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24, 이즈음에.

2024. 6. 24. 22:31흐르는 강/이즈음에

마지막 근황글을 쓴 게 언젠지 모르겠다. 까마득하다. (지금 막 다시 찾아봤더니 2월이다.)

 

현생에 치이느라 바빠서 틈이 별로 없었다. 지난주까지 쭉 그랬다. 3월부터 6월까지니 자그마치 4개월 동안이다. 어쩌면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 하나 할 틈이 없나...하고 생각하며 지난주까지 쭉 살다가 토요일 밤에 문득 깨달았다. 채상병 청문회 영상을 찾아본답시고 자그마치 네 시간 동안 유튜브를 계속 보고 있었다는 걸(-_-). 이럴 시간에 책을 한자락이라도 더 읽거나 포스팅을 하나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그래도 원래 스스로를 좀 한심하게 여기는 편인데 토요일 밤 잠들기 전에는 진짜 너무너무너무 한심하였다😟😟😟

 

너무 길게 쓸 필요 없이, 짧게 자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기지 않는 기록은 사라질 뿐이다. 물론 '내게 꼭 남겨야 하는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 '...글쎄 그다지...'라는 답으로 빨려들어가지만, 그 질문의 기능이 행동력이나 의욕을 꺾는 것이라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회의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기 전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인 듯하다(뭔가 굉장히 이상한 문장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정한 경험이 나에게 어떠한 정도의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에 대해 정리하는 게 필요하고, 내게 가장 유효한 정리의 방법은 포스팅이다. 정리를 하기 전에 의미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결국은 써봐야 하고, 그러면서 찾아야 한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는데 게으르고 태만해서 모든 것을 '언젠가...'라 중얼거리며 미루는 게 문제다, 아주 큰 문제.

 

올해가 2024년이라, 매달 24일마다 근황글을 써봐야겠다는 다짐도 1월에는 했었는데. 승열오라버니 OST도 최근 심심찮게 나왔었는데. 에히구 진짜.

 

쓸수록 한심함만 더하니까😥 그만하고ㅠㅠ 아주 최근의 근황 몇가지를 적어놓는다.

 

 

 


 

 

1.

오늘(!!!) 오랜만에 포스팅을 해보려고 하다가, 새마음으로 해보자는 의욕이 앞서 스킨을 바꿔버렸다(...) 그리고 화면이 와르르 깨져서ㅠㅠㅠㅠ 한동안 이걸 고치고 저걸 고치고 이걸 다시 바꿔보고 저걸 다시 바꿔보는 등등 온갖 삽질을 했다. 하 나새끼 대체 왜그랬던 거지......변명하자면(누구에게? 왜??) 지난번 스킨을 내가 스킨목록에 당연히 저장해둔 줄 알았다. 뭔가 잘못되더라도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지,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릴 줄 몰랐다. 하아ㅠㅠㅠㅠㅠㅠ

 

뭐 여튼 바꾸는 김에 커버화면도 정말 오랜만에 바꿨다. 커버화면 제일 위에는 승열오빠가, 가장 아래는 김연수소설가님이 계신다(ㅋㅋㅋㅋㅋㅋ). 이건 마음에 든다. 문제는 스킨을 바꾸면서 기존 글들이 와르르 깨졌다는 건데...이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른 건 뭐 어쩔 수 없더라도 승열오라버니 관련글들은 깨지면 곤란하니까, 한두개씩 계속 보면서 고치는 수밖에 없다 하아...과거의 나 반성해라 진짜......

 

 

2.

문학동네 북클럽 멤버십을 선물받았다ㅠㅠ 늘 관심은 있었지만 '현생에 치이는 주제에 북클럽은 무슨...'이라며 주제를 알고 포기했었다. 선물해준 친구에게 그저 고마운 마음이다.

 

 

2024년 젊은작가상과 시집 한 권을 받았고, 문학동네에서 출판된 책 두 권을 고를 수 있다기에 박민정작가님의 '백년해로외전'김기태작가님의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골랐다. 박민정작가님에게 늘 관심만 있었을 뿐 책은 읽어본 적이 없다. 이번 기회로! 제대로!! 읽어보자!!! 고 의욕만 충천하다. 김기태작가님의 책은 워낙 좋다는 얘기가 많아서 '그렇다면 안 읽어볼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골랐다. 지금 반 정도 읽었는데 역시, 다들 좋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걸 또다시 깨닫는다. 

 

 

어릴 때는 남들이 다 좋다는 책, 좋다는 영화, 좋다는 음악을 접할 때 '뭐 얼마나 좋은지 어디 한번 보자'는 마음으로 눈을 가늘게 떴었다. 남들은 좋다는데 나한테 별로면 뭔가 으쓱했다. 남들과는 뭔가 다른 취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인양 굴었다. 정말이지 건방지기 짝이 없었다-_-

 

그런 태도가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가장 안좋다는 걸 아주 오오오오오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알았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건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나한테 좋지 않았다면 내가 좋음을 좋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이 좋음을 과연 잘 알아볼 수 있을까?'라는 걱정 반, '내 좋음과 다른 이들의 좋음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궁금증 반으로 무언가를 만나는 때가 많다. 걱정이나 궁금증 없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만나기도 한다. 그런 게 예전의 건방진 태도보다 훨씬 괜찮다.

 

북클럽문학동네 자선시집에서는 이 시 둘이 좋았다. 정영효라는 시인과 한여진이라는 시인이다. 처음 만난 시고, 처음 만난 시인들이다. 이렇게 새로운 작가를, 새로운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3.

트리플S의 Girls Never Die를 즐겨 듣고 있다. XSFM의 엠플리파이드 팟캐스트에서 트리플S를 소개해주며 김영대평론가가 '24명이 수트를 입고 함께 군무를 하는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한번 보실 만하다'라고 말하는 걸 듣고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노래가 좋았다. 끝까지 가볼래 포기는 안할래 난/ 쓰러져도 일어나/ We Go, We High, Go Now/ Girls never Die, 절대 Never Cry라니 뭔가 뭉클해가지고ㅠㅠ 그때 이후로 자주 듣고 있다. 트리플S를 덕질할 정도는 아니고 Girls Never Die라는 노래를 좋아하는 정도인 거지만, 그래도 트리플S의 멤버가 24명이라는 것,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이달의소녀를 기획했던 크리에이터가 새롭게 기획한 걸그룹이라는 것 정도는 안다. 그리고 이 노래는 꽤 많이 들었는데도 여전히 질리지 않고 있으니 링크를 걸어둬본다.

 

 

트리플S - Girls Neve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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