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ETTER FROM(2)
-
잊지 않았습니다.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내일이 4월 16일이다. 2014년 이후로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된 4월 16일. 늘 이즈음이면 슬퍼지지만 오늘은 하필 선거일이라 더 심란하다. 그 배가 물속으로 잠기는 모습을 봤던 게 겨우 6년 전인데, 유가족분들께 막말을 하고 국가의 책임을 부정하려 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하던 이들은 여전히 잘들 살아있는 것 같고 여전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고만고만한 수준의 정규교육을 받고 비슷한 문화를 접하며 살아갈텐데, 어쩌면 이렇게 판단 기준이 다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많이 서글프다. 연초에 왼쪽 손목에 끼고 다니는 세월호 팔찌가 많이 낡았음을 깨달았다. 6년간 세 번 정도 팔찌를 바꿔 끼었는데, 마지막으로 끼고 다닌 팔찌는 2016년부터 끼던 ..
2020.04.15 -
『엄마. 나야.』, 그리고.
엄마. 나야. 라는 책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된 건 다른 책을 주문하러 알라딘에 갔을 때였다. 앞부분 조금밖에 읽지 못했던 진은영 시인과 정혜신 박사의 대담집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덕분에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생일을 안산에 있는 치유공간 이웃에서 챙겨주시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던 터였다. 생일 모임 때마다 시인들이 아이들의 목소리를 빌려 '생일 시'를 써준다는 것도 그 책을 통해 알게 됐었다. 사실 그 때는 반신반의했었다. 진은영, 정끝별, 김소연, 김민정,허수경, 신미나, 나희덕…같은 시인들이 이렇게 아이들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시를 써 주고 계시다니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우선이었지만 마음 한 켠에는 과연 그 시가 정말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시일까? 하는 생각이 남았다. 아무리..
201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