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924, 렛츠락 페스티벌 첫날 - 이승열 & 이승열밴드

2016. 10. 1. 08:36💙/언제나 내곁에

이날 백프로 웃으시는 모습 두 개 건졌는데 그 중 하나는 지난번에 올렸고 더 맘에 드는 이 사진은 이번에!!!



그러니까 부천판타스틱영화제의 데이빗보위 추모공연에 가긴 했었지만 그때는 페스티벌이라기보단 정말 지자체 행사 같았고-사실 지자체 행사 맞긴 하지만. 또 마지막 곡 때문에 너무 많이 울어가지고-_- 내 상태가 안좋았던 탓에 제대로 즐긴 기억이 없다. 그냥 엄청 슬펐다ㅠㅠㅠㅠ  해서 렛츠락 기다렸습니다 오라버니. 24일날 9시까지 FF에 가야 했으니 시간대 잘 맞으면 좋겠다 했는데 어쩌면 또 이걸 아시고 여섯시에 나와주셨는지. 게다가 이날 유일하게 오라버니 말고 보고 싶었던 짙은 다음에 시간을 잡아주셨는지. 


여튼간 모든 조건은 다 괜찮았다. 심지어 이승열이 떴는데 비도 한 방울 안 왔다하하하. 쌀쌀하지도 않았고. 낮에는 오히려 좀 더웠는데 오라버니 올라오실 즈음이 되니 적당히 서늘해져서 정말이지 가을 페스티벌 같았다. 그 와중에 무대에 오르신 오라버니는 늘 그렇듯 아무리 환호를 해도 1나노미터의 얼굴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으시고는 계속 세팅을 하셨고 나는 오랜만에 본 이승열밴드가 그저 반가웠다.


올라오셔서 바로 세팅. 관객은 본척만척ㅋㅋㅋㅋ 그래도 나는 이 사진이 좋은데 왜그럴까. 왜긴 왜냐. 이승열이니까 좋겠지.


오라버니 티 입고 오신 명훈오빠 보고 깜짝 놀라고(저도 그거 입고 나왔다가 갈아입었어욬ㅋㅋㅋㅋㅋ 아 또 메리홀생각나네요 추억돋게…세상에 명훈오빠 뵌지도 벌써 육년째잖아??????) 동훈씨 보니까 진짜 너무 좋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부천에서 상태 안좋았던 이유 중에는 신동훈이 없었다는 점도 있다. 아니 동훈씨가 왜없냐고요. 이승열(의 무대)의 드럼은 신동훈인데.


저어어어어어멀리 계셨으나 억지로 당겨 찍어본 명훈님.

역시 저어어어어쪽에 계셨던 경남아저씨. 이날 가족분들과 같이 오신듯????

그리고 우리 신드럼. 소중한 동훈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멀리 있어서 찍기 쉽지 않았으나 애써봤다ㅋㅋㅋㅋ 자주 상익군이 가림-_-



오랜만에 보니까 되게 좋더라. 물론 오라버니는 올댓뮤직 녹화도 꾸준히 하시고 부산 공연도 하셨지만 내가 못 본 현장은 나에게 실존하는 현장이 아닌 것. 하지만 사실 부산락페스티벌 때는 현장에 있었던 여동생이 전화로 시크릿 시크리틀리 그들의블루스 돌아오지않아 씨닉을 들려줬었다. 전화기 붙잡고 울뻔했네. 그 앞 곡들은 날아, 비상, 어썬더, 러브포세일, 노래1이라고 했었고. 어썬더노래1러브포세일 너무 좋으니까 제발 렛츠락에서도ㅠㅠㅠㅠㅠ 하는 마음이었음. 


그러니까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날아, 비상, 어썬더, 러브포세일, 노래1, 시크릿, 시크리틀리, 그들의블루스, 돌아오지않아, 씨닉을 하신 셈인데(물론 틀릴 수 있음) 사실 나는 날아??? 비상?????? 첫 두 곡이 날아 비상??????????? 하는 기분이었었다. 비상은 작년 단공때도 종종 빠졌던 곡인데다가 페스티벌용+앵콜용으로 오라버니가 부르시는 건 기다림인데 보통 기다림 하시면 비상을 안 하시는 편이었…다고 나는 생각했으니까(아니 쓰다보니 자신이 점점 없어지냐). 페스티벌이든 단공이든 신경 안쓰시고 '자기가 만든 노래' 부르시는 분이 중간도 아닌 오프닝을 날아비상으로 하셨다고????????? 부산까지 가셨으니까 팬서비스 해주신 건가…했는데.


