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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드는 바람/보고

옷소매 붉은 끝동 회차별 줄거리 (1) - 1회부터 8회까지.

옷소매 붉은 끝동이 오랜만에 MBC에서 자체제작한 드라마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 얘기가 맞나보다 싶을 만큼 방영 내내 MBC 드라마 SNS와 유튜브에 떡밥이 많이 올라왔었다. 회차별 요약 영상에 한 주 요약 영상에 짧은 클립에 주제별 영상 등등등. 메이킹 영상도 풍성하게 올라왔다. 거의 본방 끝나자마자 메이킹이 올라오는 수준. 메이킹 영상의 분위기가 대부분 유쾌해서(특히 감독님 웃음소맄ㅋㅋㅋㅋㅋㅋ가 너무 좋았닼ㅋㅋㅋㅋㅋㅋㅋㅋ) 메이킹 영상 보는 재미가 다른 영상 보는 재미만큼 쏠쏠했다.

 

특히 나한테 유용했던 건 MBC 드라마 SNS에 올라왔던 회차별 줄거리 요약 게시물. 한 회가 끝나면 그 회의 줄거리가 네 장짜리 카드뉴스 형식으로 매번 올라왔어서, 나중에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 잘 안 날 때가 됐을 때 이거만 찾아보면 되겠네 싶었다. 지금이야 끝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잘 기억하고 있지만ㅋㅋㅋㅋ 인간의 기억력 따위 믿을 수가 없으니(특히 나의 기억력은 더더욱 불신함) 포스팅해 놓는다. 분명히 올해 여름만 되어도 '으읭 이게 10회였나 11회였나...'하며 가물가물해 할 것으로 예측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방 끝난 이후 후반부 2회차를 달리는 대신 다른 시리즈를 주행하는 것으로 옷소매의 여운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터라 더더욱 빨리 희미해질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6회까지는 꽤 여러 번 돌려봤는데, 산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는 그보다 덜 돌려봤고(웃음기가 쫙 빠져가지고 보다 보면 좀 기빨리기도 해서) 산이 즉위한 후부터는 2회차도 못 했다. 후반부가 너무...하 이걸 그냥 슬펐다고만 하기도 뭐하고...되게 복잡한 마음이 들게 하는 내용이었어서 다시 못 보고 있다. 대신 프렌즈를 달렸더니 지금 10시즌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 이거 끝나면 뭘 이어서 볼지 리스트를 만들어가면서...... 여튼간,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1회부터 16회까지의 줄거리를 순서대로 올려본다. 출처는 MBC 드라마넷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1회] 동궁과 생각시

영빈의 조문을 가는 길에 덕임이와 산이는 처음 만나고, 동궁을 모시는 것을 자신의 사명처럼 생각하던 어린 덕임이는 '사기'에서 영조가 금기시하는 부분을 찢어버림으로써 산이의 목숨을 구한다. 덕임이와 산이가 처음으로 서로를 돕는 회차. 산이는 덕임을 영빈의 처소까지 함께 갈 수 있게 하고, 덕임은 영빈의 처소에 갑자기 찾아온 영조에게서 산이 빠져나갈 수 있게 한 후 목숨까지 구하니까.

 

이후 한동안 세월이 지나고, 영조의 신임받는 세손이 된 산이와 산이의 서고를 관리하는 궁녀가 된 덕임이는 우연히 다시 만난다. 덕임이 산을 개울에 빠뜨리는 것으로ㅋㅋㅋㅋㅋ


[2회] 궁녀와 반성문

산을 물에 빠뜨린 덕임은 반성문을 쓰는 것을 명받는다. 한편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이 있다는 데 예민해진 산은 서고에 들어가 덕임에게 정보를 캐내려 한다. 저하의 얼굴 따위 알지도 못하는 덕임이는 돈 닷 냥을 주면서 자신에게 질문하는 산의 무례함에 화를 내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산이를 쫓아내고 소금을 퍼붓는닼ㅋㅋㅋㅋㅋㅋㅋ 잘한다 덕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밤 궁녀들이 모인 곳에서 덕임이 책을 읽는데, 그 내용을 들은 산은 자신을 미워하던 아버지를 떠올리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고 덕임이를 찾아가서 앞으로 책을 읽지 말라고 한다. 여전히 산이가 저하인지 모르는 덕임이는 '자기가 뭔데 나한테 읽으라 마라임....'같은 마음으로 산을 대하고, 반성문을 써서 산을 찾아간다. 산은 반성문을 가져온 덕임이에게 계속 다시 쓰라고 명령하며 덕임이를 골탕먹이고, 덕임이는 고초를 겪는다ㅠㅠㅠㅠ 

