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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드는 바람/듣고

[윤종신] 그대 없이는 못살아

 2010년 월간 윤종신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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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이후의 나에게 윤종신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언젠가 살짝 공들여-_- 생각해 봤다. 생각의 결론은, 길티 플레저 같은 존재라는 것. (혹시나 덧붙이는 길티 플레저의 의미 : guilty pleasure. 남에게 보여주긴 창피하지만 비밀리에 탐닉하는 무언가라고 한겨레 21에서 소개한 바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소비하는 모습에야 익숙해진지 오래이고 솔직히 나는 처음부터 윤종신의 예능 출연을 그다지 나쁘게 생각한 사람이 아니니까 걸릴 거 없다. 정말 문제가 되는 건 나이가 들수록 더 강하게 느끼게 되는 이 아저씨의 '너무나 아저씨스러운' 유머(라는 명목으로 내뱉는 말을 들을 때 느껴지는 불편함)인 거다. 몇년 전 '회' 사건 났을 때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달까. 결국 이 아저씨가 일을 치고야 말았구만!!!!!! 전력을 다해 사과해!!!!!!!!!! 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래서 확 버려버려! 하는 결심을 하기도 했으나 그게 쉽지 않은 거다. 이 아저씨 노래를 듣고 좋아하던 시간과 기억이 너무 길고 많아 마음에서 뚝 떨어지지가 않더라는 거지. 스물이 넘어 좋아했던 이들은 마음에서 지워내기가 쉬운데, 스물 이전에 좋아했던 사람들은 그게 잘 안 된다. 마지막까지의 연민이랄까 미련이랄까 나 혼자 붙어버린 정이랄까 하는 감정이 징그르르르 남아 있어서 말이다. 
 
 
어쨌든간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좋긴 한데, 여전히 '나 윤종신 좋아해'라고 대놓고 말하긴 쉽지 않다. 아, 나의 길티 플레저. 노회찬의 바그너 같은 존재가 나에겐 윤종신이구나.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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