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5. 21:41ㆍ🌜/푸른 달, 멍든 마음
음악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이트 기어라운지에 실린 준석님 인터뷰. 뭔말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인터뷰인데 그래도 준석님 작업실이 이렇게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마음에 들고ㅠㅠ 여기서 준석님 좋은 공기로 호흡하시면서 건강하게 음악 쭉 하시기를 바랄 뿐이다ㅠㅠㅠㅠ 원문은 "여기".
‘신과 함께’의 음악 감독, 방준석을 만나다
벚꽃이 만개한 4월의 어느 날 오후, 기어라운지는 ‘신과 함께’의 음악 감독인 방준석 감독을 만나러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했습니다. 자동차로 3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서울 외곽의 어느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스튜디오. 같은 수도권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의 신선한 공기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영화 음악들이 탄생한 것일까요. 산, 호수, 만개한 벚꽃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을 때, 방준석 감독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소리 내어 울며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유기묘였던 두 녀석을 키우기 시작해, 큰 아이는 벌써 22살이 되었다고 합니다. 2층까지 시원하게 뚫려있는 높은 층고가 눈에 띄는 작업실은, 설계 단계부터 20인조 스트링까지도 녹음을 할 수 있도록 고려한 구조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스트링이나 작은 오케스트라를 녹음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영화 음악 하는 분들은 대부분 체코에서 녹음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스튜디오를 새로 지을 때부터 여기에서도 오케스트라를 녹음할 수 있도록 건물 전체를 녹음 홀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녹음된 소스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함께 해온 파트너인 박병준 감독과 함께 사운드를 만들어 나가는데, 처음에 이 공간에서 녹음을 할 때는 본인도, 박병준 감독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여러 번 녹음을 하다 보니 이제는 체코까지 가지 않아도 좋은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방준석 감독과 함께 스튜디오 공간에 대한 이야기, 음악에 대한 이야기, 장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음악과 삶에 대한 철학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로 영화 음악을 통해서 여러분과 만나고 있고, ‘방백’이라는 프로젝트 팀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방준석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작업하고 계신 작품은 무엇인가요?
영화 작업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7월에 개봉할 이준익 감독님의 ‘변산’이라는 영화와, 8월쯤 개봉할 ‘신과 함께 2’가 있습니다.
밴드 프로듀싱도 하고 있는데, 현재 작업 중인 팀은 ‘향니’라는 CJ아지트 출신의 팀입니다. 제가 1집을 프로듀싱했었습니다. 그 팀에 이지향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영화 음악도 배우고 싶다고 해서 같이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향니’라는 밴드는 락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틀을 깬 음악을 하고 있어요. 저는 사실 실용음악을 틀에 맞춰 규정화시키는 것에 반감이 있는 편인데요, 보다 보면 실용음악을 전공하거나 관련 계통에 있던 사람은 어느 정도 틀에 갇혀 있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프로듀싱을 하기 위해서는 이 틀을 깨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스스로 그 틀을 깨고 나오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내가 갇히는구나를 느끼는 순간 깨닫고 그 틀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향니’도 이런 케이스인데요, 사실 저는 이 친구가 모든 것을 다 갖췄다고 생각해요. 이론적으로도, 테크닉적으로도, 다양한 음악의 장르적으로도 음악의 영역의 끝에서 끝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실력을 갖췄어요. 음악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보니, 더욱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큰 팀인 것 같아요.
틀 이야기를 하셨는데, 인디 밴드나 개인 아티스트와 작업할 때는 그런 틀을 깨는 작업을 많이 할 수 있겠지만, 주로 하시는 영화 음악의 경우에는 제작사나 감독으로부터의 제약도 많지 않나요?
맞습니다. 그래서 영화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한동안 영화 음악을 쉬었었어요. 클라이언트의 주문이 정해져 있고, 관여하는 사람도 많죠. 그리고 그것과 싸우게 되는 것이 바로 ‘나’라는 자아입니다. ‘내 음악’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막연하게 ‘내 음악’을 지켜내야 한다는 자아가 저런 상황과 부딪히게 되죠. 그 둘의 충돌이 가장 심해졌던 시기에는 영화 음악을 쉴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음악과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나’를 내려놓고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된 것이죠. 그 후에 ‘방백’도, 영화도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고 나서는 음악도 달라졌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어요. 오히려 예전보다 더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클라이언트는 거부감 없이 ‘익숙함’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익숙함이라는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소리나 전반에 걸친 이야기인데요, 예를 들어 얘기하자면, 요즘 샘플은 엄청 리얼해졌죠. 하지만 저는 녹음을 해요. 뭔가 다르거든요. 실제 녹음에는 사람의 마음, 의도,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한 명이든, 두 명이든, 백 명의 오케스트라이든, 한순간에 모이는 에너지의 공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샘플이나 전자 음악은 그런 것들이 배제되어 있죠.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공기의 진동을 통해서 현실에서 온몸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이잖아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본 재료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좋은 재료를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요리를 하는 것이 제 일이고요. 그 기저에는 사람들이 좋은 재료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죠. 그런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밴드를 할 때와 영화 음악을 할 때를 비교하자면, 영화의 경우에는 영화 감독이 어느 정도 정해 놓는 부분도 있을 텐데요, 이런 제약은 없나요?
