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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희망
희망 지구가 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야. 누가 그런 걸 믿겠어. 누가 그걸 봤어? 지구가 둥글다는 건 더욱더 새빨간 거짓말이야. 코리아의 바다는 마라도 끝에서 떨어지고 나의 바다는 네 발치 앞에서 끊어질 뿐이야.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바쁘게 돈다는 것도 물론 거짓말이야. 다만 우리는 매일 밤 잠들었다가 매일 아침 깨어날 뿐이지. 잠들지 않는 사람은 없어. 우리가 잠들면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이곳에 깨어 있지. 우리가 외투를 벗고 잠들면 그곳 사람들이 옷을 벗고 물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여름을 펼치지. 왜 우리 뒤통수에 눈이 없는 줄 알아? 그건 그들의 낮을 볼 수 없게 하기 위해서야. 하지만 우린 전화를 걸 수는 있어. 우리의 밤에서 아르헨티나의 낮에게. 나의 겨울에서 나의 대칭점의 여름에게. 여보세요 ..
2006.06.03 -
060601, 이즈음에.
* 8월 2-6일, 015B 콘서트, 또 한다. 음하하하. 이렇게 나와주신다는데, 안 갈 수 없잖아? 그래서 또 간다. 예매 완료. 처음엔 한달에 삼만원씩, 3개월 할부로 가는 거라고 혼자서 생각하며 위안했는데(지난번 공연때도 그랬으니까;) 문제는...한번 더 가고 싶다는 것;; 5일이나 공연을 하는데 달랑 한번 가는 건 왠지 너무 아쉽고, 정없게 느껴지고, 맛만 본 것 같고, 매몰찬 것 같기도 하고...(핑계도 많다;) 매일매일 LG아트센터 사이트에서 남은 좌석 확인하면서 갈등하고 있다. 토요일 빼고 1열 자리 다 하나둘씩 남아 있던데...아아아 가고싶다아아아아아아 ㅠㅠ 7월부터는 학원비도 장난 아니게 깨질텐데...그래도 가고싶다아아아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 (이러다 결국은 지르고 한동안 초빈궁모드로 살것..
2006.06.01 -
060418, 이즈음에.
* 얼마 전, 5000원 정도가 충전되어 있던 버스카드, 학생증, 언니네트워크 단체 명함, 소소한 커피가게 쿠폰(열잔을 마시면 한잔을 드려요 하는) 등등을 넣어두었던 카드지갑을 잃어버렸다. 분명히 챙겼다고 생각했으며 버스 안에서 꺼낸 적도 없는데, 내려 보니 이게 없는 거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책가방 다 뒤지고 책 사이도 다 뒤지고 옷에 있는 주머니도 샅샅이 뒤졌건만 행방불명. 으이그, 내가 그렇지, 어쩐지 요즘 뭐 잃어버린지 좀 됐다 했더니...하고 툴툴대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교통카드 네 배 값을 주고 평소에 살까말까 했던 핸드폰 고리형 T머니를 샀다. 설마 이건 안 잃어버리겠지 하는 생각으로(물론 주위 사람들은 '핸드폰을 잃어버리면?'이라고 했지만;;). 그리고 학생증 재발급 신청을 하러 가..
2006.04.18 -
060405, 이즈음에.
1. 먼저 좀 진지한 토막글부터… 벌써 4월이다. 어리버리 허둥지둥하며 사무국 일을 시작했던 게 바로 며칠 전만 같은데 7개월이나 지났다.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이 못 되는 탓에 실수도 많았고 애먹었던 순간도 엄청났지만, 주위의 도움 덕에 어찌어찌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 5개월이나 남았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느니,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느니 하는 얘기를 하는 건 너무 이른 것 같다. 분명 반 이상의 시간이 지나가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할 일'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언니네 리뉴얼도 잘 되어야 하고, 언니네트워크 회원도 많이 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언니네를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언니네트워크에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어지는 후원 속에 튼실한 언니네트워크가 세워지길 바..
2006.04.05 -
[언니네] 차별과 배제를 넘어, 목적별 신분등록제로!
오늘 언니네(www.unninet.co.kr) 이슈포커스에 업데이트 한 글. 이거 쓰느라고 못 알아먹겠는 법 관련 뉴스랑 자료집 한참 뒤졌다. 결론? '역시 법은 어려워;' 지난주에 민노당에서 있었던 성전환자의 성별변경법안 관련 설명회에 다녀왔는데, 그때 민노당 성소수자위원회 분의 말씀을 들으니 현재 신분등록법안으로 법무부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법무부안은 대법원안보다 더 지랄스러운데-ㅅ-; 이럴 때마다 '이놈의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따위로 흘러가는지!'라는 말을 도대체 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ㅉㅉ. 새로운 신분등록제가 무엇으로 결정될 것인지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근데 문제의 중요성에 비해 언론의 주목도도 매우 낮고 정책수립자 및 결정권자들의 홍보도 매우 저조하다. 그러다보니 대중들의 관심이나 ..
2006.03.09 -
060207, 이즈음에.
설 연휴가 지나고 나니 인제 방학도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라앉아버린 와중, 올해 등록금이 작년보다 40만원이나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새학기에의 기대나 학습에의 의욕은 커녕 '이 비싼 돈 내고 학교를 다닐만큼의 필요가 과연 나에게 진정 있는 것인가?'라는 회의감만 가득가득 밀려와 우유가 그립다는 보아도 한방울 먹고 토할 유통기한 세달 지난 서울우유 한사발 가득 들이마신 기분으로 맑은 하늘 아래 내 몸 내보이기 부끄러워 그림자만 밟으며 다녔던 지난 일주일 동안 이루어졌던, 이 또한 비싼 돈 내지 않으면 불가능한 나의 기분전환용 지름에 연루된 물품 목록을 정리해 보면서 '웬만하면 참자, 정말 죽을 것 같으면 지르자'고 되뇌이고 있다. 어쨌든, 지름물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언니네트워크 편..
200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