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읽다, 쓰다 - 세계 문학 읽기 길잡이 (김연경, 민음사, 2019)
'책에 대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책 감상에 대한 책'은 더더욱 그랬다. 남이 쓴 책 감상문을 읽을 시간에 그가 읽은 그 책을 그냥 읽는 게 낫지 않나? 하고 생각했었다. 뭐, 한 달에 책을 열 권 이상 읽던 때의 이야기다. 몇 살 이상이 되면서부터 앞으로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이제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시간들보다 짧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는 데도 건강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강해지면서부터는 더 그랬다. 책을 읽다가 눈이 뻑뻑해져서 더 많은 페이지를 읽을 수 없을 때, 허리가 아파서 집중이 흐트러질 때, 너무 피곤해서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잠이 들어 버렸을 때면 아, 앞으로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은 몇 권이나 더 될까, 사 놓고 아직 못 읽은 책이라도 다 읽고 죽었..
2019.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