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6. 16:43ㆍ💙/너의 이름
느지막히 스크랩해두는, 2017년 7월의 씬디매거진. 씬디티켓라운지 가서 들고온 씬디매거진을 열심히!! 타이핑해 봄. 이 사진 벨로주에서 찍으셨다던데 오라버니 벨로주에서 언제 공연 한 번 하셔도 좋겠다하하하하. 오라버니와 벨로주는 특별한 사이니까!!!!!! 그만 닥치고 타이핑 시작.
이 사진 너무 마음에 들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
우연을 가장한 필연
글 임은선/ 사진 신병곤/ 장소협찬 벨로주
네 번째 앨범이지만 의도적으로 다섯 번째를 의미하는 로마 숫자 <V>를 붙인 4집, 다섯 번째 앨범이었지만 'six'와 음가가 똑같은 <SYX>라고 이름 붙인 5집에 이어 발매된 6집은 <요새드림요새>라는 아리송한 이름의 앨범이다. 분명 숨겨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단박에 깨지고 말았다.
"말장난 같은 거다. 광고 카피까지는 아닐지라도 그런 심정으로 만든 제목이다. 꿈에 관련된 단어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 달 정도 생각했던 건데 어느 날 갑자기 커피를 마시다가 떠올랐다. 요새 만들어서 드렸다도 되고 요사이, 꿈dream의 요새도 되고, 별 의미 없다.
말장난 같은 제목의 6집 <요새드림요새>를 듣다 보면, '문학적이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시인 김수영의 시 '현대식 교량'의 일부를 발췌해 만든 '지나간다', '기형도의 시를 떠올리게 하는 '검은 잎' 등이 특히 그렇다.
"산다는 게, 시간이 흐르는 걸 피부로 맞닥뜨리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나이, 내가 있는 지점, 내 정신 상태, 주변의 것들, 젊었다는 것, 늙는다는 것, 저들의 젊음, 나보다 먼저 간 선배들의 생각들, 이런 것들에 더 민감해진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비극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데 그렇게 담고 싶진 않았다."라고 말하는 이승열. 그는 시간의 흐름을 김수영 시인의 '현대식 교량'을 빌어 이야기한다.
"젊음과 늙음의 다리 위에 서 있는 느낌이다. 그 다리를 지나갈 뿐이다. 이게 삶이란 생각이 든다. 김수영 시인을 잘 모르지만 그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를 보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산다는 건 쉽지 않다. 아주 사소한 것에만 분노하는 소심함, 그걸 말할 수 있는 것이 대단하다. 나도 반복되는 일상이 때론 웃기고, 참을 수 없고, 그러나 살아내야 하는 걸 안다. 그런 일상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애착인지 강박인지 모르겠지만' 앨범마다 제목에 'blues'가 들어가는, 블루스적인 곡을 꼭 싣는다는 이승열. 그래서 이 곡이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컵 블루스cup blues'에도 삶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두렵지만 않으면 괜찮아>라는 제목의 그래픽노블이 집에 있다. 그게 영감이 됐다. 컵에 물이 반만 차 있을 때 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반이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이야기를 550년 가까이 산 내 인생에 비유한 거다. 결론은 두렵지 않고 오만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너무 잘 안다. 그래도 노래에서만은 그렇게 말하고 싶다. 비록 노래가 끝나면 씁쓸해질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승열은 때론 친절하게, 때론 불친절하게 6집에 대해 이야기했다. 라이브 현장에서 원테이크 레코딩으로 작업한 4집, 송라이팅과 대부분의 믹싱을 집에서 작업한 5집에 이어 이번 6집에서 추구한 것 역시 '자연스러움'이었다.
"6-7살 때 사진으로 앨범 커버를 만들었다. 여동생 둘과 함께 찍은 사진인데 이 사진과 부모님 사진이 책상 위에 있다. 일상적으로 늘 보는 사진이다. 작년 연말 공연 포스터를 만들 때 사진을 찍자는 말이 나왔고, 찍기 싫었다. 그때 이 사진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 사진으로 공연 포스터를 만들었고 그 공연이 앨범을 출시하겠다는 의미의 공연이라 앨범 역시 이 사진으로 작업했다. 그동안은 이것저것 지지고 볶고를 너무 많이 했다. 이번에는 좀 쉬고 싶었다. 다행히 제 개인사에 중요한 부분을 공개한 거라 팬들에게도, 내게도 특별한 앨범이 된 거 같다."
콘셉트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 회의를 하고 미팅을 하고 하는 과정을 의도적으로 차단했다는 이승열. 공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직관에 의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작업하고 싶었던 게 이유라고 한다.
"콘셉트니, 회의니 하는 걸로 경직되고 기계화되는 것이 싫었다. 내 안에서 이미 그런 것들이 정리되어서 나오고 있을 텐데 말이다. 작업을 한 번 하면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치면 고칠수록 불안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내 직관을 믿고 싶었다. 이번 앨범은 내 직관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든 앨범이다."
그러나 뮤지션의 이승열의 직관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현된 것들은 우연이 아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무언가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들이 만든 <요새드림요새>가 궁금하다면 모바일 앨범 플랫폼 바이닐과 애플뮤직에 접속해 보자. 이번 앨범은 이 두 곳에서만 공개되고 있다.
"아티스트가 직접 선택한 경로를 통해 자신을, 창작물을 공개하는 게 당연한 거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내던져지는 것을 이번만은 피하고 싶었다. 내 디스코그래피에서 상징적으로 남겨놔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이번 앨범은 조금 귀찮게 찾아들어야 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앨범이 될 것 같다.
+
오랜만에 바이닐 주소 한 번 더 링크해 보면ㅋㅋㅋ
이승열 <요새드림요새> 음원을 구입할 수 있는 바이닐 주소는 "여기". 세상사람들 바이닐 가입하시고 <요새드림요새> 많이 다운받으시고 천국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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