 

한편, 한성에 출몰하는 호랑이 때문에 고민이 많던 산은 호랑이를 잡아보려고 하는데, 영조가 허락하지 않는다. 의지의 산이는 자신의 군사라도 동원해서 호랑이를 잡으려고 서고에서 자료를 찾는다. 덕임이는 이를 도와준다. 그리고 호랑이를 잡으러 가기 위해, 산이는 덕임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2회 엔딩.

 

개인적으로는 산이 덕임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2회부터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산이는 머리를 올리고 있으므로 이미 결혼한 후인데(물론 중전은 16회까지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이것도 이 드라마의 대단한 부분이라고 생각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고 궁녀에게도 관심이 없다. 오히려 궁녀를 무시하는 데 가깝다. 그러니 자신에게 거침 없는 태도를 보이는 덕임이에게 자신이 누군지 밝히고 혼을 냈으면 됐을 일이다. 그런데 산이는 그러지 않는다.

 

늘 자신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어쩔 줄 몰라하는 궁녀들을 보며 그들에 대한 존중감을 갖지 못하다가, 자신은 세손의 사람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덕임이를 보면서 존중의 마음을 갖게 된 건 아닐까 생각한다. 반성문을 가지고 온 덕임이를 보며 혼을 내기는 커녕 싱긋 웃으며 골탕먹이려고 장난을 치는 것, 사실 그 행동의 진짜 의도는 덕임이를 계속 자주 보고 싶었던 거였겠지. 그래서 아마 세손의 주변 사람들은 덕임이에게 산이 관심을 보인다는 걸 이미 다 알아챘을 거다. 둘이만 서로 몰랐겠짘ㅋㅋㅋㅋㅋㅋㅋ


[3회] 호랑이 날뛰고, 용은 분노하네 

산은 자신들의 군사를 동원해 호랑이를 잡고, 신하들은 '세손이 군사를 움직인 것은 반역행위다'라며 세손을 벌하라고 날뛴다. 산이는 궁궐 앞에 무릎꿇고 앉아 용서를 빈다. 산이 덕분에 궁녀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데 고마움을 느낀 덕임이는 세손이 영조에게 용서를 받으면 산이도 용서를 받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3회 엔딩 전까지 덕임이는 산이와 세손이 동일인인지 모르므롴ㅋㅋㅋ 산이가 덕로인 줄 아니까!). 그래서 공주들을 도와 영조가 좋아하는 책을 필사했다가 어찌저찌 영조 앞에까지 가게 되고, 타고난 말발로 세손을 구한다.

 

이 회에서 영조가 밤중에 산이를 만나러 오는 장면이 엄청 멋있었다. 용이 그려진 병풍이 무릎꿇고 있는 산이를 사방으로 두르는데, 왕의 권위 앞에서 지극히 작고 약한 산이가 두드러지는 느낌이었다. 할아버지를 사랑'만' 할 수는 결코 없는 산이의 운명 같은 것도 느껴지고. 영조에게 용서를 받은 후의 산이가 서고에 와서 덕임이의 환상을 보는 등(ㅋㅋㅋㅋㅋ) 혼자 막 덕임이 생각을 하며 빙글빙글 웃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며 나는 산이가 덕임이를 '이미 좋아한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니 산이는 덕임이를 일찍부터 좋아한 셈. 엔딩 부분에서 덕임이를 안 보려고 피하는 것도 자기가 거짓말한 게 찔리니까, 그러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덕임이에게 잘못했다는 게 미안하니까 그런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에 비해 3회까지의 덕임이는 산이를 좋아하는 마음이 없지. 고마운 사람, 혹은 신뢰하는 사람, 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3회 엔딩에서 산이가 세손이라는 걸 알게 된 덕임이가 배신당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던 것도 그 때문일 거 같고.


