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8. 09:23ㆍ파란색 무지개/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어린시절부터 사람 죽는 이야기+범인 잡는 이야기 허구헌날 찾아 읽더니 지금도 넷플릭스에서 늘 사람 죽는 이야기+범인 잡는 이야기만 보고 있어가지고(-_-) 추리물이나 스릴러물 볼 때면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거야아아아아’라는 마음으로 과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3회 방송을 앞두고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야기가 어떻게 풀리려나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안타깝게도(??!?!?!?) 한국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어서ㅠ 한국드라마의 서사 흐름에는 엄청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이 추측에 정확성은 별로 없겠지만, 왓쳐를 보면서 확실히 느꼈던 게 있긴 하다. 바로
(1)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어쨌든 저사람은 아니다’라는 마음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때 도치광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수많았어서 ‘아냐 그래도 도치광은 아니야ㅠㅠ’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만 해냈다ㅠㅠㅠㅠㅠㅠ 그러나 결말을 놓고 ‘진짜로 도치광은 아니라고 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면 또 좀 머릿속이 복잡해지지만…
(2) 극 시작할 때 중요하다고 나오는 사람이라면 잊지 말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왓쳐 중간에 장해룡의 존재감이 확 줄어들던 때가 있었으나, 결국 그는 끝까지 살아남았다…그리고 박진우는 저렇게 많이 나오는 데 비해 왜 하는 게 없어 보이지? 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지만, 결국 그는 하는 게 (과하게) 많은 자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시작 부분에 혹은 공홈에서 캐릭터를 소개할 때 언급되는 인물이라면, 특히나 중요하게 언급되는 인물이라면 전체 서사에서 중요한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3) 결국 모든 건 다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이건 요즘 추리물/스릴러물의 기본인 것 같다. 결국은 모든 것이 다 이어져 있다는 것. 작은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고, 그 세계(관)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의미 있으며 타당할수록 훌륭한 이야기가 된다는 것. 떡밥은 회수해야 맛이므로.
저러한 생각(이 아마도 바탕이 됐겠지, 의식하진 않았지만…)을 하면서 1, 2회를 다시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적어 보려고 한다.
1. 현재까지의 죽음 중 ‘범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사건은 세 가지다.
- 시리즈 전체를 시작하는 사건: 백골 발견 사건
- 하빈이에 대한 의심에 태수가 결정적으로 빠지는 사건: 송민아 살인 사건
- 하빈이에 대한 의심을 태수가 처음으로 드러냈던 사건: 하준이 사망 사건
저 세 가지는 분명히 다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 중 그 무엇도 하빈이가 한 것이 아닐 것이다. 이게 ‘아무리 하빈이가 의심스러워 보여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 B, C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C-A-B가 된다. 그리고 태수는 1회부터 A와 B의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 하빈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A와 B의 범인을 반드시 밝혀내야만 한다.
C와 B와 A의 범인이 누군지 밝혀지면 그때서야 태수는 자신이 얼마나 형편 없는 아버지였는지 자각하고 하빈이에게 용서를 구하겠지…아니면 중간에 하빈이가 진범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하빈이와 함께 진범을 잡으며 서로를 이해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하지만 한동안 태수는 C와 B 모두에 하빈이가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고 오해하며 의심할 것이다.
하빈이는 C와 B 모두에도 간접적으로만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즉 진범은 다른 사람이고, 하빈이는 진범이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진범을 찾으려고 했겠지.
2. 하빈이가 C의 진범을 찾으려고 하는 건 자연스럽다. 어린 하빈이에게 굉장한 트라우마가 됐을 거니까… (하 상상만 해도 슬픔)
물론 저 사건 이전에도 하빈이는 아버지에게 ‘의심을 사는 순간들’을 사소하게나마 경험했을 것 같다. 1, 2회에서 하빈이는 자신이 타인의 상황이나 마음, 기분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매우 효과적으로 하면서 상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데 굉장히 능숙한 인물임을 잘 보여줬다. 그건 하빈이의 뛰어난 재능이었을 것이고, 어쩌면 선천적인 것이었을 테다. 그 뛰어난 인지력과 상황 판단력, 종합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하빈이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과업을 남들보다 쉽게 해 왔겠지.
하지만 그걸로 상대할 수 없는 사람, 그게 안 먹히는 사람이 있었을 거다. 바로 하빈이의 아버지. 하빈이의 대응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하빈이의 동기나 의도를 ‘의심’하는 인물. 그 앞에서 어린 하빈이는 어려워했을 것이고, 많이 슬펐을 것이다. 아버지가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는 걸 느꼈을 테니까.
그리고 C를 통해 아버지와 하빈이의 갈등은 표면에 드러난다. 이것은 태수와 지수에게도 큰 상흔을 남겼지만 당연히 하빈이에게도 큰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이후 태수는 하빈이를 더 믿지 못하게 됐을 테니까. 하빈이는 아버지를 자신에게서 돌아서게 했던 C의 진범을 잡고 싶을 것이고, C의 진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을 것이다.
