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보다 어딘가에(이승영 & 차수연, 유하준), 2007
영화를 처음 본 금요일. 자꾸 속이 까끌까끌했다. 처음엔 준석님이 너무 연기를 잘하셔서 그런 줄 알았다. 사실 좀 그렇기도 했다. 스크린에 비친 모습 볼 때는 마냥 좋았는데, 끝나고 나니 '저거 원래 모습 아냐...'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기분이 묘한 거다. 내일 다시 보면 좀 명확해지겠지, 하면서 다음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토요일날, 검은 스크린 위로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멍하니 보고 있으려니 더 이상했다. 게다가 그 전날 '되게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애'라고 생각했던 수연이에 대한 연민까지 자꾸 뭉게뭉게 피어올라와 마음이 무지 복잡해졌다. 왜 이러지? 왜 자꾸 공감이 되지? 하고 갸웃갸웃하며 집으로 돌아오던 길. 버스 안에서 친구의 문자를 받고서야 생각이 났다. 3년 전 늦가을, 그 시간이. 학..
2007.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