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매거진] 아티스트 이승열, 5집 앨범 SYX로 컴백

2015. 7. 10. 19:19💙/너의 이름

회사가 지니와 발전적 협약이라도 맺은 걸까. 지난번 콘서트 때 포스터 공개도 지니를 통해 하더니 이번 앨범 발매 이벤트도 지니에서 한다. 덕분에 나는 승열오라버니 사진을 구경할 수 있어 좋다. 평소에 지니를 쓰고 있기도 하고…물론 뭐 지니가 엄청 만족스럽진 않으며 '컴백'이라는 말은 좀 오그르르르르르하지만-_- (뭐 언제는 오라버니가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라도 했나;;;;) 


그래도 이렇게 오라버니 SYX 앨범에 관한 스페셜 페이를 만들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그래서 신나는 마음으로 업어와 본다. 또 만나요 승열오라버니♥




트랙 소개에는 오타가 있어서ㅠㅠ 캡쳐 대신 줄글로 옮겨온다. (옮겨오다보니 뭔가 좀 투덜거림을 덧붙이고 싶어 나의 멘트는 이 색깔로 덧붙여 본다. 도저히 입을 다물 수가 없음ㅠㅠ)



01. asunder

동요 같은 피아노, 별 바다와 회오리를 오가는 신스팝, 속삭이다가 휘몰아치는 코러스. 멀리서 지글거리는 클럽비트. 급작스레 잦아드는 구성이 드라마틱한 첫 음악. 로맨틱하지만 러브송은 아니다. 시간 앞에서 사랑마저 변질되는 것에 대한 씁쓸한 회고가 담겨있다. 소중했던 의미가 무의미한 소음이 되는 무상함을 표현한 대목에 등장하는 'sound and fury'는 셰익스피어와 포크너에서 가져온 것이다.

→ 정확히는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에서 가져온 거고 포크너가 '소리와 분노'를 셰익스피어에서 가져온 거…라고 영미문학관에서 오라버니가 읽어주신 기억이 남. 어쨌든 '소리와 분노'에서 영감을 받으신 노래이기 때문에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소리와 분노'의 내용을 많이 떠올렸었다. 이미 유물이 되어버린 과거의 영광을 끌어안고 몰락하는 콤슨 가문…서글펐다.


02. a letter from

물기둥 같은 피아노, 포말처럼 흩어지는 드럼이 주도하는 발라드. 여울지는 노래엔 신실하고 절박한 기원이 담겨 있다. 4. 16 세월호 침몰사건의 희생자들을 아프게 기리며 역설적인 꿈을 담은 그의 시선이기도 하다. 

'발라드'라는 표현 별로ㅠㅠ 하지만 공연 때 신동훈의 드럼은 역시bb 신드럼 최고bbbbb 동훈군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좋아합니다 진짜요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런 노래를 오라버니가 불러주셔서ㅠㅠ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ㅠㅠㅠㅠㅠㅠㅠㅠ


03. amore italiano

어반 블루스 풍의 세련된 러브송. 반짝이는 드림팝 사운드와 건조하고 차분한 패턴의 일렉트릭 기타가 비오는 날, 잿빛으로 젖은 도화지를 연상케 한다.

→ 세련된 러브송이라니 게다가 잿빛으로 젖은 도화지라니 하아…왠지 예전 마이앤트메리 4집 때 보도자료 보는 기분이다?!?!?!?!?!?!?!?


04. ave

그의, 그다운 댄스 록. 물그림처럼 일렁이는 일렉트릭 기타가 운을 떼자마자 강력한 드럼비트와 일렉트릭 기타가 질주한다. 간간이 등장하는 중동 풍의 스트링은 지하클럽이나 스타디움에 어울리는 감상의 공간을 먼 이국으로 옮긴다. 진지한 가사가 거북스러워 일부러 장난을 쳤다는 가사는 필독.

→ ave 가사를 해석하려고 검색하다가 'ave 가사 왜이모양임?'하는 글들을 몇개 읽기도 했는데ㅋㅋ 나는 뭐랄까 반전, 평화, 이런 메시지가 연상됐었다. 아님 말죠 뭐.


