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비채, 2007)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지음/비채 가을이 되면 이율배반적인 두 개의 욕구가 마음속에서 자꾸 부딪는다. 쌀쌀한 날 털실로 짠 숄처럼 어깨에 두를 수 있을 것 같은 따뜻한 목소리와 가까이 하고 싶어지다가도, 사람을 '부르르' 떨게 만드는 날서고 쨍한 목소리를 마구 섭취하고 싶어진다. 작년 이맘때는 심보선의 시집을 읽으면서 전율을 느꼈었다. 그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우연히 웹에서 읽고 나서 십오 초의 열 배 정도 되는 시간 동안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고, 곧이어 '삼십대'와 '청춘'을 찾아읽은 후 참으로 오랜만에 생존하는 시인의 시집을 구입했었다. 이번 가을엔 평소에 잘 읽지 않는 에세이에 자꾸 손이 간다. 지난주에는 아지즈 네신의 , 장영희 님의 을 읽었다. 아지즈 네신의 책은 유쾌했고, ..
200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