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225, 이즈음에

2025. 2. 25. 18:06흐르는 강/이즈음에

2월의 근황글도 역시 집회 이야기ㅋㅋㅋㅋㅋ 오늘 지긋지긋했던 내란수괴 헌법재판소 출석이 드디어 끝났으므로(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2024년 12월부터의 집회를 정리해볼 것임.
 
 
충격적이었던 123 친위쿠데타 주간, 첫 탄핵투표 전날이었던 12월 6일이 그해 첫 집회 출석이었다. 그다음날 당연히 또 갔고, 그다음주 금요일=이승환 공연 있던 날 또 갔고, 탄핵 가결됐던 날=오라버니 음감회 있던 날 또 여의도에 갔었다. 매일 가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었고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기쁜 마음이었다. 하지만 말이 해피엔딩이지 이것은 뭐랄까 시즌2의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란수괴 및 내란공범들의 온갖 쌉소리와 파시스트들의 준동이 이어지기 시작한 12월 중순 이후 처음 간 집회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의 '다시만들세계' 집회. 거기서 하림님 공연을 보고 정말 오랜만에 행진을 했다. 사실 나는 집회의 꽃이 행진이라고 생각하며 집회보다 행진을 더 좋아함ㅋㅋㅋㅋㅋㅋ 구호를 외치면서 차도를 걸을 때의 해방감 같은 게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회 후 행진을 해봤던 대학 시절 메이데이 집회 때의 '와 기분 너무 좋아'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음ㅋㅋㅋㅋㅋㅋ 이렇게 2024년 굿바이.
 

12월 24일날 집회 간다고 했더니 직장에서 챙겨주신 핫팩들 흑흑. 저때 쓰던 응원봉은 망가져버렸다 흑흑.

 
 
2025년 첫 집회는 한남동으로 갔었다. 그 사이에 남태령엘 못 가본 것과 한남동에서 밤을 새우지 못한 게 아직까지도 아쉽다. 남태령 주간에는 출장을 가느라고 빠졌고 한남동 주간에는 몸상태가 안좋아가지고ㅠㅠㅠㅠㅠ 그때 자리를 지켜주신 수많은 분들께 아직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
 
1월 11일에는 다시 경복궁으로 가서 6차 범시민대행진 출석. 임종린지회장님 발언도 듣고(성덕의 마음) 여러 공연도 즐겁게 봤었다. 이후로 여러 공연들을 봤지만 이날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스카웨이커스 공연은 즐거웠고 조성일님 공연은 투쟁의 기운을 높여주었고 옥상달빛 공연은 너무 감동적이었기 때문ㅠㅠㅠㅠ 윤주씨의 목소리 듣는데 눈물이 안 날 수가 없었다고요ㅠㅠㅠㅠㅠㅠㅠ 그날 박민주님의 지도에 맞춰 행진하고 양경수위원장님 발언 들으며 박수쳤던 기억도 여전히 생생하다. 그래 이날 집회 참 좋았어ㅠㅠㅠㅠㅠ
 

 
1월 15일 드디어 내란수괴가 체포되었고!!!!! 자축하는 기분으로 녹사평역에서 열린 집회엘 갔다. 그날 권수정님 발언 들은 것도 좋았고 권수정님 노래 들은 것도 너무 좋았고 황인찬시인님 낭독 들었던 것도 너무너무 좋았다. 이날 집회도 참 좋았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딱 한달 후인 1월 25일 다시 또 경복궁으로 가서 8차 범시민대행진 다녀옴. 이날 직장 들렀다 가느라고 좀 늦어가지고 예람님 공연은 못 봤다. 도착했을 때 양반들이 공연하고 있었지 흑흑. 그래도 최삼님 너무 멋있으셨고 요조님 공연도 잘 봤었다. 로큰롤라디오 보면서 역시 로큰롤라디오 좋다는 생각도 하고 줄드 생각도 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이새끼야' 깃발을 처음 봤고 이새끼야 깃발은 그이후로 나의 웃음버튼이 되었음. 다들 정대만 깃발을 좋아하지만 나의 페이보릿은 에이스(를 비롯한 모든 레인보우 깃발들)/ 이새끼야/ Esibal 깃발이다ㅋㅋㅋㅋㅋㅋㅋ
 
이날 박민주님이 타신 트럭 따라 행진했던 것도 좋았다. 박민주님 진행 너무 잘하셔가지고ㅠㅠ 집회를 하실 때도 분위기를 잘살리시지만 행진을 할 때도 기개가 남다르심. 박민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행진하면 왠지 더 기운이 난다. (그래서 행진할 때면 박민주님 목소리를 찾아가곤 함...)
 

 

2월의 첫날도 토요일이니까 집회. 이날은 설날 주간이라서 두번째날과 소리꾼 오단해씨가 공연하시기도 했다. 집회 진행하시는 분도 한복을 입으셔서 신기하기도 했다ㅋㅋㅋㅋ 솔루션스 공연도 있었지만 두번째날 공연이 훨씬 기억에 남음. 집회 끝난 후에는 에이스 깃발을 따라 페미존에서 행진했다. 이날 미세먼지 엄청 안좋은 날이었고 설날 주간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참가자들이 적은 것 같다는 느낌이어서 조금 의기소침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집회 끝난 후 지치지 말고 끝까지 가자는 집회 후기들이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인스타에 올라와 있어 다시 기운을 냈었다. 근데 진짜 나는 추운 것보다 미세먼지가 더 싫음ㅠㅠㅠㅠ 목아프다고요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승열오라버니 생일인 2월 15일, 오빠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11차 범시민대행진 출석. 무대 바로 옆에 세워진 백기완선생의 구조물이 공연만큼이나 인상 깊었다. 물론 단편선 순간들의 공연은 참 좋았고. 내란수괴 파면되고 대선 끝나서 지금보다 좀 정리되는 분위기가 되면(물론 한편으로는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하겠지만) 단편선 순간들 공연 보러 가고 싶다 흑흑흑.
 

