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청춘1
2008. 7. 5. 20:09ㆍ흔드는 바람/베끼고
아름답고 처연하고 슬프다. 진은영선생님 시를 오래오래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청춘 1
-진은영
소금 그릇에서 나왔으나 짠맛을 알지 못했다
절여진 생선도 조려놓은 과일도 아니었다
누구의 입맛에도 맞지 않았고
서성거렸다, 꽃이 지는 시간을
빗방울과 빗방울 사이를
가랑비에 젖은 자들은 옷을 벗어두고 떠났다
사이만을 돌아다녔으므로
나는 젖지 않았다 서성거리며
언제나 가뭄이었다
물속에서 젖지 않고
불속에서도 타오르지 않는 자
짙은 어둠에 잠겨 누우면
온몸은 하나의 커다란 귓바퀴가 되었다
쓰다 버린 종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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