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읽은 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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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한 정리법 (도미니크 로로, 문학테라피, 2013)
1.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요? '무언가'를 많이 가졌다는 것보다, 무언가를 '많이 가졌다'는 것에 더한 충족감을 느끼던 때가 분명히 있었다. 비싼 옷이나 화장품, 이른바 '명품 백' 같은 것을 전혀-_- 구입하지 않는 나에게 재산은 이런 것들이리라고 생각하며 별 감흥 없던 책도, 더이상 듣지 않는 CD도, 받은 지 10여년이 훌쩍 넘은 쪽지도, 어릴 적 끄적거렸던 낙서조차도 모아 두었다. 언제부턴가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다 쓰지 못할 것 같은 검정색 펜들이 가득 들어있는 필통을 보면 숨이 턱턱 막혔다. 손 댄지 오래된 책들과 CD를 내다 팔고 이젠 필요 없는 자료들을 분리해 내는 건 쉬웠지만 그 이상은 잘 되지 않았다. 잡동사니들을 정리해 보겠다며 책상 서랍을 뒤집었다가 이건 그..
2014.06.20 -
인생의 목적어 (정철, 리더스북, 2013)
하루에도 수백 권씩 쏟아진다는 책. 오늘 그중 한 권이 당신의 손 위에 놓여 있습니다. 결코 쉬운 인연이 아닙니다. 나무로 살다 끝날 수도 있었던 그의 인생이 당신을 찾아온 이유를 한번쯤은 생각해 주십시오. -라는 101쪽의 문장을 떠올리며 생각해 본다. 어떤 인연으로 이 책은 나를 찾아 왔을까. 이 책을 만나기 전과 만나기 후의 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 책이 내게 남긴 것 중 가장 오래 가게 될 것은 무엇일까…다른 건 몰라도, 이 질문에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어땠나, 정철이라는 사람의 글 어땠나,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헐렁하고 넉넉하고 가볍게, 이렇게, 그냥 괜찮아. -라고, 358쪽의 문장과 같이. 그러고 보면, 참 친절한 책이다. 이제까지 읽어본 그 어떤 책보다도, 사용설명서나 ..
2014.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