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2. 23:57ㆍ🌸/꿈속에 있네
2016년 줄리아드림 마지막 공연. 이 전주에 있었던 글래스톤베리의 굿바이 공연엔 못갔으므로(ㅠㅠ) 이날이 약 3주만의 공연이었다. 아니네 3주 넘었네, 11월 28일날 보고 12월 23일날 본 거니까 25일만인가??? (그 중간에 클럽빵 가서 리더님이 계신 여섯개의 달 공연을 보긴 했다. 그날 상훈님도 오셔서 아이러닉휴 보심ㅋ 근데 여섯개의 달이라는 이름은 왜 맨날 다섯개의 달이란 이름과 헷갈리는 걸까…) 여튼 12월 23일의 공연 라인업은 양주영밴드, 블루터틀랜드, 줄리아드림. 양주영씨 라이브 처음이었고+_+ 블루터틀랜드는 9월 공감 예선 이후 처음. 나중에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줄드 덕분에 또 봤네. 다 줄드의 은혜입니다 감사합니다.
연말 업무폭탄으로 죽어가고 있었던 중이라 화수목 연속야근으로 잔뜩 누적된 피로를 안고 홍대 가는 버스를 탔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의이브+금요일답게 신촌 즈음에서 버스가 어찌나 막히던지 퇴근 시간 되자마자 직장을 뛰쳐나오지 않았으면 큰일날 뻔했다. 현대백화점 앞에 같은 노선의 버스가 세 대 멈춰서 있었음ㄷㄷㄷ 그리고 이날 카메라도 새로 입양한 터라 과연 내가 뭘 제대로 찍을 수 있을까 마음이 불안불안했다. 그래도 다행히 내가 자리잡은 곳에 앉을 데도 있었고(원래 앉으라고 갖다놓은 건 아닌 듯하지만;;) 양주영밴드와 블루터틀랜드의 공연도 재미있었어서 줄드를 잘 기다릴 수 있었다.
공연 이름도 자그마치 꿈속에있네. 일년에 꿈을 열 번도 안 꾸는 내가 줄드 덕분에 꿈속엘 가는구나. 감사해요.
블루터틀랜드 끝나고, 화면에 뜬 JULIA DREAM.
공연 앞두고 리더님이 공개하신 셋리스트에 첫곡이 안 나와 있어 뭘 하시려고 하는가…혹시 커버곡? 한을 또 하시진 않겠지?? 예전에 하셨던 핑크플로이드의 줄리아드림????? 아니면 셋리스트에 빠진 River of Dark??????? 아니면 깜짝 놀라라고 피어라?????????? 등등 별 생각을 다 했는데, 결국 이날의 셋리스트는!!
어제처럼 그렇게/ 만선/ 망자의 바다/ 마이퀸/ 마이너엑스터시블루스/ 바람몰이굿/
꿈속에 있네/ 가위 풀버전/ 케이서스벨라이/ 어떤 전쟁
+ 앵콜 화이트 크리스마스/ Ain't no Sunshine/ 댄스뮤직
평소에 하시던 40분셋이나 50분셋보다 절대적 시간 자체가 길어서 우선 좋았다. 열 곡 넘게 해주셨으니까하하하하하. 망자의 바다나 어떤 전쟁은 짧으니까(물론 짧은 만큼 강하지만) 다른 곡들과 같이 세기 좀 그렇다고 해도 커버곡 두 곡 포함해 열 곡 이상. 미국에서 하고 오신 앵콜 다섯 시간을 한국에서 또 해주시면 좋겠다 하는 욕심이야 있었지만 그러다가 세분 다 지쳐 쓰러지시고 아프시고 엔지니어님 실려가시면 안되니까 이날은 이정도로 만족. 무엇보다 앵콜 때 세 분의 서프라이즈도 있었으니까 좁은 마음 넓은 척하며 다 이해ㅋㅋㅋㅋㅋ
이게 아마 첫 세 곡 끝나고 멘트하실 때였을텐데(멘트 때 주로 사진 찍는 사람☜본인) 뺨이 살짝 상기되신 게 귀여우시다?? 프리버드가 덥진 않았는데ㅋ