05. come back

의뭉스레 늘어지는 블루지한 기타. 체념과 여흥이 반반씩 밴 이승열의 노래는 사뭇 타령조다. 서던 블루스의 색이 완연한 전반부가 중반부의 챈팅으로 넘어가면서 '이곳'의 유희가로 바뀌는 대목이 묘미다.

→ 가사만 봤을 때 가장 쎈 노래. 노래 분위기 자체는 전혀 다르지만, 노래에 담긴 의미랄까 메시지랄까(하 이런 건 오라버니가 싫어하시는 표현일 것 같은데;) 같은 건 V 앨범의 미노토어가 연상된다. 추잡한 인생은, 잘도, 간다, 를 영어로 표현하면 저런 느낌이 아닐까 싶은. 여튼간 이 노래의 가사를 바꾸지 않고 앨범에 그대로 싣는다는 것이야말로 오라버니가 회사의 압박으로부터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계신다는 반증?


06. feel your body move

앨범 발표 전 공연서부터 이미 사랑을 받아온 '유희가'. 퍼즈 톤의 기타 위에서 고운(?) 팔세토 보컬과 귀기 서린 전자음이 빙글빙글 돈다. 노이즈와 고딕풍의 분위기가 이토록 사랑스러운 축제의 서가 될 수도 있다.

→ 유희가라니ㅋㅋㅋ 이런 표현 생각도 못했ㄷㄷㄷㄷ 사랑스러운 축제의 서라는 말은 좀 '믱?' 스럽지만 오라버니 노래들 중 가장 페스티벌에 잘 어울릴 노래라는 점에서는 어쨌든 '축제'라는 단어의 사용에 동의함.


07. love for sale

어둠, 혼탁, 혼미 속에서 저 나름의 빛을 가진 소리들이 펼치는 향연. [SYX]의 주된 정서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에 가장 부합하는 음악일 것이다. 일렉트로니카와 노이즈가 빚어내는 어둡고 황홀한 멀미 역시 그에 가장 부합하는 여운일지도.

→ 이 노래 벨로주에서 처음 듣고ㅠㅠ 막울었ㅠㅠㅠㅠㅠ 아 뭐랄까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노래다. 제목도 love for sale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노래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이, 죽고 싶은데 죽지 말라고 힘들어도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오라버니가 '매맞는 여자에 대한 얘기'라고 얘기해 줘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08. to build a fire

알래스카 설원에서 생과 사의 경계를 포착한 잭 런던의 동명의 단편소설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그래서 바다에서 시작해 눈 속에서 맺는 로드 무비 음악처럼 느껴진다. 눈보라 같은 엠비언트 사운드, 그 위에 타오르는 한 점 불꽃 같은 기타, 읊조림과 울부짖음을 오가는 노래까지. 단촐한 악기 편성으로 빚어내는 광활한 미니멀리즘.

→ 정말이지 영미문학관은 나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이었지만 오라버니에게도 많은 것을 남겼다. V에서의 이방인, SYX에서의 소리와 분노 그리고 불을 지피다. 모두 오라버니와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었다. 이 노래의 가사는 2009년에 유앤미블루 공연을 할 때 too many times에서 계속 들은 가사라 귀에 익었었는데, 이런 노래가 만들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지!


09. 노래1

마지막을 장식하는 엠비언트 팝 발라드. 반생을 함께 한 음악 앞에서의 다짐이기도 하다.

→ 따지고 보면 내가 유앤미블루를 제대로 좋아하게 된 건 1996년이고 지금은 2015년이니까…나의 '반생 이상'을 이승열의 음악과 함께 한 셈이다. 2004년 이후로는 이승열의 음악 덕분에 살고 있는 셈이고. 내가 이 생을 놓아버리지 않도록 가장 나를 강하게 붙들어 주는 게 이승열과 이승열의 음악이라면-누군가는 과하다고 하겠지만 분명히 진실이다. 남은 생도, 부디, 이승열과, 이승열의 음악과 함께였으면. 숨이 사라져 갈 때, 오라버니의 음악과 함께였으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