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읽은 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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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무더운 여름 (2009, 문학동네)
무더운 여름 위화 지음, 조성웅 옮김/문학동네 학생 시절에 문학 관련 수업을 들을 때마다 자주 들었던 얘기 중 하나. 단편 소설은 짧은 소설이고 장편 소설은 긴 소설이지만, 단편 소설과 장편 소설의 차이는 단지 그 물리적 길이뿐만이 아니라는 것. 단편 소설은 짧기 때문에 인간 내지는 삶의 한 부분을 아주 특징적이고 압축적으로 포착할 수 있어야 하고, 장편 소설은 긴 분량 속에서 입체적인 인물의 총체적 삶을 개연성있는 이야기와 치밀한 구성을 통해 종합적으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뭐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분량상 분명히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우연에 의존한 이야기, 단편적인 인물의 모습, 허술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소설이 워낙 많은 탓에, 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의 성격을 떠올리며 작품을 읽는 일은 별로 ..
2010.02.14 -
[아일린 페이버릿] 여주인공들 (2009, 민음사)
여주인공들 아일린 페이버릿 지음, 송은주 옮김/민음사 아일린 페이버릿의 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 특히 이른바 '세계 문학 작품'이라 불리는 소설들을 읽느라 어린 시절의 밤을 바쳤던 여성 독자들에게 꽤 흥미로울 법한 책이다. 소설 속 인물들의 굴곡 많은 삶에 마음아파하거나 분통터져했던 소녀들, 제목만 떠올려도 향수가 절로 일어나는 폭풍의 언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담 보바리, 주홍글씨...등등을 읽으며 캐서린 워쇼와 캐서린 오하라, 보바리 부인과 헤스터를 그려보던 소녀들이라면 '그녀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보았으리라. 나 역시 왜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돌아간 걸까, 조는 진심으로 로리랑 에이미 사이를 축복했을까, 존시는 자신을 살려준 마지막 잎새가 그림이었다는 걸 깨닫고도 건강하..
2010.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