어제처럼 그렇게를 첫곡으로 해주신 것부터가 깜짝선물이었다. 첫곡 시작하시는데 와 대박!! 오 크리스마스 선물!!! 하는 기분이었음. 많이 놀랐지만 정말 잘 들었다. 노래 가사 때문에 준형님이 계속 '날 찾지 마세요' '모른 척 외면해줘요'를 반복하시긴 했지만 2016년 마지막 공연날에 멍하니 그 가사를 듣다 보니 기억 속 길고 짧은 무대 열 두번이 조각조각 스쳐지나며 아닌데, 다 기억해야 할 날인데, 모른 척 외면할 수 없는데…싶어졌다. 그렇다면 결국 이 말은 '날 기억해 줘요'의 반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지만 뭐 틀리면 어쩔 수 없고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간 신선한 오프닝이었고 내가 보컬의 저음 부분에 특히 취약하다는 걸 새삼 또 확인함. 고음 높이 올라가는 보컬도 좋지만 저음 멋있게 소화하는 보컬에 왜이리도 약한지 스스로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보고 싶은 심정.
만선과 망자의바다, 마이퀸은 익숙한 흐름이었고 역시 2016년 줄리아드림의 대표곡은 만선인가 싶었는데 그와중에 마이퀸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시국도 시국이라 All around I see misery라는 가사가 어찌나 잘어울리던지. 집회 때 대형 스크린 앞에서 세분이 마이퀸 부르고 연주하시면 존멋이겠지만 너무 추우니까 그냥 안하셨으면…하아 이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튀어나오는 좁은 마음ㅋㅋㅋ 못살겠구만.
이어진 곡은 마이너엑스터시블루스와 바람몰이굿. 마이너엑스터시블루스는 처음 들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은데(정확히는 '좋아졌는데') 리더님 멋있는 거 보여주려고 만드신 노래같기도 함. 줄드 노래 중 가장 관능적인 노래. 저 표현 별로 안좋아하지만 대체할 표현이 마땅히 생각 안 나니까 우선 써둔다. 그냥 제목처럼 마약같이 매력 넘치는 음악. 바람몰이굿은 이전 공연에서 들었을 때 슬픔이 가득한 음악 같다고 느꼈었는데 이날은 슬픔보다 역동성이 더 많이 느껴졌다. 힘차게 달려간다는 느낌. 탄핵 이전/이후라 그런가…(도대체 뭔상관이냐)
줄리아드림에서 코러스와 기럭지와 고기굽기와 잠자기와 아무데나 눕기와 먹기를 맡고 계신(읭?) 손병규베이시스트님.
소년으로 자주 오해받으시지만 미소를 잔뜩 머금고 연주하시는 모습이 매우 소년같으신 줄리아드림의 염상훈드러머님.
그리고 기타와 건반과 보컬과 리더와 상냥함과 친절함과 완벽주의와 성실함과 겸손함을 맡고 계신 박준형리더님ㅋㅋㅋㅋㅋ
초반에 멘트하시면서 좀 웃으시기에그냥 계속 찍었다ㅋㅋ 너무 클로즈업ㅋㅋㅋㅋㅋ
일련의 웃으시는 사진들 중 가장 내 마음에 드는 것. 웃으실 때 참 선해보이신다 ;) 아 그렇다고 평소에 악해보이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음 잘하고 있구나 우리 리더…
혹은 '뭐라고 하든지 관심없음'일수도……………있지만 전자이셨을 거라고 믿음.
아 분홍색 뺨 너무 귀여우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면 볼터치 하신 거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두 번째 세트 끝나고였던 듯. 쉽게 찍을 수 없을 포즈라 오래 볼 수 있도록 올려놓는 걸로ㅋ
눈 다음에 볼…하지만 중요한 것은 멘트. 이날 매우 훈훈한 멘트를 많이 하셨다.
