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901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페스티벌 첫째날 후기 :)

2012. 9. 2. 20:56흔드는 바람/즐기고

9월의 첫날, 룰룰루 가벼운 마음으로 대라페 보러 GoGo. 비온다는 얘기에 살짝 불안했는데 아침부터 날씨가 쨍쨍해 음, 걱정 안해도 되겠군...생각하며 버스에 버스를 갈아타고 가는 길. 어쩌다보니 세상에나 난지천공원으로 가게 되는 바람에ㅠㅠㅠㅠㅠㅠ 난지천공원에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거쳐 목적지까지 헥헥대고 가느라 공연 보기도 전에 체력을 소진해 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아. 덕분에 산책 실컷 했으니 잘된 거라고 억지로 생각하기로 함-_-

익숙한 난지한강공원 다리를 건너 티켓부스에 도착해 영미문학관 부스에서 손목팔찌 받고!! 동행한 여동생을 만나!!! 첫팀인 머쉬룸즈의 공연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메인 스테이지 좌측 맨 앞에 자리를 잡았다. 영미문학관 이벤트 당첨되어 간 거라서 하하하. 감사합니다 영미문학관 & 작가님. 승열오라버니께...도...감사해야겠지?ㅎ
 

'이승열'의 이름은 없으나 어쨌든 영미문학관 이름이 가운데 떡하니ㅋ 감사합니다 영미문학관!!



이날 나의 라인업은 머쉬룸즈, 웁스나이스, 솔솔부는봄바람, 락앤롤라디오, 바이바이배드맨, 해리빅버튼, 타틀즈, 더브리즈, 소란, 마리서사, 짙은, 게이트플라워즈, 킹스턴루디스카, 고고스타, 칵스. 바바배, 짙은, 킹스턴루디스카, 고고스타, 칵스 빼고는 다 '공연은 처음...'인 팀들. 해리빅버튼과 게이트플라워즈는 아주 좋았고 머쉬룸즈는 '우왕ㅋ다시보고싶다 이팀ㅋ' 싶었다. 짙은과 칵스는 역시 대박이었고 바바배와 킹스턴은 역시 좋았고 고고스타는 이날 약간 약했다는 느낌. 태선리 평소보다 왠지 얌전해서 숙연하려고 했네요ㅋㅋㅋㅋㅋㅋ 집에 와서 영미문학관 듣고(이것때문에 데브와 피아는 깨끗하게 포ㅋ기ㅋ) 머쉬룸즈 팔로잉하고 보컬 완씨 팔로잉ㅋㅋㅋㅋㅋㅋㅋㅋ 

머쉬룸즈 보컬 완씨. 힘내라고 하지 않고 좋은 얘기만 하지 않고 같이 힘내자는 느낌의 목소리. 좋았다.


타임테이블 처음 보고, 헐 이거 뭐야, 이 팀들이 한꺼번에 다 나올 수 있나? 한팀당 세곡정도밖에 못부르는 거 아냐 설마? 라고 생각했는데...음. 그 예상이 크게 빗나가진 않았다. 시간이 너무 부족했지. 중간에 세팅도 해야되고 튜닝도 해야되는데. 그런 계산을 완벽하게 했...더라도 보통 공연이 10분에서 30분씩 지연되곤 하는데 워낙 타임테이블이 빡빡하게 짜인 탓에(시작도 좀 늦게 했고) 전체적으로 공연 시간이 지연되어 뮤지션들은 꽤 곤란했으리라 싶다. 메인스테이지 하나, 서브스테이지 하나의 단촐한 구성이다 보니 무대와 무대를 이동하는 사람들이 타 페스티벌에 비해 훨씬 적어서 좀 많이 북적북적한 느낌이었고. 메인과 서브의 거리가 크게 멀지 않아서 메인 앞쪽에 있을 때는 서브 쪽의 소리가 많이 들린 것도 좀 아쉬웠던 점.

