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623, 이즈음에.

2006. 6. 23. 19:09흐르는 강/이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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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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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다양할 수 있는 개인의 성향과 입장과 취향을 전체라는 이름의 무언가로 포섭하는 것. 내가 속해있는 '집단'에 속해있는 개인들의 성격을 모두 동일한 것으로 여겨버리는 것. 농담이나 조크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에도 굳이 발끈해야 하는 '예민'함, 또는 굳이 발끈해야만 정치적으로 보다 더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

...그 '더 예민해야 함'과 그 '더 단순한 논리여야 함'이 하나로 결합하는 순간을 만날 때마다 갑갑해서 숨이 칵칵 막힌다.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논리가 필요하고, 그것을 개발해야 할 순간에 단순명료한 논리가 정답이 되는 상황이라니.


***
폭력에 대한 예민함이 정치적 올바름의 기준처럼 되어 버려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까지 '정말 예민해하는' 분위기(마치 누가 더 예민한지 겨루기라도 해야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혹은 자신이 노출된 폭력에 의해 상처받거나 분노하게 되었다면 더이상의 이야기는 필요 없이, 100% 존중받고 배려되고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 그 속에서는 생산적인 얘기들이 나오기가 너무 힘들지 않을까. 결국은 너도 나도 다 피해자가 되고, 그래서 약해지고, 무기력해지고.

가끔은 그 지극히 순수한 분노가, 그리고 너무 쉽게 꺼내지는 '나 상처받았어'라는 말이, 참 대책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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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려운 세상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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