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날마다 계몽한다

2008. 7. 28. 01:26흔드는 바람/베끼고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날마다 계몽한다

                                                              -김소연

추억은 짐승의 생살
추억은 가장 든든한 육식
추억은 가장 겸손한 육체
추억은 추억하는 자를 날마다 계몽한다

추억은 실재보다 더 피냄새가 난다
추억은 도살장
추억은 정육점
붉게 점등한 채
싱싱한 살점을 냉동보관한다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게 없구나
번작이끽야燔灼而喫也라

'흔드는 바람 > 베끼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경미] 야채사(野菜史)  (0) 2009.12.03
[백석] 함주시초 中 선우사  (0) 2009.11.06
[김남주] 학살  (4) 2009.05.18
[진은영] 청춘1  (0) 2008.07.05
[나희덕] 거스름돈에 대한 생각  (0) 2007.12.16
[장철문] 어머니에게 가는 길  (0) 2007.03.08
[김혜순] 희망  (0) 200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