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문] 어머니에게 가는 길
2007. 3. 8. 00:53ㆍ흔드는 바람/베끼고
김승희선생님이 첫 수업 시간에 읽어 주신 시. 두번째 연을 읽으시는데, 왈칵 눈물이 날 뻔 했다. 꾹 참았다.
김승희선생님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있으셨다. 귀여우시다는 느낌도 들었다. 여러 번 웃었다. 수업을 듣기로 마음먹었다. 여성 시인의 시들도 좀 읽어봐야겠다.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진다.
어머니에게 가는 길
장철문
아이가 지하철 안에서 햄버거를 먹는다
어머니는 손수건을 들고
입가에 소스가 묻을 때마다 닦아낸다
아이는 햄버거를 먹는 것이 세상일의 전부다
어머니는 침 한 번 삼키는 일 없이
마냥 성스러운 것을 바라보는 얼굴이다
어머니는 저 성스러운 것에 이끌려
무화과같이 말라간다
모든 성스러운 것은 착취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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