열심히 세팅하시더니만. 마이크 체크하시더니. 기타를 내려놓으시고는. 환호하는 관객에게 TWO THUMBS UP을 해주시더니?????


이 사진 진짜 좋아서 올리는 거임…그래 나 다 좋아한다 다 좋아해ㅠㅠㅠㅠㅠ

이것도 진짜로 좋아서 올리는 거임. 뭐든 안좋겠냐고 이승열인데!!!!!!



모든 것이 무너져있고, 발디딜 곳 하나 보이질 않아. 까맣게 드리운 공기가 널 덮어 눈을 뜰 수조차 없게 한대도, 거기서 멈춰있지 마, 그곳은 네 자리가 아냐, 그대로 일어나 멀리 날아가기를, 얼마나 오래 지날지 시간은 알 수 없지만, 견딜 수 있어, 날개를 펴고 날아…아니 오라버니. 진짜 날아를ㅠㅠ 어머나 페스티벌 첫곡으로ㅠㅠㅠㅠㅠ 그러더니 이어지는 비상. 헉. 이거 부락 셋리스트처럼 가나요 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어썬더, 러브포세일, 그들의블루스, 노래1, 돌아오지않아, 그리고 씨닉시크릿하고 시크리틀리는 안하셨고 앵콜은 당연히 없었다. 오라버니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경탄할 만큼 성스러웠고 무대들은 아름다웠다.


언제부턴가 오라버니 공연 볼 때는 바로바로 환호를 하기보다는 여운을 끝까지 느끼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멘트가 적어도 신경이 안 쓰이며(오히려 적은 날이 더 음악에 집중하기 좋다) 때때로 오라버니가 너무 빨리 '고마워요' 하시면 '아 좀 있다가 하시지!!!'할 때도 있닼ㅋㅋㅋ 진짜 건방지기 짝이 없네. 하지만 이날은 환호하고 싶을 때면 중간에 소리도 많이 지르고 끝까지 소리 하나까지 다 듣고 싶을 때는 다 듣고 하면서 오라버니의 연주와 목소리를 느꼈다. 어썬더, 러브포세일, 노래1을 다 들었을 때는 감격이ㅠㅠㅠㅠㅠㅠㅠㅠ 막 마음이 벅차올랐다.



그럼에도 저 셋리스트가 약간 어색하긴 했다. 위에서도 썼듯이 '단공이든 페스티벌이든 대중들이 알든 모르든 자기가 만든 노래 자기가 부르시는 분'이 이승열씨라고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나보다. 단공 아닌 페스티벌에서 오라버니를 본 건 진짜로 엄청 오랜만이니까 그사이에 이렇게 셋리스트를 구성하게 되셨나 싶어 아주 실낱같은 서운함(이라고 쓰니 사적인 감정 같아 스스로가 좀 한심하지만ㅋ 내가 뭐라고 도대체ㅋㅋㅋㅋ)이 들지 않진 않았던 거시다. 막 2010년 이럴 때 온갖 페스티벌에서 나오지도 않은 3집 노래 줄창 불러대시던 기억이 나가지고ㅠㅠ 나한테는 그게 더 이승열같은데 음…뭐 그랬다.


특히 날아 다음에 비상이 이어지는 오프닝은 좀 많이 낯설었다. 내게는 두 곡 다 끝에서 두세번째 쯤에 분위기 확 집중시키는 곡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랬던 듯. 내게 익숙한 방식의 셋리스트는 Asunder-Love for Sale-Move Your Body-그들의 블루스(한없는 복을 내려 주소서♪ 한 다음에)-씨크릿(save yourself 하지 그러냐고 한 다음에)-돌아오지 않아(이미 떨어져버린 건 돌아오지 않지만)-노래1(그래도 노래와 흘러가는 걸로…) 그다음에 비상, 날아, 씨닉 이 정도. 나는 날아비상의 확장판 혹은 다음 버전 같다고 느껴서 비상 다음에 날아가 나와도 괜찮지 않나 싶다. 이렇게 쓰고 있다 보니 공연 잘 보고 왜이렇게 말이 많냐 싶은데…아니 뭐 무조건 다 좋으며 진짜로 뭘 하셔도 좋은데다가 공연날에는 진짜 모든 게 좋았지만 집에 와서 며칠동안 생각해보니 이런 느낌이 들기도 했다는 겁니다 네네네.


