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열오라버니의 故 신해철 추도문…

2015. 1. 13. 02:10💙/너의 이름

작년 11월 2일 인디애프터눈에서 승열오라버니가 신해철을 추도하며 읽으신, 추도문. 본인이 직접 쓰신 글. 영미문학관 최세희작가님께서 트위터에 전문을 올려주신 덕분에(원문은 "여기") 오래오래 두고두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최세희작가님께는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


세월호 이후로 계속 마음이 혼란스럽던 나는, 작년에 신해철의 죽음을 목도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 때 이 승열오라버니의 추도문을 반복해서 읽으며 마음을 달랬다. 늦었지만, 포스팅해둔다. 우리말 번역 역시 최세희작가님의 솜씨. 또다시 감사합니다, 승열오라버니, 그리고 최세희작가님.




I was a man sitting in my cottage here on my tiny island 

startled by sounds of mourning heard up the bayou that night, 

people were mourning the death of someone who meant a great deal to many. 

I remember him on his island when he was living. 

He built many bridges to the world from his island kingdom which was also a bastion, a fortress. 

I can tell he was loved by the countless footprints. 

I can tell of his enemies by the bruises on his walls.

Here's my belated tribute to him. 

My contemporary, a good neighbor. 

No one sings tribute before it's too late, 

that's what I always say, but better late than never.

Although I hardly knew him, something tells me that he would've appreciated this song very much.

신해철 wherever you are, you gave a good fight. 

This is 이승열 with 나 가네 for the late 신해철.



11. 2. 2014. TBS FM, IndieAfternoon opening, written and read by Yisungyol




나의 작디 작은 섬의 이곳, 내 오두막에 앉아있던 나는

그날 밤 후미에서 들려온 애도의 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사람들이, 수많은 이에게 큰 의미로 다가갔던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섬에서 살았던 시절을 나는 기억한다. 

그는 자신의 섬에서 세상까지 수많은 다리들을 놓았다. 그의 섬은 그에게 왕국이자, 보루였으며 요새였었다.

그 다리들에 찍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발자국들을 보며 그가 받았던 사랑을 나는 알겠다. 

그의 벽들에 난 상처에 미루어 그의 적들을 나는 짐작하겠다.

이제 나는 뒤늦게나마 그에게 헌사를 바친다. 

나와 동시대를 살았던, 훌륭한 한 이웃에게. 

우리는 언제나 소용없어진 후에야 헌사가를 부른다. 

난 늘 이렇게 말하지만, 뒤늦었다 해도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난 그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지만, 어쩐지 그가 이 노래를 들었다면 매우 고마워했을 것 같다. 

신해철. 지금 당신이 어디 있건, 당신은 훌륭히 싸웠다.

고 신해철에게 이승열의 이 노래, '나 가네'를 바친다.



2014년 11월 2일, TBS FM 인디애프터눈 오프닝, 이승열 쓰고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