[4회] 모시기 힘든 주인

덕임이는 잔뜩 화가 나서 친구들과 물수제비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만 화가 가라앉지 않는 것으로 보임...). 그와중에 곧 계례식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친구들에게 계례식을 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한다. 산이에 대한 적대감이라기보다는 덕임이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면이었던 듯. 여튼간 서고 대신 동궁에서 일하게 된 덕임이는 서고에 가서 짐을 싸며 산이를 비난하는데 그 자리에 또 산이가 나타나곸ㅋㅋㅋㅋㅋㅋㅋ 산이는 덕임이가 자신에 대한 화를 여전히 지니고 있는 걸 알게 되고, 덕임이의 말을 들어보겠다고 한다. 덕임이는 또 당차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세손에게 실망했다!!!!!!!!!!!!!!!!!고 말한다. 덕임이 멋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산이는 자기 눈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며 나간다. 

 

이 위의 줄거리에서는 '산이 덕임과의 인연을 끊어내려 했다'고 되어 있는데, 사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의 산이는 덕임이에게 상처받았고, 그래서 삐진 것에 가깝다고 생각한닼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이때의 산이는 자신이 덕임이를 좋아한다는 걸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랄까. 그깟 궁녀한테 거짓말 좀 한 게 이상하게 자꾸 걸려서 서고를 찾아갔고, 가서 그냥 자기 할 말만 하고 나오면 후련해져서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덕임이한테 실망했다는 말을 듣고 나니까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되어 버린, 그래서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말라며 휑 나가버린, 그런 상태에 가깝다고 본다. 

 

동궁에서 일하게 된 덕임이는 하필 먹을 잘 갈아가지고ㅠㅠ 산이 옆에서 시중드는 일을 맡게 된다. 산이는 계속 덕임이가 신경쓰인다. 계속 덕임이만 쳐다보고 있다.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상태...절레절레. 다른 사람들도 덕임이가 신경쓰인다. '지난번 타위 때 세손을 구한 궁녀'이기 때문이다. 덕임이를 눈엣가시처럼 본 화완옹주는 덕임이를 혼내주려고 트집을 잡았다가 중전과 영조 앞에까지 가게 된다. 영조 앞에서 화완옹주는 '중전이 만든 떡을 먹는 문제'로 중전과 부딪히고, 영조는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산에게 묻는다. 산이는 떡을 먹으라고 하려 했으나 덕임이가 만류해 말을 바꾼다. 영조는 만족하고, 산이는 자신이 덕임이 덕분에 살았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덕임이는 감봉 6개월 처분만을 받고 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화완옹주가 스몰 빌런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한 회.

 

더불어 이 회에서는 덕임이가 산의 어머니인 혜빈과 친분이 있는 관계라는 게 드러난다. 혜빈은 자신이 덕임이에게 베풀었던 은혜가 있으니, 세손에 대한 모든 것들을 자신에게 보고하며 은혜를 갚으라고 한다. 덕임이는 어쩔 수 없이 기방에 가는 산이를 미행한다. 그러다가 죽을 위기에 처하는데!!!!!!!!!!!!! (......그나저나 이거 쓰기 시작하다보니 너무 길어지는데 이미 시작해버려서 어째야 할지 모르겠네...우선 써야지 뭐;;;)


[5회]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

5회는 내가 전반부의 모든 회차 중 가장 좋아하는 회차다. 5회에 와서는 자신이 덕임이를 좋아한다는 걸 산이도 알게 됐고, 산이 주변 사람들도 다 알게 됐고, 덕임이도 산이를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끝까지 덕임이는 그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하지만...여튼간,

 

덕로가 죽일 뻔한 덕임이를 산이 살려주고, 산이는 덕임이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의 모임인 '동덕회'의 존재를 알려준다. 모임이 끝난 후에는 덕임이에게 사줄 것이 있다며 책방에 데려가 온갖 책을 사주는데, 이때 옷소매 마지막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경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처음 나온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오 시경 글자만 봐도 슬프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과몰입 그만...) 