예전에는 제약으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제약으로 느끼지 않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것은 경험의 부족, 또는 어떤 부분의 결핍이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고집은 결과물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죠.
상업 영화라는 특수성 안에서는 어떠한 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작업하는 감독님들도 동의한 내용인데, 영화든, 음악이든,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작업하는 하나의 작품은, 사람들의 기운이 모여 굴러가기 시작하는 순간,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인정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에 따라서 결과물에 큰 차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의견 충돌이라기보다는, 시각의 차이에 따라 감독님과 상의를 하는 경우는 간혹 있습니다. 당연히 감독은 영화라는 배의 선장이지만, 제가 할 일은 어떻게 하면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감독님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해야 올바른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감독님을 설득해야 하죠. 이렇게 감독님과 제가 충분히 상의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작업했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경우, 제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독님께 계속 물어보고, 제 생각을 얘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장면들이 영화의 흐름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의도를 갖고 넣은 장면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죠.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되는 순간, 이 모든 숙제가 풀리고 훨씬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음악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음악 작업은 항상 모든 촬영이 끝나고 개봉일까지 잡힌 이후에 급박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나요?
일반적으로는 처음부터 합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영화는 수많은 장면 전환에 맞춰 음악이 변해야 하기 때문에, 1초 단위로 스코어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편집본이 나와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 어차피 작업 시간은 빠듯하죠. 아쉽지만 영화 제작 환경이 그렇습니다.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불평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요.
아까 재료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음악을 만들 때는 연주자, 악기, 플러그인까지도 모두 재료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입니다.
한번은 재미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Hi-fi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서 같은 곡을 CD와 LP로 비교해 들어보았습니다. 당연히 CD가 더 깨끗하고, 활짝 열린 공간감도 느낄 수 있었죠. 그런데 CD에서 LP로 바꾸니 귀가 아닌 몸이 듣고 세포 하나하나가 이완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CD를 들었을 때, 세포들이 긴장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경험을 하면서,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음악을 ‘소리’라는 큰 영역에서 보면, 그것이 아날로그와 어쿠스틱 녹음이든, 디지털과 샘플이든, 거기에 더해진 체인 하나하나까지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실제 악기와 연주자는 물론, 프로그램이나 플러그인까지도 중요한 ‘재료’이자 ‘도구’인 것이죠.
다양한 프로세싱 도구의 발전으로 작업이 훨씬 쉬워지고, 더욱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 수도 있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직접 경험하고 사용하고 계신가요?
굳이 제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느끼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술 개발의 저변에 있는 철학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와 기술에 대한 철학이 바탕이 되어 있으면 좋은 사운드와 기술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Buchla나 Moog 같은 경우엔 저는 기술자가 아닌 철학자라고 생각해요. 깊은 철학이 없으면 한 분야에서 그렇게 끝까지 갈 수 없죠. 철학이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는 가벼운 기술은 곧 사라져버리더라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워크플로우에서도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더 편하게 머릿속에 들어있는 아이디어를 사운드로 구현해내도록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한 제품과 아닌 제품은 쉽게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기술은 장비를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에 집중하는 분위기인데요, 예를 들어 UAD 플러그인을 보면, 클래식 빈티지 장비를 모델링한 플러그인이 대부분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UAD에는 대부분 명기라고 인정받는 아웃보드를 위주로 플러그인으로 만든 것이 많지요. 테이프 시절부터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작업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제는 정말로 훌륭한 플러그인이 나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비교를 많이 해봤어요. 아날로그 장비는 어느 하나 똑같은 사운드를 내는 장비가 없다는 것을 다들 아실 거예요. 하지만 여러 유닛을 만져보면 ‘이 모델은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정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UAD 플러그인은 이런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서 모델링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의 이야기와도 맞닿는 부분인데, 이렇게 제대로된 플러그인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아웃보드를 사용해온 프로 엔지니어들이 이제 UAD 플러그인을 쓴다는 것을 보면 그 품질은 이미 증명이 되었다는 것이죠.
UA는 실제로 철학이 확고하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이 흘러도 계속 사람들이 찾는 명기를 위주로 복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만 하더라도, 어떻게 1073을 몇 대씩 제 돈 주고 사서 쓸 수 있겠어요(웃음). 그런데 UAD 플러그인으로 원 없이 쓸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그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계속 쓸 수 있을까요? UA는 1073 하드웨어를 단순히 따라 한 것이 아니라, 그 성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재건한 것이기 때문에 그 진정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품질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도 이것을 쓰면서 ‘이래서 1073이 좋은 장비였구나’라는 것을 느끼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인 이유에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지요. (웃음)
그렇죠, 하드웨어는 한 대도 버겁지만, 소프트웨어로는 채널마다 걸고 작업할 수도 있으니까요. 예전 작업 환경과 지금을 비교하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워크플로우가 굉장히 짧아졌잖아요? 패치 와이어링도 필요없고, 라우팅도 소프트웨어로 간단히 할 수 있고요. 이렇게 작업이 쉽고 빨라진 워크플로우를 통해서 자신을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뮤지션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질문을 드리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일단 걸어놓고 시작하는 Go-to 플러그인이 있나요?
