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23 음악취향Y 콘서트 @살롱 바다비 (2)
2010. 2. 1. 18:24ㆍ흔드는 바람/즐기고
이어지는 후기.
김마스타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션은 오소영언니. 오보에를 연주한 이소림 씨와 함께 무대에 올라 소박하지만 따뜻한 무대를 꾸며 주었다. 1집의 기억상실과 바람을 먼저 이어 불러주었는데, 기억상실도 좋았지만 바람이 정말 너무 좋았고,'난 이렇게 배고프고 더러운데 쉴 곳이 필요해 어디로 가야 할까 도대체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딘거야'라는 가사의 기억상실과 '나쁠 건 없지 그래 더 나빠질 순 없어 이젠 털고 일어나 웃어보는 거야 그래보는 거야'라는 가사의 바람이 이어지니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덜 박힌 못도 듣고 싶었지만 1집 노래를 세 곡이나 듣고 싶어하는 건 욕심이고!
2집의 노래 중에선 끝없는 날들과 Soulmate가 이어졌다. 끝없는 날들은 어찌나 아름답던지 자꾸 눈물이 나오려 해서 곤란했다ㅋ Soulmate는 2집 수록곡 중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었는데 오보에를 연주하는 이소림 씨를 가리키며 최근에 결혼한 친구를 위해 만든 노래라고 소개해 주어 인상적이었다. 그런 설명을 듣고 들으니 더 따뜻한 느낌이 들었고. 친구를 위한 노래 선물이라니, 아름답잖아!
이어진 노래는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와 그만 그 말. 역시 하나음악의 후예(!)다운 선곡. 맑으나 밝지 않은, 조용한 바람처럼 마음의 수면을 파르르 건드리는 목소리, 섬세하고 '착한' 기타소리. 두 곡 다 감동. 눈물이 안날래야 안날수가 없잖아 이거ㅎ 자신은 좀 '느리고 어두운' 사람일 뿐, 어렵고 무서운 사람은 아니라는 멘트를 들을 땐 미소가 지어졌고 8년만에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너무 기쁘며 이 기쁨을 잊지 않겠다는, 그리고 새해에는 좀더 많은 공연을 하겠다는 멘트는 참 반가웠다. 2월 19일날 단독공연하시던데, 조윤석과 정순용이 게스트던데(둘뿐인데도 이렇게 화려한 느낌이!) 별일 없으면 필참해야겠다.
그날 소영언니의 마지막 곡, 그만 그 말 그만.
그리고 아폴로18. 말로 하려니 쓸 수가 없네. 워낙 '죽인다'는 말을 많이 듣고 가서 그런지 멍하니 보다 왔다. 아, 저사람이 정말 해파리소년의 그사람이란 말인가!!!! 믿을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왔다갔다. 이날 기타 상태가 좀 안좋아서 베이스와 드럼을 좀더 집중하며 봤는데 둘다 기막히더라. 괴물같은 팀. 더 뭐라 할 말이 없네. 궁금하면 공연을 보세요.
아폴로18의 오르비스. 헉.
마지막에 올라온 서전음. 서전음 공연 나름 엄청 오랜만이었다! 작년에 서전음을 왜그렇게 못봤지? 아무튼 서전음 공연은 볼 때마다 짜르르르하다. 어렸을 땐 보컬이 제일 중요했고 악기 연주 소리는 잘 듣지도 않았는데 이젠 때때로 보컬을 악기의 하나라고 여길 때도 있으니 참 많이 변했다. 더 많은 공연을 보고 음악을 들을수록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물론 그래도 정말 '독보적인 보컬'은 보컬을 제외한 모든 소리들을 압도할 만큼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우리 이승열씨같은 경우가 대표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은 선곡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모래성, 종소리, Wild Thing, Foxy Lady, 중독, 서로 다른, 거기에 섬까지!!!!!!! 종소리와 중독, 서로 다른은 들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었던 노래였지만 섬은 정말 불러줄 거라 기대 안했음에도 무지무지 듣고싶었는데 어찌 아시고! 열광적으로 이어진 앵콜 때는 중독 때부턴가 서로다른 때부턴가 계속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를 외치던 알 수 없는 남자분 때문인지 고양이의 고향노래를 하셨는데 뭐 역시 좋지, 더 할 나위 없지.
이날 서전음 세 분 말고 세컨기타 한 분이 더 있었다.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처음엔 여자분인가 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여자인 줄 아신다'라는 윤철님의 멘트로 오해 불식. 윤철님은 여전히 천사표 미소에 방긋방긋. F4라고 자신들을 칭하시던 윤철님 덕분에 많이 웃었다. 2월에 정욱님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소식을 전하셔서 안그래도 수줍어하는 정욱님이 더 쑥스러워하시는 듯했다. 이젠 진정 품절남밴드가 되시는구나 으하하하.
서전음 무대를 볼 때면, 그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석철님의 드럼과 정욱님의 베이스가 '서울전자음악단'의 무대에서만큼은 윤철님의 기타를 정점으로 똘똘 뭉친다는 느낌이 든다. 서로 튈려고 나서지 않고 상대를 받쳐주려고 하는 마음이 관객에게까지 전달되는 무대. 기타만큼 멋진 드럼과 베이스 덕분에 윤철님의 기타가 오히려 더 빛난다. 이거 참 훈훈하기 짝이 없단 말이지.
서전음 다음 카페(http://cafe.daum.net/eumacdan) 주인님께서 감사하게도 공연을 영상으로 찍어 올려주셨다. 여전히 그날처럼 짜르르르하군. 수고많으셨습니다 잘보겠슴미다!!! :)
모래성, 종소리, Wild Thing, Foxy Lady
중독
섬
'흔드는 바람 > 즐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521 그린플러그드페스티벌 - W & 웨일, 한충은, 혜원(윈터플레이), 오메가3 (0) | 2010.06.16 |
---|---|
100515 하니TV '착한 콘서트 두드림' 공개방송 <Coffee Sound>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축배') (0) | 2010.06.05 |
100515 하니TV '착한 콘서트 두드림' 공개방송 <Coffee Sound> - 이한철, 노리플라이 (0) | 2010.06.04 |
100123 음악취향Y 콘서트 @살롱 바다비 (1) (0) | 2010.01.31 |
100119-20 EBS 공감 <그 남자의 노래, 싱어송라이터 스왈로우> (0) | 2010.01.25 |
091212 허클베리핀 2009 Yellow Concert @상상마당 라이브홀 :) (0) | 2010.01.11 |
091129 스왈로우 Sunday Concert @카페 벨로주 (2) | 2009.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