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서른 살
2013. 6. 16. 23:14ㆍ흔드는 바람/베끼고
마지막 두 행을 읽을 때마다 머리털이 쭈뼛 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악덕을 저지르며 살아갈까…그것이 악덕이라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면 어쩌나……악에 받친 삶을 추하게 이어가는 인간이 되지 않았으면. 미래의 내가.
서른 살
-진은영
어두운 복도 긑에서 괘종시계 치는 소리
1시와 2시 사이에도
11시와 2시 사이에도
똑같이 한 번만 울리는 것
그것은 뜻하지 않은 환기, 소득 없는 각성
몇 시와 몇 시의 중간 지대를 지나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단지 무언가의 절반만큼 네가 왔다는 것
돌아가든 나아가든 모든 것은 너의 결정에 달렸다는 듯
지금부터 저지른 악덕은
죽을 때까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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