진행은 성우진씨가 맡아서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다음 순서로 넘기는 멘트를 하루종일 했다. 근데 멘트가 생각보다 너무 길었다. 그리고 락앤롤라디오 때의 시상식은 굳이 할 필요 없었다...고 생각한다. 락커들에게 일렬로 서서 상을 받으라니 거참ㅋㅋㅋㅋㅋ 못할 일이야 당연히 아니지만 좀 어색했달까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이 정부에서 장관이 주는 상을 기쁜 마음으로 받는 게 Rock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싶기도 하지만 그건 좀 너무 많이 간 거고. 여튼 수고하셨어요 성우진씨.

하지만 관객으로선 매우 저렴한 가격(그 많은 팀이 나오는데 1일권이 33,000원이라니, 엄청난 경쟁력 아닌가!)에 수많은 팀들을 볼 수 있는 기회로 충분히 즐길 만한 페스티벌이었다고 생각함. 나만 해도 '바이바이배드맨 해리빅버튼 타틀즈 짙은 게이트플라워즈 킹스턴루디스카 고고스타 칵스 보고 와야지' 라고 신나게 기다릴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아까 썼듯이ㅋㅋㅋ 메인이 하나이다보니 '아 시간표 안맞아ㅠㅠㅠㅠ'라며 괴로워하는 사태도 겪지 않았고. 평소 같으면 '아나 바바배랑 해리빅버튼이 왜 같은시간임? 미친페스티벌임? 죽고싶음?'하며 공연 끝나고 나서도 분개했을텐데 그러지 않았으니까ㅎ

워낙 북적북적하다보니 아까 공연하던 뮤지션을 잠시후 무대 밑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다. 벙글벙글 웃으시며 사람들의 사인 요청과 사진 요청에 즐겁게 응하시던 해리빅버튼의 성수형님!!!!!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웁스나이스 공연 때 공연 보시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찍으시기에 '오 페이스북에 올리시려나' 했는데 역시 바로 페북 업데이트ㅋㅋㅋㅋㅋ 아 엄청 멋있으신데 대박 귀여우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사인 및 사진 요청에 흔쾌히 응하시고 공연보러 가시는 성수형님의 파파라치컷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에는 시간 딱딱 맞춰가며 '이거 보고 저기로 가서 저거 보고 그다음에 다시 여기로 가서 이거에서 요거까지 보고 또다시 저기로 가고...' 하느라 피곤했는데, 이날은 공연 보기 전부터 워낙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ㅋㅋㅋㅋㅋㅋ 돗자리 깔아놓고 편하게 본 시간도 많았다. 이렇게 본 건 처음이었는데(늘 항상 공연때는 왔다갔다 스탠딩 꺅꺅 하는 식이었어서-_-) 이 방식도 나쁘지 않구나. 앞으로는 너무 스탠딩 왔다갔다 꺅꺅꺅 하며 본전 뽑으려-_- 하지 말고, 적당히 더 여유롭게 더 즐기면서 공연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승열오라버니 나오시는 페스티벌이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지만ㅋㅋㅋㅋㅋㅋ


이날 찍은 사진들은 따로 포스팅. 바로 해야지 으쌰!!! 마지막으로, 이날 저의 '최고의 순간 베스트 5'는요,

1. 성수형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매지네이션'을 읊던 순간. 으억. 팔에 소름이 쫙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2.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등장해^^^^^^^^^^^ 머리를 휘날리며 드럼을 두드려패던 사론. 아아 아름다와라.
3. 짙은의 Moonlight과 백야가 울려퍼지던 순간. 그래 너는 바로 Everybody's Moonlight, 검은 어둠 속에 밝게 비추는 빛, Moonlight!!!!!
4. 브리즈가 마지막 곡으로 '뭐라 할까!'를 부르는데, 우왕, 세상에, 타임머신 타고 (좋았던)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예전 그플에서 이브 노래 듣던 기분이랑 비슷했달까.
5. 타틀즈의 목소리로 비틀즈의 노래들이 난지한강공원을 채우던 때의 짜릿함! Obladi, Oblada, Life goes on, Bl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