 

다음날 덕로는 덕임이를 찾아가 세손의 너에 대한 감정이 어떠한지 묻는다. 덕임이가 자신에게는 왜 묻지 않냐고 하자 궁녀의 마음따위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하여 덕임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다ㅠㅠㅠㅠ 우울한 덕임이는 계속 우울하게 계례식 준비를 하는데, 여기서 전반부의 명장면이 나온다. 엄청 바쁜 와중에도 덕임이 생각을 계속 하고 있던 산이가(나레이션 중에 나오는 '내가 준 책은 읽었을까' 듣고 진짜 대폭소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멀리 머리를 올린 덕임이가 서있는 걸 보고 우다다다다 뛰어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승은을 입은 것이냐며 고래고래 화를 내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장면 248761번 봐도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 문제의 '내가 너에게 휘둘렸느냐'의 밤, 산이는 덕임이에게 책을 사준 후 혜빈을 찾아가 '성가 덕임은 나의 사람이니 냅둬라'며 정색한 바 있었다. 그날 혜빈은 산이 덕임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눈치챈다. 그리고 계례식 날 동궁으로 간다. 계례식 때는 궁녀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세손에게 바치고, 세손은 음식을 먹은 후 궁녀들에게 덕담을 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둘 사이에 가림막을 친다. (뭐 완전 불투명은 아니지만) 동궁을 가까이서 보필하는 덕임이는 마지막 순서로 계례식을 치러야 하는데, 혜빈은 덕임이의 순서를 바꾼다. 그리고 덕임이가 세손의 방에 들어왔을 때 산이가 '자신은 궁녀에게 관심이 없다. 양반가의 규수를 맞아 아들을 낳을 것이다.'는 말을 하게끔 유도한다. 덕임이의 계례식을 망쳐버리는 것ㅠㅠㅠㅠㅠㅠ 너무 슬픈 장면ㅠㅠㅠㅠㅠㅠㅠ

 

이때 덕임이는 또다시 물가에 가서 화를 내는데, 이때의 감정은 산이가 동궁이라는 걸 알았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 4회에서 화를 내던 덕임이는 정말 '화가 난' 느낌이었고, 이때의 덕임이는 상처받은 느낌이었다. 덕임이는 자존감이 높은 인물이다. 자기의 삶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 그런데 산과 혜빈의 대화를 들으며, 스스로를 하잘 것 없는 존재로 느낀다. 그로 인한 슬픔과 비참함. 이 감정이 너무 잘 느껴졌었다.

 

여기서만 끝났어도 5회 너무 좋다...고 했을텐데, 후반부의 금족령-시경 낭독-영조 난입-산이 눈물-덕임이의 맹세로 이어지는 장면들은......................하 진짜 전반부 중에서 5회가 최고였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게 해 주는 장면들이다. 내 말 따위 붙여서 뭐하나.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 이 구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핑 돌 것 같은 기분인데.


[6회] 동덕회의 젊은 여인

6회까지 오면 뭐ㅋㅋㅋㅋ 산이는 대놓고 덕임이를 좋아해서ㅋㅋㅋㅋㅋㅋㅋ 그 감정을 너무 투명하게 드러낸다. 그러거나 말거나 덕임이는 '여관으로서 세손을 잘 보필하기 위해' 산이를 구할 방도를 찾다가 중전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그러기 위해 중전을 돕는다. 덕임이 덕분에 버르장머리 없는 화완옹주를 친잠례 때 혼내줄 수 있게 된 중전은 세손을 금족령에서 풀어달라고 영조에게 요청하고, 영조는 그 말을 들어준다. 나중에 산이를 따로 만나 자신을 이해하게 될 수 있는 때가 올 거라고 말하기도 하고.

 

사실 영조와 산이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편안하게 보기가 힘들다. 서로를 완전히 사랑하기 힘들었던 두 사람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영조는 산이가 자신을 증오하지 않기를 계속 살폈을 테고, 산이는 영조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라는 걸 한 순간도 잊지 못했겠지. 근데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건 맞으니...에휴.

