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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

켄 로런스 지음, 이승열 번역, <존 레논의 말> 출간 :)

올해도 첫 포스팅은 승열오라버니로 하고 싶었고, 오라버니는 그런 나를 위해(서는 절대 아니지만ㅋㅋㅋㅋㅋㅋ) 새해맞이 선물을 내려주셨다. 바로 오라버니의 첫 번역서, <존 레논의 말>.


'이승열 옮김'이 흰 글씨로 쓰여 있는 앞표지,

승열오라버니의 '옮긴이의 말' 중 일부가 실려 있는 뒷표지,

'옮긴이 이승열'에 대한 소개글이 실려 있는 책 앞날개,

그리고 인터넷서점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책 웹자보 +_+


출간을 기념해서 오라버니가 진행하시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승열과케일린의영어로읽는문학'의 '그 책 간봐드립니다' 에피소드로도 올라가 있다. 1편부터 5편까지의 에피소드가 올라가 있고 책의 서문을 써주신 성문영번역가및음악평론가님이 나와주신다. 성문영님은 지난번 콜미바이유어네임 때도 출연해주셨던 분. 오디오클립 링크는 "여기".



사실 나야 이승열씨가 춤을 추시든 연기를 하시든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시든 심지어 요리를 하시겠다고 해도(음 좀 많이 갔나;) 저는 뭐든지 좋아요 괜찮아요 할 사람이라 당연히 이 책의 출간이 기쁘고 감사하다. 그리고 좀 웃기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오라버니를 오래 따라다녀와서 그런지, 많이 감동적이기도 하다. 오라버니가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신 게 아니라, 영어를 우리말로 옮기셨다는 게, 사실 처음에는 많이 놀라웠고 와 진짜 승열오라버니 대단하신 분이다ㅠㅠ 싶었다.


많이들 아는 것처럼 오라버니는 중학생 때 이민을 가신 분. 어린이의 언어가 어른의 언어에 가까워지는 시기에, 우리말을 놓칠 수 밖에 없으셨던 분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나 중학교 저학년 때 1, 2년 정도만 외국에서 살다 와도 우리말이 확 떨어진다. 표현이 부정확해지고, 어색해지고,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생각보다 많이 잃는다. (이것은 직접적인 경험이라기보다는 간접적인 경험이다. 오라버니를 관찰한 결과는 절대 아니다.) 싱어송라이터이고 작사도 직접 하시는 오라버니께는 '한국어를 벼리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을 수밖에 없다. 


여러 인터뷰에서 오라버니가 한국어 가사와 영어 가사에 대해 말씀하셨었는데, 우리말을 쓰는 것에 대한 어려움 혹은 부담감…같은 감정이 짙게 느껴져서 묘한 기분이 들었던 때가 많았다. 이승열에게 가장 편한 언어는 당연히 영어, 따라서 편안한 표현이나 사고 역시 영어식 표현과 영어식 사고겠구나 싶었다. 내 생각이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오빠의 생각은 영어로 구성되어 있을 거고, 그러니 내게 '우리말'이 한국어를 의미하는 것과 달리 오빠의 '우리말'은 영어일 거라고 생각했다. 한국어의 갑피만을 입은 사람의 생각과 영어의 갑피를 입고 있으나 한국어에 대한 갈증 혹은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의 생각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 안그래도 '저 먼 세상의 분' 같을 때가 많은 오라버니가 '더더 먼 세상의 분'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아무리 오라버니의 음악을 듣고 그 음악에 감동을 받는다 해도, 오라버니가 한국어 가사를 통해 표현하시고자 했던 정서나 느낌이나 메시지는 내가 이해한 것과 거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게 힘들기도 했고. (하지만 그래봤자 나는 유앤미블루 시절부터 오라버니의 한국어 가사를 좋아했기 때문에ㅋㅋㅋㅋㅋㅋㅋ 오라버니가 아무리 '아 내 한국어 가사 별로임'이라고 하셔도 '읭 나는 옛날부터 좋았는데…' 할 수밖에 없긴 하다;; 이 블로그 이름이 괜히 그대 영혼에가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거지같은 인생은 없을까라는 가사를 24년 전(헉)부터 좋아했고 여전히 좋아하고 있는 거시다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그런 오라버니께서!!!!! 원서를 우리말로 번역하시다니!!!!!!!! 게다가 내가 아는 그 이승열씨라면 분명히 고독한 작업을 묵묵히 해내셨을텐데………라고 생각하니, 아 진짜 이분은 물처럼 계속 흘러가시는구나, 당신이 부르시는 노래처럼 막혀 있지 않고 고여 있지 않으시구나, 늘 무언가를 꾸준히 계속 해나가시는구나, 싶어 안그래도 존경하는 오라버니를 더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ㅠㅠ 누가 나한테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요?'같은 것 좀 물어봐줬으면 좋겠네. 그러면 0.1초도 쉬지 않고 '이승열이요!!!!'라고 할텐데. 이렇게 존경하는 이승열씨의 번역서를 잠깐 좀 보자면!!!!



제목보다 내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건 당연히 '이승열 옮김'ㅋ

오라버니에 대한 첫 설명이 '뮤지션'이라서 좋았다.

주황색과 녹색으로 페이지의 글자들이 쓰여 있다. 녹색의 '이승열 옮김'.

오라버니가 쓰신 '옮긴이의 말'이야말로 멋지다ㅠㅠ '난 그러고 있으니까.'라는 문장은 특히 멋지다ㅠㅠㅠㅠㅠㅠ

이 페이지의 마지막 문장이 공감됐다.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내 가수의 음악을 들을 때, 그 '마법' 같은 기분.

이 마음도 너무 알겠는 것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섬유센터 공연에서 불러주셨던 War is over가 생각났었다. 그 때가 십년 전 ;)





이왕 나온 거(읭;) 잘됐으면 좋겠다하하하. 처음에는 '와 이승열작가님이 되셨잖아!!'라고 생각해서 기뻐했었는데 곧 생각이 바뀌었다. 오라버니는 계속 가사를 써 오셨고, 가사는 시고, 오라버니의 가사는 (다시 강조하지만) 워낙 문학적이었고 아름다웠었고, 그러니 당연히 오라버니는 원래 작가셨다고 하는 게 정확한 것 같다. 이제는 번역이라는 작업이 오라버니의 공식적인 바이오그래피에 한 줄 더 올라가게 된 거겠지.


요새드림요새 앨범 이후로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오라버니의 작업물이 태어나서 참 기쁘다. 왕창 들여놓고 사람들 만날 때마다 한권씩 선물해야지. 하 이럴 때면 내가 사회성 없는 인간이라는 게 슬프다. 사람 많이 만나는 사람이라면 오빠 책을 더 많이 선물할 수 있을텐데ㅠㅠㅠㅠ 직장에도 여러 권 갖다놔야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빠가 번역하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만약 우리말을 영어로 번역하신 거였다면 나는 제대로 읽을 수 없었을테니까ㅠㅠㅠㅠㅠ 언젠가 '이승열의 말' 같은 책도 읽을 수 있게 된다면 감격스러워서 눈물을 펑펑 흘릴 것 같지만 이것 역시 많이 간 것 같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제하는 걸로. 책 출간해주신 아르테출판사 감사드리고. 출간 소식을 오빠의 다음 카페에 올려주신 출판사의 ㅇㅈㅎ님 더불어 감사드림. 인터넷서점 링크는 아래에 :D



1. 알라딘

2. 예스24

3. 교보문고

4. 인터파크


+ 아르테출판사에서 올린 출판 예고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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