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9. 01:43ㆍ흐르는 강/소박한 박스
최근 몇년간 아주 천천히 '죽지 않기 위해 뭔가를 찾아주워 (많이) 먹던' 인간이 '맛없는 걸 먹고 배를 채우며 생명을 연장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주변에 있는 맛있는 걸 찾아주워 (많이) 먹는' 인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생명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갈수록 약해지기 때문인 것 같다ㅋㅋㅋㅋㅋ 맛없는 걸 주워먹으며 굳이 생명을 연장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와 얼마 남지 않(았을 것 같)은 여생 동안 그래도 좀 맛있는 걸 먹고 가자(어딜?????)는 생각이 함께 커지고 있는 듯. 올해 스트레스가 워낙 크기도 하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근황글을 쓰면 짜증밖에 낼 게 없을 것 같아 쓸 수가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코로나 죽여버리고 싶지만 그 전에 내가 먼저 죽을지도 모름…여튼간 올해 진짜 고통스러운 일이 많은데 그 고통 중 80% 정도는 내가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다 내 잘못이고 내가 어리석었던 탓. 하지만 이 얘기 계속 쓰면 너무 슬퍼지니까 그만 쓰고.
최근 먹었던 것들 중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들 몇 개를 포스팅해본다. 저는 맛집 후기 전문 블로거가 아니므로(그렇게 부지런했다면 내 인생이 지금이랑은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그러기엔 너무 게으른 인간) 광고나 스폰 따위 전혀 없고 그냥 다 내가 내돈주고 사먹은 것들임ㅋㅋㅋㅋㅋㅋㅋ 누가 홍보하라고 10원 한 개 준 적도 없는데 이런 포스팅을 할 때마다 이런 소리를 쓰는 게 진짜 귀찮고 짜증난다. 하 파워블로거 망알…세상 욕 그만 하고 본격적인 포스팅을 시작해보면.
1) 식사동 엘팡
엘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았다. 일산 맛집 일산 카페 등등의 해시태그를 단 광고들이 가끔 피드에 올라오는데 엘팡도 그중 하나였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또 베이커리 카페냐 하고 봤는데 그냥 베이커리 카페가 아니라 도넛 카페라고 해서 우잉????? 했음. 그리고 여기를 언제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일들로 계속 바빠서 밤가시마을에 갈 시간이 없었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저 일산국제컨벤션고등학교 앞 도로를 지나가는데 흑흑 인생ㅠㅠㅠㅠㅠ 언제나 가 볼 수 있으려나 하며 슬픈 마음에 잠겨 있다가 우연히 엘팡이 식사동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 그렇다면 일찍 퇴근하는 날(보통은 밤에 함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인생ㅠㅠㅠㅠㅠ22) 들러봐도 되는 거잖아!!!!! 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 어느 날 드디어 찾아갔다하하하하하!!!!! 엘팡 옆에 있는 고종의뜰과 근처에 있는 상하이문과 또 근처에 있는 홀리몰리와 난리피자와 오늘의쭈꾸미와 스타벅스를 모두다 가봤으므로 엘팡 찾기는 진짜 쉬웠음. 찾자마자 (더워서) 외부 사진 찍지 않고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쇼케이스에 들어 있는 예쁜 도넛들을 보며 주문 먼저 하고 나니까 사진을 찍을 정신이 들기 시작. 역시 더우면 아무 생각이 안 나는 것이다.
집에 도착해 사온 도넛을 바닥에 늘어놓고 기념사진. 따로 상자에 넣어주시지는 않는 것 같아서 아주 많이는 못 샀다. 그리고 조카가 초콜릿을 안 먹기 때문에 초콜릿이 안 묻어있는 것들을 함께 골라 삼. 물론 초콜릿이 묻지 않았다고 해도 슈가도츠와 크로넛 모두 매우 달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던킨이나 크리스피크림의 슈거글레이즈드보다는 덜 달았다. 슈거글레이즈드를 먹으면 불량식품을 먹는 느낌이 드는데 '그렇게까지의' 단맛은 아니었음. 뭐랄까 설탕에 입히기 전의 빵이 좀더 담백한 느낌이었다고 해야 되나. 그러나 내 미각이 별로 신뢰할 만하지 않다보니 맛을 언어화한 결과 역시 신통치 않구나 싶다ㅋ
여튼 내가 산 도넛은 크로넛(크로와상 식감이라고 했는데 뭐랄까 그냥 일반 도넛이 아니라 얇은 밀가루층이 겹겹으로 쌓여 도넛을 이루고 있는 빵임), 슈거도츠(슈거글레이즈드 같은 거), 켄페티도츠(아마도 딸기초콜릿이었던 것 같음), 다크초콜릿 도넛(은 원래 이름이 아닌데 원래 이름을 모르겠음ㅠㅠ), 레몬맛 도넛(이것도 원래 이름을 모르겠다ㅠㅠㅠㅠㅠ). 나는 슈거도츠와 크로넛을 조카랑 나눠먹었닼ㅋㅋㅋㅋ 나머지는 동생과 엄마에게.
나중에 직장 동료랑 가거나 날이 좀 추워졌을 때 선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 문 닫지 않고 계속 영업해주세요 엘팡.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같이 갈 만한 직장 동료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내 사회성 어쩔거니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식사동 홍루이젠
홍루이젠이야 동네에도 있지만 굳이 식사동 홍루이젠을 쓰는 것은 여기가 홍루이젠 '셀프스토어'이기 때문. 그러니까 무인매장이라는 거다. 키오스크로 운영되는 가게들을 많이 보긴 했는데 '아예 무인매장'은 많이 못 봐가지고(보통 한 분 정도는 계셨음) 이 앞을 왔다갔다할때마다 언제 가봐야지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또 밤 열시 넘어 퇴근하는 길에 아 내일은 홍루이젠을 먹어야겠어!!!!! 하며 들어감.