가장 익숙한 플러그인들이 되겠죠. 1073 EQ, 1176, LA-2A 등 컴프레서 등을 자주 씁니다. 새로 나온 플러그인도 한 번씩 써보면서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보기는 하는데, 결국 자주 쓰는 것들은 그동안 많이 써오던 것 위주입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장비들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1176, LA-2A와 같은 것들은 50년이 흐른 지금도 계속 사랑받고 있잖아요. 쓰다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UAD 하드웨어는 어떤 것을 쓰고 계세요?
저는 PC와 Mac을 둘 다 쓰는데, PC는 UAD PCIe 카드를 쓰고 있고, Mac은 Apollo Twin을 쓰고 있습니다.
Apollo로 녹음도 하시나요?
물론이죠. 밖에 나가서 녹음할 때는 항상 Apollo Twin으로 녹음을 합니다. ‘방백’ 녹음도 어느 정도는 Apollo Twin으로 했어요. 그리고 Unison 프리앰프도 매우 훌륭해서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하이엔드 장비는 아니지만, 훌륭합니다. 솔직히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디지털 시대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니까요. 최근 10년간, 그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기술들이 나타났는데, 10년 후엔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요.
사실 저는 UAD를 초창기부터 써왔는데 그때와 지금만 비교해도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UA의 철학이 충분히 반영되어 현재 기술력과 환경에서는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과 함께’를 작업할 때에도 믹싱 단계에서 UAD를 사용하셨나요?
믹싱은 박병준 엔지니어가 했는데, 전적으로 UAD에 의지했죠.(웃음) 저도 서밍도 해보고 사운드를 위해서 해볼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해봤다고 생각해요. 상황만 허락된다면 테이프를 거치거나 서밍을 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하고 싶은데, 실질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최고를 뽑을 수 있는 방식을 찾다 보면, 결국 UAD 플러그인을 택하게 되더라고요.
소리를 만들 때는 조금 달라서, 가능한 하드웨어나 실제 악기를 쓰려고 합니다. 신스의 경우에도 상황만 된다면 전 moog를 항상 씁니다. 샘플이나 소프트웨어 신스로는 절대로 만들지 못하는 소리이니까요. 특히 영화 사운드는 사운드 메이킹, 믹싱, 마스터링 단계에서 일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해야 합니다. 듣는 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죠. 우리가 듣는 음악은 투트랙에, 다이내믹 레인지도 꽉 차서 더이상 갈 곳도 없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영화는 그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다양한 여지를 남겨둘 수 있습니다.
그래도 믹싱 단계에서는 UAD 플러그인이 항상 최선의 선택이 되더라고요.
밴드 작업을 할 때는 어떤가요?
마찬가지예요. 믹싱할 때는 UAD를 빼고 논할 수가 없어요. 너무 독보적이 되어버려서 다른 것을 쓰고 싶어도 쓰기가 힘들어요. SoundToys처럼 아주 특색이 짙은 플러그인의 경우에는 가끔 쓰지만, 보통은 UAD를 벗어날 수가 없네요.(웃음)
여러 브랜드에서 만든 같은 장비 복각 플러그인을 비교해보면 UAD에 어떤 강점이 있나요?
우선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통합하고, 하나의 플랫폼으로 중심을 잡았다는 점이 강점인 것 같아요. 그런 밑바탕에는 브랜드와 기술에 대한 철학이 깔려 있겠죠.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지, 어떤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저의 입장에서 사용하다 보면 철학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저는 Waves 플러그인도 많이 썼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UA와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철학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아까 좋은 재료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좋은 재료는 맛은 잘 몰라도 몸이 알잖아요. 그리고 경험해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것을 찾게 됩니다. 그런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Logic과 Cubase를 사용하고 계신데, 어떤 차이점 때문에 두 가지를 사용하는지요?
Cubase는 가장 익숙한 DAW라서, 그리고 오디오 에디팅이 편해서 쓰고 있습니다. Logic은 Mac Book을 가지고 다니다 보니, Mac OS에 가장 잘 맞는 DAW라서 사용합니다. Logic도 아주 초창기부터 많이 썼는데, Apple로 넘어가면서부터 조금씩 철학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으니까 계속 사용 중입니다. 그리고, 박병준 감독이 항상 하는 말인데, 소리는 Logic이 제일 좋대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방백’은 언제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요?
‘방백’은 주로 저와 백현진씨가 활동하고 있지만, 다양한 멤버들이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어요. 서영도, 손성제, 신석철, 윤석철, 림지훈 등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두 타성만 버리고 들어오면 재미있는 것이 탄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소규모 공연도 하고 있습니다. 매달 공연 멤버는 다른데, 이번 달에는 7~8명이 함께 할 예정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방백’은 다시 나올 겁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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