 

이와중에 덕로의 동생이 덕로를 만나러 궁에 오고, 덕임이 덕분에 산이 금족령에서 풀려난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던 덕로는 이를 확인해보려 한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본 산이는 둘이 한밤중에 가까이 붙어 있는 걸로 오해하곸ㅋㅋㅋㅋㅋㅋ 그다음날 궁녀들에게 짜증을 짜증을 짜증을 있는 대로 낸다. (사실 산이 금족령에서 풀렸는데도 중전이 덕임이에게 자신을 좀더 보필하다 가라고 해서 산이는 기분이 안좋았던 상태) 서상궁마마님은 산에게 목욕을 시켜주면 기분이 풀리겠지 생각해서!! 다들 산을 목욕시키려고 준비하는데!!!! 어찌저찌해서 그 시중을 덕임이가 들게 되고!!!!!! 직진밖에 모르는 산이는 덕임이에게 덕로와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 어떡하냐고 화를 내고!!!!!!!! 그러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옷소매 입구가 된 '욕조에 빠진 밤' 장면이 탄생하게 되는 것.

 

초반부터 산이는 덕임이를 좋아하고 그 감정을 감추지도 않지만(자기는 되게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것 같은데, 너무 티가 많이 납니다 저하...) '다른 남성과 함께 있는 덕임이를 보며 어쩔 줄 모르는 산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6회와 7회다. 7회의 성식이야 그렇다 치고, 6회에서 목욕물을 주먹으로 내려치는 산이와 덕임이에게 들이대며 직설적으로 감정 표현하는 산이는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볼때마다 내 웃음버튼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진짜 너 뭐 이렇게 대놓고 좋아하냐 같은 기분. 물론 보면서 낄낄대다가도 '하지만 덕임이는 산이에 대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어ㅠㅠ 끝까지ㅠㅠㅠㅠ 한번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를 떠올리면 다시 마음이 서글퍼지지만......


[7회] 푸른색 토시와 옷소매 붉은 끝동

덕임이가 좋아 죽는 산이는 덕임이가 별당을 관리하게 하고, 별당에서 덕임이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데 재미를 붙인다. 그와중에 영조는 매병=치매 증세를 보이고, 다급해진 제조상궁은 세손이 즉위하기 전 궁녀를 빨리 후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덕임이에게 후궁이 되어 궁녀들을 위해 자신을 도와달라고 한다. 자신이 제조상궁에 의해 세손의 사람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 덕임은 복잡한 마음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어쨌든 덕임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궁녀로 살아가는 '현재 자신의 삶'을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므로, 궁녀가 되지 않겠다고 한다.

 

한편 산이는 서상궁마마님이 먹으라고 준 귤을 덕임이 주려고 별당에 가져간다. 덕임이는 귀한 것을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하고, 산이는 덕임이가 귤을 거절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거절하는 것임을 눈치채고 상처받는다. 둘의 서사를 보면 보통 덕임이가 상처를 주고 산이가 상처를 받는 식인데, 그건 산이가 아니어도 이미 덕임이에게 상처 주는 존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애초부터 산이와 덕임이의 관계가 평등하지 못한 상태이니까, 산이는 덕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하지만 덕임이는 전혀 그러지 못한단 말이다. 그러다 보니 덕임이는 산이에게 상처 주는 말만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말 자체를 할 수 없는 거다. 그 때문에 산이가 일방적으로 상처받는 것처럼 보이는 것. 사실 덕임이 속은 속도 아니었을 거다.

 

실제의 의빈 성씨가 정조를 사랑했는지 아닌지야 알 수 없지만, 옷소매에서의 덕임이는 산이를 좋아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5회에서 '휘둘렸느냐'의 밤을 보낸 후부터는 분명히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산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덕임이는 너무 잘 알고 있다. (너무 티를 내니까요...) 근데 자신은 그걸 표현할 수도 없고, 표현했다가 자칫 후궁이라도 되면 자신이 만족하고 있는 지금의 삶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건 나는 아니라고, 계속 부정하는 것뿐이지. 그 말을 통해 산이도 상처받지만 말하는 덕임이 자신도 스스로에게 생채기를 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 덕임이 너무 안쓰러워ㅠㅠ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산이는 덕임이가 성식=오빠에게 푸른색 토시를 받는 장면을 보고 덕임이가 다른 남자를 연모한다고 오해한다. 그리고 한밤중에 덕임이를 서고에서 만난다. 자신의 마음은 자신의 것이지 저하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덕임이를 보며 또 질투에 불타올라 덕임이 목을 조른다... 하 진짜 덕임이 너무너무 안쓰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회] 절대 임금을 믿어서는 안 돼

