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26, 이즈음에.

2025. 1. 26. 01:57흐르는 강/이즈음에

올해는 2025년인만큼 25일마다 근황글을 써보려고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어제 집회 후기를 썼기 때문에 1월에는 26일 날짜로 써본다. 작년에는 매달 24일에 써보자! 하고 많이 쓰지 못했는데 올해는 몇번이나 쓸 수 있으려나...근데 그보다 더한 문제는 요새 내게 특별한 근황이랄 게 없다는 것. 123 내란 이후의 일상이 계속 요모양이기 때문인데(일하기 빼고)

 

주중: 시사방송 듣기+뉴스 보기+관련 영상 보기+내란수괴 & 내란공범 저주하기+화나서 주말에 집회 갈 준비하기
주말: 늦게 일어나서 집회 갈 시간 기다렸다가 갔다오기
일요일: 피곤해서 퍼져 있기

 

버스 안에서 팟캐스트 듣거나 음악 들으며 졸던 나의 출근길이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듣는 시간으로, 그날의 XSFM 방송을 듣거나 전 방송을 복습하던 나의 퇴근길이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을 듣는 시간으로 바뀌어버릴 줄이야...휴. 직장 동료하고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유튜브 메인 화면에 순 중년 남성들이 가득하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김수지앵커님과 한민용앵커님과 김은지기자님(시사인)과 많은 여성 국회의원(아니지 요원)분들의 얼굴도 함께 떠 있지만 123 내란 전에는 없었던 얼굴들도 너무 많은 것이다 휴...

 

그렇게 뉴스 보다보다 지치면 집회 영상 찾아보는데 촛불행동tv 채널에 올라오는 전국피켓자랑은 거의 매일 보는 것 같음. 민주노총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도 열심히 보고. 최근에 민주노총이 오소리웍스,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새노래 프로젝트라는 걸 진행했는데

 

각자 다른 색깔과 생김새를 지녔지만, 알록달록한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노동자들. 아름답다ㅠㅠ

 

거칠게 요약하자면 '지금 세대를 위한, 새로운 민중가요 만들고 부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텀블벅에 쓰인 문구를 옮겨오자면  '다양한 정체성과 세대를 아우르는, 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앨범을 만드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여튼간 이 노래들이 민주노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되어 있는데 나는 선과영우산이 좋아서 종종 듣는다.

 

선과영-우산



근데 새노래 프로젝트의 노래들을 듣다보면 또 그냥 민중가요가 듣고 싶어져가지고 이런 플레이리스트들을 또 한참 들음.

 

 

 

그리고 또 쏠쏠히 재미있는 게 집회 브이로그 보는 거. 제가 진짜 세상에 쓸데없는 게 브이로그 보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그런 걸 왜보나??????라고 생각했었음) 집회 브이로그 보고 있으면 아 저날 저분은 저 위치에 계셨구나 저 발언 나올 때 저렇게 듣고 계셨구나 저런 응원봉/피켓을 쓰고 계셨구나 그래 저날 참 추웠지 저 노래 나올 때 나는 어디쯤에서 같이 부르고 있었지...싶으면서 뉴스 보며 팍팍 깎였던 인류애가 아주 소량이나마 느릿느릿한 속도로 회복된다. 그리고는 안되겠다 이번주 토요일 준비물을 다시 챙겨보자 하면서 집회 준비를 매일 함ㅋㅋㅋㅋㅋㅋㅋ 절레절레절레.

 

처음부터 길게 갈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조급하거나 억울하거나 하진 않다. 하지만 내란수괴와 내란공범들이 갈수록 악랄해지고 있어서 더 짜증나고 더 화나긴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안고 사는 건 결코 좋은 게 아니니까. 긴장감과 불안감과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의문(대체 인간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생물로서 진핵생물이고 동물이자 척삭동물이며 포유강 영장목 사람과 사람속 호모사피엔스종에 속한다면 그냥 인간이라고 인정해야 하는가? 속에 든 것이 어떻든간에 껍데기가 인간이라면 인간에게 주어져야 하는 권리와 자유를 응당 누려야 하는 게 정말 맞는 것인가? 뭐 이런 애매하고 위험한 생각들...)과 환멸과 지긋지긋함 등등이 주중 내내 하루하루만큼 꾸준히 쌓인다. 

