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지옥 위에서 하는 꽃구경이어라,
원래 계획은 신촌으로 가서 여의도 가는 버스를 갈아탈 생각이었다. 지하철을 타면 너무 막힐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주섬주섬 옷을 겹쳐 입고 한껏 뚱뚱해진 차림새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마음은 심란했지만 그래도 뉴스를 안 들을 수가 없어 계속 라디오를 들었다. 예전에는 동네에서 여의도로 직행하는 버스가 있었는데...하는 생각과 20년 전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던 날 집회에 갔다가 분한 마음으로 귀가하던 밤의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20년 사이에 없어져버렸네. 그때는 세상에 그런 이유로도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게 가능했었는데, 고작 그런 이유로도 그랬는데, 지금은...... 그때 마침맞게도 라디오에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나왔다.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다 ..
202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