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나팔꽃
2013. 4. 22. 12:37ㆍ흔드는 바람/베끼고
이 시를 처음 읽고 든 애틋함을,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우리 아버지도 시인의 아버지처럼 꽃으로, 꽃이 아닌 그 무엇으로라도, 다시 피어나시고 태어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pause.
내게는 이런 게, 詩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암전의 경험 때문에, 나는 시를 읽는 것 같다.
내게는 이런 게, 詩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암전의 경험 때문에, 나는 시를 읽는 것 같다.
나팔꽃
정호승
한쪽 시력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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