 

그래서 집회를 꼬박꼬박 가게 되는 거 같다. 어쨌든 집회에 가면 주중에 깎이는 인류애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꽤 많이 회복되니까. 퇴진하라 파면하라 기소하라 해체하라 같은 말들을 외치면서 하늘 높이 휘날리는 깃발들을 구경하고 있다 보면 속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기도 하고. 옆에서 같이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그분들이 나눠주시는 무언가를 받아들고 뭉클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역시 집회의 중요한 순기능이다. 그날그날 집회가 끝나고 나면 다들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같은 인사를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나누고 자리를 떠나는데,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환대하고 있다는 감각이 느껴질 때 묘하게 뭉클하다.

 

 

하지만 이렇게 좀 평안한 기분을 느낄라치면 미국의 미친사람이 한국의 미친사람과 누가누가 더미쳤나 겨루는 듯한 상황이 펼쳐지고...

 

하 진짜 크레이지 그자체...오른쪽은 '요원' 얘기 처음 나온 날 격분하여 인스타 스토리에 올린 것. 다시 봐도 아오🤬🤬🤬🤬🤬🤬🤬

 

그나마 1월에 가장 생산적이었던 일은 (포스팅도 했지만) 기묘한 이야기 시즌 1-4 풀로 다 본 것. 체포되고 나서 헌법재판소에 내란수괴가 직접 나오기 전까지는 조금 마음이 풀어졌는지 헬스키친도 좀 보고 하이쿠키도 좀 보고 그랬는데 헬스키친은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맨날 똑같은 서빙을 하고 있으니까 서서히 지루해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아 대체 왜 다들 고기를 못구워ㅠㅠ' '아 대체 왜 다들 가니시를 망쳐ㅠㅠㅠㅠ' '아 대체 왜 다들 카르보나라를 못만들어ㅠㅠㅠㅠㅠㅠ' 싶어져 그만 봄.

 

하이쿠키는 설렁설렁 보다 보니 마지막 네 개의 애피소드만 남았다. 남지현배우의 재능낭비...같다는 생각과 그래도 저렇게 누군가의 어두운 욕망을 비춰보여주는 건 아주 낭비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아니다 재능낭비 맞다...는 생각이 계속 왔다갔다하다보면 한 회가 끝나곤 한다. 아, 장영남언니의 재능도 낭비되고 있다고 봄.

 

엑스오키티 시즌2 에피소드를 몇 개 보다가 에휴...싶어져서 잠시 관뒀는데(시즌1은 약간 '그래 어디까지 가나 보자'하는 심정으로 끝까지 다 봤는데 시즌2까지 그러려니까 진짜 에휴......) 언젠가 다시 볼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키티가 귀엽긴 하고 엄마에 대해서도 뭔가를 좀 알아냈으면 좋겠으니까. 유리도 좋고.

 

하지만 유리와 키티가 이어지진 않을 것 같음...아직 2화까지밖에 안보긴 함.
이 둘의 케미도 마음에 든다. 키티가 민호나 대랑 있을 때보다 훨씬 마음 편함ㅋㅋㅋㅋㅋㅋㅋㅋ

 

 

엑스오키티 얘기를 쓰다보니 생각이 안날래야 안날 수가 없는 것=시즌1의 부채춤 장면. 생각난 김에 한번 보고 와야지.

 

진짜로 보고 옴. (다시 봐도 말잇못...) 물론 키티가 귀엽기는 한데 그렇긴 한데...................
아니 이봐요 저기요 이 한복 색깔 조합은 어쩔 것이며 족두리 무슨일.........처음 봤을 때 혼란의 도가니탕이었다 하ㅏㅏㅏㅏㅏㅏㅏㅏ

 

 

설 연휴 때는 그동안 밀린 일을 좀 하고(휴일엔 일이죠!!!!!!!!!!!!!!!) 예전에 손희정작가님 책에서 봤던 스위트투스를 좀 봐볼까 싶음. 예전에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읽다가 스위트투스가 언급된 거 보고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까맣게 까먹었네 나새끼 참^^^^^^^^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도 재미있는 책이었는데 새삼 지금 저 책 제목 보니까 저 책을 읽었던 작년 연말보다 현재에 더 잘어울리는 제목 같아보인다. 트럼프도 돌아왔고 내란수괴는 이재명이 내란수괴라고 우기고 있고 참^^^^^^^^^^ 크레이지 페스티벌 그잡채^^^^^^^^^^^^^^^^ 마음이 우울해지니 어제 찍은 영상이나 다음주 집회 전까지 반복해 봐야겠다 엉엉엉엉.

 



죽지 말고 잘 버티자 나자신아.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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