그리고 또다시 강조하지만 우리 소중하신 신동훈드러머님…하…진짜 너무 멋지셨고ㅠㅠㅠㅠㅠ 진짜 동훈님이 오라버니랑 공연해주셔서 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신드럼님 오지은서영호 하시고 주윤하 밴드 하시고 뮤지컬도 하시고 그외에도 온갖 일들을 하시며 엄청 바쁘셨을텐데 오라버니랑 벌써 8년째인가. 꾸준히 같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함. 물론 다른 밴드 멤버들도 감사하지만 동훈씨는 특별히 더 감사함. 제가 많이 아낍니다 신드러머님. 신동훈최고👍👍👍👍👍 



위에서 안올렸던 신드럼 사진 하나 더. 이다음날도 오지은서영호 뛰시느라 렛츠락 이틀 다 서셨다//



공연 끝나고 나서 있었던 일들은………………오라버니가 너무 바쁘셔서 벌어진 해프닝 같은 거지만 나는 워낙 작은 실마리를 가지고 생각의 늪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지라 여러가지 생각을 하긴 했다. 근데 뭐 여기 쓸 건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건 오라버니에 대한 게 아니라 나라는 인간의 문제에 대한 거니까.


여튼간 이날 렛츠락 갔다가 FF 갔다가 하면서 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펼쳐지는 느낌이었는데 그 시간들뿐만 아니라 내가 존재해왔던 모든 공간들에도 이승열(의 음악)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는 기분. 유앤미블루 음악 듣던 십대는 물론이고 오라버니 1집 내신 후 공연 보기 시작하며 흘러간 시간들, 특히 본격적으로 따라다녔던(-_-) 07년 이후의 시간들을 다 합치면 내가 살아온 시간의 반 이상이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다니게 될 것이다보니 참…어쩌다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도 들법하지만 이렇게 되어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더 드는 것 같고…아니 근데 도대체 지금 뭔 소리를 쓰고 있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하고 남은 오라버니 사진이나 다 올려야겠다.


그나저나 오라버니. 제발 이제 단공을 주세요. 페스티벌 말고 방송 말고 행사 말고 단공 주세요 단공. 해외 말고 제주 말고 부산 말고 홍대에서 아니면 뮤즈라이브에서라도 네?????? 제발좀 단공좀 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mazing beautiful YISUNGYOL♥

입꼬리에 0.07mg쯤 미소가 얹혀 있음.

나 이 표정 너무 뭔지 알것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글라스 쓰셨지만 보인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옆모습도 익숙한 옆모습 :)

오라버니 손………아이고 나죽네.

그리고 쭉 공연 보다가 씨닉 하실 때 뭐야 끝나나???? 하고 몇장 찍어봄.

조명이 세서ㅠㅠ 너무 하얗게 나와서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승열을 담기에 카메라란 너무 하잘것없는 존재…

역시 나는 기타를 든 오라버니가 좋은 것 같다.

이건 흔들렸는데 위의 것보다 기타가 잘나와서ㅋㅋㅋㅋㅋㅋㅋㅋ

끝나기 전에 맘껏 한번 당겨보았음.

이렇게 보니까 무슨 외국 뮤지션 같으십니다??? 거장의 내한공연 같은데요 오라버니??????


이날 묘하게도 내 마음에 가장 들었던 사진은 둘다 초점 안 맞은 건데 하나는 세팅 때고 하나는 씨닉 때. 렛츠락 끝나고 나의 마음같이 희미한 초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어쨌든 오라버니는 소중하신 오라버니. 빨리 단공 주세요 단공 주시라고요!!!!!


첫 번째, 세팅 때.

두 번째, 씨닉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