헬로루키 끝나고 바로 다음다음날 하셨던 먼프 때 하셨던 것 같은 감사인사를 이날도 하셨는데
한 해동안 있었던 공연들과 기억들을 쭉 돌이켜보시며 팬들에 대한 진심을 전해주셔서
평생 공연장에서 이런 말 못들어본 사람답게 현기증 느낌…고맙습니다 준형님. 저도 2016년 내내 감사했어요 줄리아드림.
리더님이 멘트하실 때 멤버들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가끔 궁금하다.
혹시 오늘 공연 끝나고 뭐 마실까 뭐 이런…………(충분히 개연성있음)
그리고 이날 공연의 5부능선을 넘어가던 때 불러주신 노래, 꿈속에 있네. 이날 공연 타이틀도 꿈속에있네였고 예전 프라이빗 파티 때 리더님이 감독데뷔하시며 공개하셨던 줄드 미국 투어 영상의 제목도 꿈속에있네였으니 '꿈속에 있네'라는 문장 자체가 줄드에게는 의미 있는 문장일텐데, 나 개인에게도 이 노래는 좀 특별하다. 2016년에 겪은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떠올리게 하는 노래라서.
처음에 들었을 때는 두렵고 미안하고 슬픈 느낌이 많이 들었다. 특히 '떠나고 싶지 않네'에서 '서서히 나는 불타고 있네'로 이어지는 부분이 너무 슬펐다.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을 텐데 내가 떠나게 했던 것 아닐까, 나는 왜 그 무서운 불 속으로 혼자 들어가게 내버려뒀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실제로 그날 나는 불 앞에 서서 많이 두렵고 무서웠으니까.
그런데 한참을 듣다 보니 '따스한 아늑한 그곳'과 '창밖의 세상'이 더 귀에 들어왔다. 불타는 여기, 아프고 괴롭고 끊임없이 싸우게 하는 여기를 떠나 도착했을 따뜻하고 아늑한 곳. 여기보다 훨씬 행복하고 편안할 곳. 그곳을 상상하면서 마음에 얹혀 있던 죄책감을 서서히 덜어냈고,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길, 그래서 그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빌었다. 지금도 빌고 있다. 어쩌면 그 소망이 내가 이 진창 같은 삶을 버텨나가는 이유인지도.
그러다 보니 이 곡이 나름 특별해져서; 이날도 듣고 있는데 감정이 마구 차올라와 눈물이 계속 났다. (이걸 쓰는 지금도 자꾸 눈물이 난다ㅋㅋ 어휴 정말 나새끼란;;;) 꿈속에 있네를 줄드 공연 때 라이브로 세 번 들었는데 세 번 다 눈물이 나서 참. 그래도 프라이빗 파티 때는 맨 앞자리에 안앉았어서 뮤지션들에게 잘 안보였겠지만 이날은 앞줄이었고 내가 자주 서 있는 박리더님 앞쪽 자리에 있었던지라 노래 끝나고 나니 혹시 보고 당황하시거나 거슬리시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맨날 보시는 분들도 늘 황당해하시니=_= 사실 ㅇㅅㅇ씨보다는 명훈오빠가 더 당황하시는 것 같지만 ;ㅂ;). 하지만 눈감고 노래하실 때 많으니까 괜찮았겠지 하고 그냥 혼자 넘어감. 막상 노래가 들릴 때는 내 감정을 처리(!)하는 데 바빠서 뮤지션들까지 신경쓸 수가 없다. 당황하셨다면 매우 죄송합니다하하하하하…
지금 생각해보니 준형님 입장에서는 중간에 가사 한 번 놓치신 것 때문에 꿈속에 있네를 잘 못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구나 싶다. 하지만 나는 음, 실수가 많거나 삑사리가 났거나 가사를 씹었거나 놓쳤거나 잊었거나 했다고 '못한 연주/ 노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실수 없고 매끈하게 음원과 똑같이 완벽한 음정과 박자를 보여주는 게 '잘한 연주/ 노래'인 건 맞겠지. 근데 나한테는 전체적인 느낌과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 무대 위의 연주자+보컬이 함께 만들어내는 목소리와 악기음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파장, 그 파장이 관객들에게 전해져 오면서 공연장의 공기를 가득 채우고, 그날의 느낌과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 느낌과 분위기에 내가 흠뻑 젖을 수 있다면, 보컬이 가사를 흘리거나 연주자가 박자를 놓치는 것 하나하나는 내게 그렇게까지 큰 일이 아닌 것 같다.
