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담배연기처럼
2013. 5. 8. 23:30ㆍ흔드는 바람/베끼고
신동엽 시전집 선물받은 기념으로 베껴보는, 신동엽 시인의 <담배연기처럼>. 이 시를 베낀 후, 아끼는 사람들과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는 꿈을 꿔 보고 싶다. 성천에 간 이상이 그라비아 원색 꿈을 꾸고 싶어했던 게, 이런 기분이었겠지.
신동엽
담배연기처럼
신동엽
들길에 떠가는 담배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다 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두레박질이여.
사랑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하늘은 너무 빨리
나를 손짓했네.
언제이던가
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
그대의 소매 속
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
아파 못다 한
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
가벼운 눈인사나,
보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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