뭐 홍루이젠 샌드위치야 늘 아는 그 맛이었으므로 전혀 불만 없었고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저런 매장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소비자의 시민의식(주인이 없으니까 쓰레기 막 버려야지! 일회용품 왕창 써야지! 하는 식으로 굴면 안 될 것이므로)이 중요해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음. 그리고 키오스크 쓸 때마다 고민하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또다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노동이 다 기계의 몫으로 돌아가면 당연히 실업이 급증할텐데 인간은 이 미래를 너무 제대로 대비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하기 때문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노동'이란 무엇일지 자주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내게는 감정노동 말고 그 외의 것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의 다른 노동은 기계에게 맡기게 되고 감정노동만을 인간이 하게 되는 미래란 너무 끔찍한데 휴…하이고 쓰다보니까 생명 연장의 의지가 더 쪼그라드넼ㅋㅋㅋㅋㅋㅋㅋㅋ
3) 원마운트 안스베이커리 신상품 소금빵!!!!!
지난주 아주아주아주 오랜만에 안스베이커리엘 가봤는데 소금빵이 새로 나왔더라?????
소금빵은 왠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ㅠㅠ 바로 담았음. 두 개는 내가 먹지 않았고 한 개를 먹었는데 먹고 나니까 레이크의 소금빵이 생각났다. 주엽역에서 대화역 쪽으로 가는 길에 레이크라는 빵집이 있는데 거기에서 파는 소금빵이 진짜 최고로 예쁜데다가 엄청나게 맛있음ㅠㅠㅠㅠㅠㅠㅠㅠ 안스베이커리의 소금빵도 맛없지는 않았지만 소금빵이 맛없기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기본적으로 짜고 고소하므로 맛없을 수가 없음) 레이크의 소금빵을 올 여름 안에 반드시 다시 먹어야겠다. 저 사진을 올려놓으면서 레이크 얘기를 계속 하고 있으려니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ㅋㅋㅋㅋㅋ
4) 일산호수공원 앞 락희차이나
원래는 이름이 '락앤웍'이었는데 최근에 '락희차이나'로 바뀌었다. 간판이 원래 느낌과 너무 다른 느낌으로 바뀌어서(원래는 좀 정중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좀 레트로하고 귀여운 느낌으로 바뀌어서 어리둥절함) 가게 내부도 리모델링한건가????? 하고 오랜만에 가봤는데 내부는 별로 바뀐 게 없었음. LUCKY CHINESE RESTAURANT이라니 영어 이름도 좀 귀여워졌닼ㅋㅋㅋㅋ 원래는 Rak'n Wok이었던 것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는 늘 먹는 탕수육과 짬뽕을 먹었는데 조카네 가족과 같이 간 것이므로 음식 사진 같은 건 없음. 보통 내가 식당에서 사진을 안 찍는 편이기도 하지만 조카와 식당에 함께 갔을 때는 음식 사진을 더더욱 찍지 않는다. 조카 사진을 찍으면 찍었지 음식 사진을 찍을 여유 따위 없음. 하지만 동생은 나보다 5백배쯤 여유가 없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ㅠㅠ
5) 미니스톱 소프트크림 티라미수 +_+)/////
소프트크림은 항상 나의 페이보릿인데 동네 근처 미니스톱은 십중팔구 소프트크림 기계가 고장났다고 하여 먹을 수가 없다ㅠㅠㅠㅠㅠ 하 이거 언제 먹지 언제 먹지 하던 중 어제 스트레스 지수가 만땅을 찍고 퇴근하던 길에 십중팔구 소프트크림 기계가 쌩쌩하게 돌아가는 웨스턴돔점으로 직행.
역시 기대대로 웨스턴돔점의 소프트크림 기계는 쌩쌩하게 돌아가고 있었곸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기쁜 마음으로 티라미수 콘을 먹었다. 일주일 동안 진짜 정서적+정신적으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지쳤었는데 소프트크림 덕분에 좀 풀린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소프트크림ㅠㅠ 미니스톱 웨스턴돔점 절대 문닫지 마세요 제발ㅠㅠㅠㅠㅠ
6) 하우스텐커피 민트초코칩
토요일에 집에서 직장일을 하고 있다가(-_-) 프린터를 쓸 일이 생겨 하우스텐커피로 감. 스터디카페를 갈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하우스텐커피가 더 가까우니까(-_-_-) 우선 갔다가 사람 많으면 스터디카페로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나갔는데 예측했던 것보다 사람이 적었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한 뒤 작업 공간을 세팅. 내게 하우스텐커피는 '카페에서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나 '휴일에 프린트를 해야 할 때' 곳이라 음료의 종류나 맛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만 그래도 오랜만에 혼자 카페 간 거라 맛있는 걸 좀 먹고 싶었다. 토요일에 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도 짜증났고ㅠㅠㅠㅠㅠ
근데 진짜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여기도 키오스크가 생겼더라. 예전에는 주문받아주시는 분이 따로 계셨던 것 같은데 이제는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하면 음료를 만들어주시는 구조로 바뀌었음. 인류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 또다시 한번 생각해보고(아무래도 그 미래는 나 죽기 전에 올 것 같은데 거참 어떡해야 하나) 민트초코칩을 마시며 토요일의 직장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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