아마도 C가 벌어지던 순간에 하빈이는 무언가를 목격했겠지. 그때는 어려서 그게 뭔지 잘 몰랐겠지. 혹은 너무 폭력적인 순간이라 그게 뭔지 알아도 이에 대한 대응을 못했겠지. 하지만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나이가 들었을 거고,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깨달았겠지. 그러면서 한발한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하빈이를 지수는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하빈이가 C의 범인이라고 오해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지수가 자살하는 데 하나의 원인이 됐을지도 모르겠다…아 쓰다보니까 너무 슬프네ㅠㅠㅠㅠㅠㅠ

3. 하빈이는 위의 과정에서 송민아네 패거리(최영민을 포함한 가출팸 멤버들)가 A나 C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았을 것이고, 저 가출팸은 분명히 하빈이의 1학년 담임선생님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건 관련자’에 1학년 담임선생님이 왜 들어 있겠는가ㅋㅋㅋㅋㅋㅋㅋ 오직 저 사실만을 근거로 생각해서, 지금부터는 내맘대로 써보자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하빈이의 1학년 담임선생님은 가출팸 애들이 사는 것처럼 나왔던 ‘그 집’의 소유주이거나 ‘그 집’의 주인인 것처럼 2회에 나왔던 여인과 사실혼 상태이거나 혹은 그 여인을 성착취(-_-)하는 자이거나 하지 않을까 싶다.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인 것처럼 가장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엄청 추악한 인간이 아닐까.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가정에서 학대를 당하는 10대 여성들을 도와주는 것처럼 꼬셔내거나 가스라이팅해서 성매매 산업으로 들어오게끔 하는 뭐 그런…(아 쓰다보니 진짜가 아닌데도 화가 치밀어 오름)
탈학교 10대 여성들이 부모의 학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곳을 자신이 마련해주는 것처럼 해서 가출을 유도한 뒤, 그녀들을 성매매 조직으로 연계해 폭력의 피해자가 되게 하고, 빚을 지게 하고, 그래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고, 빠져나가려고 하거나 자신들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죽인 다음 대화산에 암매장하는…(아 화가 더 치밀어 오르네) 뭐 이런 조직이 있을 것이고 그 조직의 하부와 하빈이의 1학년 담임선생님이 연결되어 있을 것 같다.
하빈이는 자신이 찾던 '진실'과 담임선생님 간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것 아닐까. 그리고 송민아와 박지연을 통해 그걸 증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 둘을 쭉 미행하거나 염탐해온 것이지 않을까. 1회에서 하빈이는 송민아가 남의 휴대폰을 훔치는 장면을 목격했었는데, 그걸 한 두번 본 것도 아닐 것 같다. 계속 그 둘을 쫓으며 그 둘에게 말 붙일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 것 같고, 그런 하빈이를 지수도 오해하게 됐겠지.
하빈이에게는 아버지가 어린 자신을 믿어주지 않았다는 고통 위에, 엄마마저도 자신을 믿을 수 없어했다는 고통이 한겹 더 발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1, 2회의 하빈이는 얼마나 힘든 상태였을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쓰다보니까 너무 슬퍼서 더 쓰지를 못하겠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꾸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어제 공홈에서 '프로그램 소개' 메뉴에 올라온 글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기 때문이고, 거기에 한예리배우님과 노재원배우님의 코멘터리 영상까지 보고 나니 더더욱 마음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공홈에 올라온 글은 아래와 같은데,

마지막 문단의 첫 번째 문장, '우리는 종종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는다.'와 마지막 문장, '한 인간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동시에 또 가치로운 일인지'라는 구절이 가슴을 쿵 치는 느낌이었다. 타인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 동시에 그 누구도 나를 온전히 이해해줄 수 없으므로 나 역시 수많은 오해에 둘러싸여 살 수밖에 없겠지만, 타인과의 소통 불가능성을 이유로 내 주변에 벽을 둘러치고 숨어서만은 안 된다는 것. 이 두 가지는 아주 오랜 시간 나에게 중요한 테마였고,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러하기에,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다루고자 하는 얘기의 의미가 바로 저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게 나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었다.
한예리배우님과 노재원배우님의 코멘터리 영상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할 것이므로ㅠㅠ 더 쓰지 않겠지만ㅠㅠㅠㅠ 영상 중간에 한예리배우님이 울컥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는 말만 우선 써놓고ㅠㅠㅠㅠㅠㅠ 더불어 위의 얘기들이 너무 추악하며 슬픈 얘기들이므로 다 틀린 얘기기를 바라본다는 말도 같이 써놓는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빨리 3회 보고 싶네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3회 본방사수하고 넷플에서 한번 더 보고 4회 방송 전에 한번 더 봐야지...곧 만나자 하빈아//// 보고싶어요 장태수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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