뮤지션 스스로 만족할 만한 노래와 연주를 무대에서 선보이고 싶어하시는 의지와 소망 그 자체도 역시 중요하다. 백퍼센트 존중한다. 하지만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며 같은 음악을 듣고, 어떤 느낌과 기운을 주고받고, 어떤 공기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기억하고, 그 기억을 소중히 안고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귀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그러니 기술적인 면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느끼신다는 이유로 너무 자책하시거나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부족함 덕분에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공연도 있을 수 있는 거고(승열오라버니가 기다림 가사를 틀리셨던 날처럼…아니 기다림까지 틀리면 어떡해요 하면서 혼자 엄청 웃었음=_=) 그 기억들 모두는 미래의 나를 위한 선물인 거니까.
이어진 곡들은 줄드 공연의 하이라이트이곤 하는 가위,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곤 하는 케이서스 벨라이(+어떤 전쟁). 이것 역시 익숙한 흐름이지만 이날은 가위를 풀버전으로 다 들어서!! 소름끼치도록 좋았다!! 매번 이렇게 파트 일이삼 다들으면 좋겠다+_+_+는 생각이 들었지만 욕심이라는 거 아니까 그냥 들려주시는 대로 듣고 닥치는 걸로. 케이서스 벨라이야 뭐 말할 거 있나요 그냥 최고입니다 최고ㅠㅠ 진짜 2016년에 케이서스 벨라이 못 들은 사람들은 인생의 행운을 놓친 것이다. 2017년에라도 들어야 함. 아직 늦지 않았으니 어서 CD를 사거나 음원을 다운받아서!! field of blood and void에 서 있는 기분이 이것이로구나 하고 느껴봐야 함.
이 네 장은 포즈도 구조도 거의 똑같은데조명만 달라지는 느낌이 좋아서 연달아 찍음. 내 눈에는 넷 다 예쁘다ㅋ
저 멀리 손베이스트님. 이거 참 얼굴이 하나도 안보입니다만ㅠㅠ
뒤의 화면이 되게 사진찍고싶어지는 화면이었다. 줄드의 앞날=햇빛 뭐 이런 걸로 해요ㅋㅋㅋㅋㅋㅋ
박리더님 솔로 중.
나는 이 사진 맘에 든다. 무표정같기도 하지만 되게 열중했을 떄의 표정 같기도 해서.
그나저나 아직 앵콜 얘기 못썼는데 언제 쓰지…앵콜 때 곡은 짧아도 쓸 얘기 많은데 아오. 오늘 진짜 줄드 공연 후기 길게 쓰기 기록 갱신한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이 앞의 승열오라버니 공연 후기도 끝없이 썼지…내가 미쳤어 진짜ㅠㅠ 오늘은 사진 두 개만 더 올리고 나머지는 다음에 이어서 올려보는 걸로. 새해도 됐는데 좀 간결하게 쓰자 내일의 나야. 인생에 적당히라는 게 왜이렇게 없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또 맘껏 끌어당겨 본 사진.
나는 이런 거 좋지만 찍히는 분들 입장에서는 싫을 수도 있으니 새해부터는 자제하자고 사진 정리하면서 다짐했다. 진심으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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