광한궁 나오기 시작하는 8회. 물론 저는 광한궁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의미 있는 소재라고 생각하는데요... 8회에서 광한궁 등장 장면이 그렇게까지 길 필요는 없었다고 지금도 생각하기 때문에...... 8회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한숨이......... (휴)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나에게 8회가 좀 힘들었던 건 단순히 '광한궁 장면이 길어서'가 아니라, 그 장면의 '순서' 때문이었던 듯.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8회의 진행은 대충 이렇다: 산이가 덕임이에게 네 마음도 자기 것이라고 말하는 서고 신→덕임이 절대 후궁 안되어야겠다고 다짐→제조상궁이 또 후궁 되라고 함→덕임이 또 거절함→제조상궁이 감찰반 보냄→덕임이 어린 시절에 받은 여범 발각됨→덕임이 중전에게 끌려가 죽을 위기에 몰림→덕임이 친구들이 세손 찾아가 덕임이 구해달라고 함→덕임이가 여범을 영조에게 받았다며 영조 만나서 옛날 얘기 하게 해 달라고 함(영조가 매병 앓고 있는 것 모름)→산이가 덕임이 안 죽이려고 출궁시키자고 함→덕임이가 죽어도 좋으니 영조 만나게 해달라고 해서 중전과 영조와 산이와 덕임이 함께 만남→덕임이가 또 말발로 영조 감동시켜서 옛날 기억 되살리게 함 & 덕임이 얘기 듣던 산이는 덕임이가 어린 시절 영빈의 처소에서 자신이 만났던 생각시임을 깨달음.

 

그렇다면 저 뒤의 내용은 당연히 '산이가 덕임이에게 여범 받은 날 자신이 함께 있었던 소년임을 밝힘'이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근데 8회에서는 저 뒤에 광한궁 이야기가 이어져버린 것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한밤중에 제조상궁님이 궁녀들을 왕창 모아놓고 우리들은 절대 왕을 믿으면 안된다!! 우리가 우리를 지켜야 한다!!! 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만 나왔어도 됐을 것을, 영희가 친구들에게 광한궁에 대한 얘기를 해 주는 장면가 교차편집해가지고 장면이 더 길어짐. 게다가 그 장면을 보는 내 머릿속엔 '아오 산이가 덕임이에게 어렸을 때 얘기 하는 거 언제 나오는 거야???!?!?!?!?'하는 생각이 꽉 차 있으니 그 장면이 더더더더더 길어보일 수밖에...

 

제조상궁이 감찰반을 보내기 전에 광한궁 장면이 먼저 나왔다면, 그래서 '와 제조상궁 무서운 사람이네' '와 감찰도 보냈네 세상에' 하면서 볼 수 있었다면 그 장면도 덜 길게 느껴지고, 여범 때문에 덕임이가 고초를 겪는 장면에서의 긴장감도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은 든다. 뭐 이거야 다 결과론적인 얘기긴 하지만... 여튼간 이렇게 8회까지가 끝나고, 9회부터는 웃음기 쫙 뺀 옷소매 챕터 투가 시작된다...고 나는 봄. 여러 후기들에서는 산이가 즉위한 이후부터 2장이 시작된다고 보는 것 같은데, 나는 좀 다르다. 어린 시절 인연을 맺은 둘이 새로운 인연을 쌓아가며 그 인연의 존재를 깨닫기까지가 '기', 광한궁의 음모와 계략으로 산이 보위에 오르기 전 온갖 시련과 고초를 겪으나 이를 천하무적 덕임이가 도와주며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승', 보위에 오른 산이와 덕임이가 계속 갈등하는 것이 '전', 덕임이가 후궁이 된 이후가 '결'이라고 봄. 가장 유쾌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기' 부분이고, '전'과 '결' 부분은 휴...생각만 해도 마음이 어두워지니 그만 생각하는 것으로...............따라서 9회부터의 줄거리 요약은 다음 포스팅에. 이미 스크롤잌ㅋㅋㅋㅋㅋㅋ 미쳐버렸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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