 
 
이날이 세종호텔로 행진했던 날인데, 별 생각 없이 세종호텔 검색을 하다가 이날 행진에 대해 비난하는 여론도 온라인에 있는 걸 보고 좀 당황했었다...만 같은 자리에 모여 있다고 해도 서로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으음. 하지만 나에게 이번 겨울 집회의 공간은 '투쟁과는 별 상관 없는 삶을 살아왔던 시민들'이 전봉준 전장연 투쟁에 연대하고 여러 노동자분들과 이주노동자분들과 외국인분들과 성소수자분들의 목소리에 연대하는 장으로서 의미 있는 곳이었던지라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애니웨이,
 
고진수노동자님의 고공농성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나는 지난주 12차 범시민대행진 때도 세종호텔까지 행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분이 서 계신 곳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ㅠㅠ 세종호텔은 해고노동자들을 복직 조치하라 정리해고 철회하라 하루빨리 철회하라 지금당장 철회하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진 출처: 한겨레21. 고진수노동자님 승리하세요 꼭ㅠㅠㅠㅠㅠㅠㅠ
이것도 역시 한겨레21에 실린 사진들. 왼쪽 사진도 아찔한데 오른쪽 사진을 보면 마음이 더 아프다ㅠㅠ 이렇게 좁은 곳에서 투쟁하고 계심ㅠㅠㅠㅠ

 
 
지난주 집회 때는 정말 아름다운 집회 굿즈들을 너무 많이 받았다ㅠㅠ 감사한 마음으로 귀가해 한자리에 모아놓고 감사한 마음으로 한국여성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배달/집배/택배노동자분들의 노동환경개선과 한국에 오신 난민분들의 지위 보장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조합원분들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분들의 투쟁 승리를 기원하였다ㅠㅠ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분들과 416재단분들도 늘 응원합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집회 시작한 후 어떤 중년 이상의 남성분께서 카트에 초코바를 가득 싣고 오셔서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나눠주셨다. 나는 트윅스를 받았고 나중에는 자유시간을 나눠주셨다. 말도 한 마디 안 하시고 고맙다는 인사도 잘 안 받으시고 마치 그날 받은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처럼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초코바를 나눠주셨는데 너무 감사했다ㅠㅠ 그 자리에서 먹을 수가 없어가지고 그대로 들고 왔다. 감사드려요.
 

이렇게 알록달록하고 예쁘다!

 
집회 자리에 도착하자마자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는 스티커를 나눠주셔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몇개 더 받고 싶어서 페미부스를 찾아다녔는데 못찾음. 다음 집회 때 다시 레인보우존을 찾아봐야지.
 
나머지 집회 굿즈들은 부스 돌면서 받았다. 다. 핀뱃지를 원래 좋아하는데 '윤석열 탄핵' '윤석열 파면' '내란세력 척결'이라는 말들도 좋았지만 '우리의 무기 단결 투쟁'이라는 문구가 너무너무 좋아서 '저 하나 더 가져도 되나요ㅠㅠ'하고 하나 더 집어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조합원분들 감사합니다.
 

 
 
노란리본과 보라리본은 매번 한두개씩 받아온다. 제가 가진 모든 가방에 다 달아야 하니까요ㅋㅋㅋㅋ 보통은 자그마한 리본을 나눠주시는데 이태원참사시민대책위원회 분들이 부스 철수 준비를 하고 계실 때 그 앞을 지나갔더니 보통의 리본보다 두 배는 큰 리본을 주셨다! (크기 비교해보려고 USB랑 같이 찍어봄ㅋㅋㅋㅋㅋ) 와 감사합니다!!!! 하고 받았다. 특별한 보라리본이 생겨서 기쁘다.
 
그리고 지난주 집회 굿즈 중 가장 예뻤던 것,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주신 스티커!!!!!! 윤석열탄핵도 좋고 다시만난세계도 좋은데 모든 차별 금지 스티커가 너무너무너무 좋아가지고ㅠㅠㅠㅠㅠ 저 이거 많이 가져도 되나요ㅠㅠㅠㅠㅠㅠ 하고 여러 장을 집어왔다. 세상 여기저기에 다붙일거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세 달 동안 집회를 다녔더니 2월이 3일밖에 안 남았고ㅋㅋㅋㅋ 이제 곧 3월이라고 하고ㅋㅋㅋㅋㅋㅋ 내참 믿어지지가 않네. 일년 중 가장 힘든 때가 3월이라서ㅠㅠ 봄이 오는 게 늘 별로 즐겁지 않지만 올해 봄은 다른 해보다 좀 즐거웠으면 좋겠다. 박근혜대통령 파면 선고를 직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보며 환호했던 2017년 봄처럼ㅠㅠ 내란수괴 빨리 파면되고 내란죄 선고받고 내란공범들 모두다 엄벌에 처해지길. 오늘 정청래의원의 말을 인용하자면 하늘은 계엄군의 헬리콥터 굉음을 똑똑히 들었고 땅은 무장한 계엄군의 군홧발을 보았으며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도, 전 국민도 목격자이고 전 세계 외신들도 한국의 비상계엄 친위 쿠데타를 실시간으로 타진한 게 겨우 세 달 전의 일인 것이다. 권력을 악용해 상대방을 탄압/제거/수거 대상으로 삼으려고 한 자야말로 민주사회에서 퇴장조치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 부디, 있어야 할 것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고 없어져야 할 것은 있었던 자리에서 사라지는 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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