하면서ㅠㅠ 직장에서 매일 속만 태우고 있었다. 할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내란수괴는 계속 날뛰니 정말 돌아버리겠어서 어느날은 늦은 저녁 퇴근길에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속이 답답해서 매운 떡볶이라도 먹어야겠더라.

 

늘 앞으로 왔다갔다만 했던 떡볶이집. 이날도 원래 마라탕 먹을 생각이었는데 직장 근처에 마라탕집이 없어서ㅋㅋㅋ 국물떡볶이 먹었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3월 마지막 집회는 다녀왔었다. 신기하게도 집회에 다녀오고 나니 뭔가 꽉꽉 막혀 있던 일들이 좀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대망의 4월 4일을 하루 앞둔 4월 3일, 직장일을 일찌감치 끝내고 경복궁으로 향했다.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하지만 도저히 안 갈 수가 없다는 심정이었다. 12월 3일부터 4개월 동안 내가 버틸 수 있게 해 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 곳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해가 지기 전 경복궁 앞에 도착하니, 반가운 깃발들이 보였다.
맛있는 걸 먹고 마지막 집회에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파파이스에 감. 코울슬로와 씨그램을 함께 먹음. 나름 건강식ㅋㅋㅋㅋㅋㅋㅋ
이날 가장 눈에 띈 깃발ㅋㅋㅋ 그리고 마지막 피켓. 이 피켓의 포인트는 단연 "즉각"이다. 그냥 파면 말고, 즉각 파면하라고요 즉각.

 

이날은 피켓 영상을 많이 찍었다. 언제 이 피켓들을 다시 보게 될지 모르니까. 그동안 내가 버티게 도와줬던 이 깃발들을 많이 기억하고 싶었다. 잊지 않고 싶었다. 그래서 많이 눈에 담았고, 핸드폰 속에도 많이 담았다.

 

 

이날 집회에서 김민석최고위원과 용혜원의원이 발언을 했는데 용혜원의원은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았고(이미 걸렸는지도) 김민석최고위원은 연륜다운 연설을 했다. 그리고 10회부터는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집회 2부가 시작됐는데 끝까지 볼 수는 없어서ㅠㅠ 바닥에 침낭을 깔고 밤샘 준비를 이미 마치신 분들을 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ㅠㅠ 그분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양경수위원장님 발언을 열심히 듣고.

 

 

그리고 여러 분들이 걸어놓으신 리본을 쭉 훑어보았다. 다른 분들이 적으신 문구가 모두 다 내 마음이어서 나는 굳이 새로 걸지 않았음.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리본과 세월호 추모의 의미를 담은 리본이 여기저기 눈에 보여 마음이 찡했다.

 

이렇게 기다려줬는데 만장일치 파면이 양심이다. 진짜 안그럴 수 없다.

 

돌아오는 길에 울려퍼지던 소리. 저걸 들으며 밤을 새우고 싶은 심정이었지만...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나란 존재......생활인 그리고 소시민ㅠㅠ 흑흑흑ㅠㅠㅠㅠ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가 막 생각나고 그랬다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탄핵 탄핵 내란수괴 탄핵.

 

 

겨울에 선물받은 새 백팩을 아직 개시하지 못했다. 탄핵 정국과 이 쨍한 녹색이 영 어울리지 않아서, 탄핵이 된 다음에 메야겠다고 생각했다. 탄핵이 인용됐다고 바로 새로운 세상에 오지는 않겠지만, 늘 경험했듯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으면 좋겠다. 광장을 가득 채웠던 이들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들의 수고와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앞으로의 세상이 증명해줬으면 좋겠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바로 이 백팩 :) 진짜 봄다운 봄이 오면, 개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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